靑 떠나는 조국의 셀프칭찬 "법따라 직진했다"

이민석 기자
입력 2019.07.27 01:45

靑수석 3인 '자화자찬 퇴임사'

노영민 대통령 비서실장이 주재한 26일 청와대 수석 교체 인사 발표는 '이벤트'처럼 진행됐다. 노 실장은 조국 전 민정수석 등의 '업무 성과'를 평가했고, 교체된 3인(人)은 한 사람씩 마이크를 잡고 소감을 밝혔다. 노 실장과 전임 수석들은 카메라 앞에서 악수를 나누고 포옹하기도 했다.

조국 전 청와대 민정수석이 26일 청와대 춘추관에서 청와대 수석 교체 인사가 발표된 뒤 노영민 비서실장과 포옹하고 있다. /연합뉴스
노 실장은 조 전 민정수석에 대해 "많은 일을 주도했다"고, 정태호·이용선 전 수석에 대해선 "공이 크다" "사회 갈등을 대부분 해결했다"고 했다. 차기 법무장관이 유력한 조 전 수석은 정치 입문설이 나오고 있으며 정·이 전 수석은 내년 총선에 지역구 출마가 예정돼 있다. 야당에선 "선거를 염두에 둔 요란한 '퇴임 행사'"란 비판이 제기됐다. 여당에서도 "전에도 수석들이 떠나면서 한마디씩 했지만 오늘 '자화자찬'하는 모습은 안보·경제 상황이 엄중한 지금 분위기와 안 맞는 것 같다"는 이야기가 나왔다.

'자화자찬' 퇴임

조 전 수석은 "민정수석으로서 '촛불 명예 혁명'의 시대적 요청에 부응하기 위해 법과 원칙을 따라 직진했고 소기의 성과를 거뒀다"고 자평(自評)했다. 노 실장도 "검경 수사권 조정에 대한 정부 합의안 도출, 법무부 탈(脫)검찰화, 기무사 해편 등을 주도했다"고 거들었다. 조 전 수석에 대해선 거듭된 인사 실패, 민정 업무와 동떨어진 소셜미디어 활동 등 부정적인 평가도 만만치 않다. 그러나 조 전 수석은 "업무 수행에서 국민들께 심려를 끼친 부분이 있었다"고만 했다.

조국 전 민정수석이 26일 교체되면서 청와대 출입기자들에게 돌린 과일. 조 수석을 모델로 한 것으로 보이는 만화 스티커가 붙어 있었다. /청와대
조 전 수석은 또 "저를 향해 격렬한 비난과 신랄한 야유를 보내온 일부 야당과 언론에 존중의 의사를 표한다"고도 했다. 야당 관계자는 "정당한 비판도 '비난'과 '야유'로 비꼬았다. '우리 입장에 동조하지 않으면 친일(親日)'이라고 했던 것과 똑같은 사고방식"이라고 했다. 조 전 수석은 이날 과일을 담은 상자에 자신의 캐릭터가 그려진 스티커를 붙여 청와대 출입기자들에게 돌렸다.

정태호 전 일자리수석은 "'상생형 구미 일자리'도 완수하고 떠나게 돼 정말 기쁘게 생각한다"며 "문재인 정부는 패러다임을 전환하는 정부"라고 했다. 하지만 정 전 수석이 담당했던 '고용'은 특히 성적표가 좋다고 할 수 없는 분야다. 이를 의식한 듯 "나름대로 성과는 있었다 생각하는데 국민들께서 체감할 성과는 아닌 것 같다"고 했다.

이용선 전 시민사회수석도 "쌍용자동차 등 노동과 제주 강정기지 문제 등 안보에 이르기까지 여러 역할을 했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그러나 현 정부와 민노총 등 노동계와의 갈등에 대해선 언급하지 않았다. 한 여당 의원은 "장하성 전 정책실장, 홍장표 전 경제수석 등이 청와대를 떠날 때와 모든 상황이 나아진 게 없는데 선거를 너무 의식한 것 아니냐"고 했다.

신임 수석도 '회전문 인사' 되풀이

경남 진주 출신인 김조원 신임 민정수석은 감사원 사무총장을 지냈던 비(非)법조인으로 문 대통령과 노무현 청와대에서 함께 일했었다. 민주당 당무감사원장을 지냈고 지난 대선 때도 문재인 캠프에서 활동했다. 여권 관계자는 "집권 후반 들어 공직 기강을 다잡는 데 적임자"라고 했다.

김거성 시민사회수석은 전북 익산 출신으로, 한성고와 연세대 신학과를 졸업했다. 노영민 비서실장과 연세대 동문으로 유신 당시 함께 학생운동을 했다. 두 사람은 대학 시절 유신 정권을 비판하는 내용의 '구국선언서'를 작성해 학내에 배포한 혐의로 투옥됐지만 2014년 재심을 통해 모두 무죄를 선고받았다. 여권 관계자는 "수십 년간 가까이 지낸 정신적 동지(同志) 관계"라고 했다. 국제투명성기구 아시아태평양지역 자문위원, 경기교육청 감사관 등을 지냈다.

황덕순 일자리수석은 서울 출신으로, 경성고와 서울대 경제학과를 졸업했다. 한국노동연구원 연구조정실장 등을 거쳐 청와대 고용노동비서관, 일자리기획비서관을 거쳤다.


조선일보 A5면
3일의 약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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