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베, ‘절반의 승리’…선거 승리했지만 ‘개헌 발의선’ 확보는 실패

이재은 기자 이다비 기자
입력 2019.07.22 08:02 수정 2019.07.22 08:32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가 이끄는 집권 자민당이 공명당과 함께 제25회 참의원 선거에서 전체 의석 과반을 확보해 승리했지만 아베 총리가 총력을 기울인 ‘개헌 발의선’을 유지하는 데는 실패했다. 절반의 승리인 셈이다. 앞으로 3년간은 자위대를 헌법 9조에 담는 개헌안 추진이 사실상 어려워졌다.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지난 21일 자민당본부 개표센터에서 당선자 이름에 장미꽃을 붙이고 있다./ 연합뉴스
22일 NHK와 아사히신문 등에 따르면 지난 21일 치른 참의원 선거에서 의석 124석 가운데 자민당이 57석, 공명당이 14석으로 두 집권 정당이 71석을 얻었다. 이에 따라 비개선(기존) 의석 70석을 가진 두 여당은 개선·비개선 의석을 합쳐 과반(123석) 의석을 차지했다.

다만 여권은 이번 선거에서 개헌을 시도할 수 있는 개헌 발의를 위한 85석 이상을 확보하지는 못했다. 참의원과 함께 중의원(하원) 선거에서 각각 3분의 2 이상의 찬성이 있어야 개헌을 발의할 수 있는데, 기존 의석과 이번 선거 의석을 합쳐 164석이 돼야 한다. 그러려면 이번 선거에서 최소 85석을 확보해야 했지만 야당 일본유신회의 10석을 합해도 81석으로 4석이 모자란다. 일본유신회는 군대 보유와 교전을 금지한 현행 일본헌법 개정에 적극적인 당이다.

아베 총리 입장에서는 선거에 승리했지만 자신이 주력했던 개헌선 확보에는 실패했다. 개헌 발의선 의석 유지에 실패하면서 아베 정부의 개헌 시도에도 어느 정도 제동이 걸렸다. 그런데도 아베 총리는 자민당 총재 임기인 2021년 9월 안에 평화헌법 제9조를 개정하려는 시도를 멈추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아베 총리는 이날 아사히TV에 출연해 "이번 선거는 개헌 세력이 3분의 2 이상을 확보하는지를 묻는 선거가 아니다"며 "남은 임기에 전력으로 결과를 내고 싶다"고 말했다. NHK 개표방송에서도 "적어도 ‘개헌 논의를 제대로 해달라’는 국민의 목소리를 들은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국회에서 (개헌) 논의가 진행될 것을 기대한다"고 말했다. 선거 승리를 명분 삼아 지지부진했던 국회 내 개헌 논의부터 본격화하겠다는 의지를 밝힌 셈이다.

아베 총리는 국민 투표를 통해 2020년 헌법 9조에 자위대 근거 조항을 추가하는 개헌을 추진해 왔다. 일본 패전 후 1946년 제정된 일본 평화헌법은 제9조에 ‘전쟁(戰爭) 포기, 전력(戰力) 불보유, 교전권(交戰權) 부인’을 명시했다. 아베 총리는 이 9조를 개정해 자위대의 역할과 임무를 헌법에 명기하겠다는 입장이다. 일본을 ‘전쟁 가능한 나라로 바꾸겠다’는 것이다. 아베 총리는 이번 참의원 선거 운동에서도 자위대 근거 조항을 헌법에 담는 개헌 추진에 대한 유권자 평가로 규정하고 개헌의 당위성을 주장했다.

개헌 국민투표 발의는 중의원과 참의원에서 모두 3분의 2 이상의 지지를 얻어야 가능하다. 양원제를 채택하고 있는 일본의 참의원은 상원에 해당하는데, 임기는 6년으로 3년마다 절반씩 교체한다.

효성 탄소섬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