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베의 꿈 '전쟁할 수 있는 일본'에 한발 더

도쿄=이하원 특파원
입력 2019.07.22 03:00

[일본의 경제보복]
3분의 2이상 찬성땐 개헌 발의가능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는 21일 연립 여당이 승리한 일본 참의원 선거 결과를 바탕으로 헌법 개정을 위해 한발 더 내디딜 것으로 예상된다. 아베 총리가 추진 중인 헌법 개정안을 국회에서 발의하기 위해서는 참의원, 중의원에서 모두 3분의 2 찬성이 필요하다. 중의원은 현재 자민당 283석, 공명당 29석, 일본유신회 11석 등 '개헌 세력'이 전체 465석 중 323석을 차지, 개헌에 필요한 3분의 2가 확보된 상태다. 참의원 정원은 올해 3명이 늘어난 245석으로, 개헌 발의에는 164석이 필요하다. 이번 선거의 개표 결과 자민·공명·일본유신회 등 개헌 세력이 85석을 확보할 경우, 선거를 하지 않은 79명의 개헌 찬성 의원과 합쳐 개헌선에 도달하게 된다. NHK 방송은 이번 선거 결과 '개헌 세력'이 참의원 개헌선(改憲線)을 확보할 가능성도 있다고 보도했다.

이번 선거에서 개헌 세력이 3분의 2 의석을 확보하지 못할 경우, 아베 총리가 인위적인 정계 개편에 나설 가능성도 거론된다. 도쿄대의 우치야마 유(內山融) 교수는 19일 외신기자센터에서 "아베 총리가 (기존의 개헌 세력 외에) 야당인 국민민주당을 포함해서 개헌연합을 만들려고 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실제로 아베 총리는 지난 3일 당수 토론회에서 "(야당인) 국민민주당에는 개헌에 전향적인 의원들이 있다"며 '추파'를 던진 바 있다. 국민민주당은 21일 저녁 11시 30분 현재 이번 선거에서 5석을 얻을 것으로 예상되는 참패를 당해 존립이 위태로워졌다.

아베 총리는 2006년에 이어 두 번째로 총리에 취임한 2012년부터 '가이겐(改憲)'을 자신의 트레이드 마크로 내걸고 달려왔다. 일본 헌법을 '평화헌법'으로 불리게 한 '9조'를 반드시 개정한다는 생각이 분명하다. 일본의 태평양 전쟁 패전 후, 미 맥아더 장군이 지휘한 GHQ(연합군최고사령부) 요구로 만들어진 헌법 9조는 1항에서 전쟁 포기를, 2항에서 전력(戰力) 불보유, 교전권 부인을 명기했다. 이후 일본 헌법은 한 차례도 수정된 적이 없다.

오는 11월 일본 역사상 최장수 총리 기록을 세우게 되는 아베 총리는 자위대의 존재와 역할을 명기하는 개헌을 성공시켜 '일본의 위인(偉人)'이 되는 것이 꿈이다. 아베 총리는 올 하반기 자신의 꿈을 실현하기 위해 전력투구할 기세여서 이로 인한 파열음도 일본 열도에서 분출될 것으로 예상된다.


조선일보 A3면
3일의 약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