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정부가 이순신·서희 역할" 靑민정수석, 연일 反日정치

이민석 기자
입력 2019.07.22 03:00

'애국 아니면 利敵' 이어 '반일 아니면 친일' 이분법
2野 "애국지사 행세, 편가르기"

조국〈사진〉 청와대 민정수석이 연일 페이스북을 통해 '정부와 다른 주장을 하면 친일(親日)과 이적(利敵)'이라는 취지의 글을 띄우고 있다. 마치 문재인 정부의 '대변인'을 자임한 듯 지난 일주일 사이 페이스북에 42차례 글을 올렸다. 대일(對日) 외교 문제의 직접 책임자가 아니지만, 잇따라 '친일 대(對) 반일' '애국 대 이적' 구도를 부추기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의 최측근으로서 정치적 선봉대 역할을 맡은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조 수석은 20일 페이스북에 "(일본 강제징용에 대한) 대법원 판결을 부정, 비난, 매도하는 것은 정확히 일본 정부의 입장"이라며 "이런 주장을 하는 한국 사람을 마땅히 '친일파'라고 불러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그는 지난 18일엔 "(한·일 간) '경제 전쟁'이 발발했다. 중요한 것은 애국이냐 이적이냐"라고 했었다.

조 수석은 21일에는 "문재인 정부는 국익 수호를 위해 '서희'의 역할과 '이순신'의 역할을 함께 수행하고 있다"고 했다. 서희는 외교 담판으로 거란군을 물리친 고려의 문관이다. 일본의 경제 보복을 400여년 전 임진왜란과 1000년 전 거란의 침략에 비유하면서 문 정부 스스로를 서희와 이순신 장군으로 추켜세운 것이다. 또 정부 대응의 문제점을 지적하면 '친일·이적 행위'로 간주하겠다는 뜻도 명확히 했다.

조 수석은 청와대에서 문 대통령 의중을 가장 정확히 파악하는 참모로 꼽힌다. 청와대는 조 수석 발언에 대한 입장을 내놓고 있지 않지만, 여당 관계자는 "조 수석이 이번 사안에서 문재인 정부를 위해 주도적 역할을 자임하고 나선 것 같다"고 했다. 청와대와 여당 간에는 조 수석의 '여론전'에 대한 공감대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인영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도 이날 "경제 한·일전(戰)에서 우리 선수를 비난하고 심지어 일본 선수를 찬양하면 그것이야말로 신(新)친일"이라고 했다. 향후 총선까지 정국을 '친일 대 반일' 프레임으로 끌고 가겠다는 의도로 해석된다. 그러자 조 수석은 페이스북에서 "이 원내대표의 경고성 일갈"이라고 했다. 야당들은 "청와대와 여당이 '총선용' 반일·친일 프레임을 꺼냈다"며 "외교적 해법은 뒤로 미룬 채 자신들이 마치 '애국지사'인 양 행세하며 국민 갈라치기만 하고 있다"고 했다.



조선일보 A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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