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벤츠' 운송 의심 선박, 부산항서 환적 정황...철강 싣고 들어왔다 차량 싣고 나가

윤희훈 기자
입력 2019.07.18 11:54
DN5505호, 작년 9월 '철강' 신고하고 입항…10월 출항할 땐 '차량' 신고
부산항 출항하면서 '선박식별장치' 끈 채 '깜깜이 운항'
美 재무부·의회, 'AIS off' 선박 조사 및 제재 규정 도입 필요성 제기

경북 포항 남구에 있는 포항신항만에 북한산 석탄 반입 의혹을 받고 있는 토고 국적 선박 'DN5505'호가 정박해 있다. 이 선박은 현재 북한산 석탄 운송 혐의로 한국 정부에 억류돼 조사를 받고 있다./연합뉴스.
북한에 밀수입된 메르세데스 벤츠 차량 2대가 부산에서 환적된 정황이 드러났다. 이 벤츠가 부산을 거쳐 북한으로 반입됐을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벤츠 환적에 이용된 선박은 이미 북한산 석탄 반출 건으로 조사를 받고 있는 선박으로, 이번 건까지 포함해 총 3개의 대북제재 위반 혐의를 받고 있다.

북한으로 고급 차량을 운송한 혐의를 받고 있는 DN5505호의 선박 입출항자료에서 이같이 드러났다고 미국의소리(VOA) 방송이 17일 보도했다.

한국 해양수산부 입출항자료에 따르면 DN5505호는 지난해 9월16일 ‘철강제품’을 화물로 신고한 뒤 부산으로 입항했다. 보름 뒤인 10월1~2일 사이 부산을 출항할 땐 ‘차량’을 화물로 신고했다. 철강제품을 싣고 부산에 입항해 화물을 하역한 뒤, 약 보름 뒤 차량 제품을 싣고 다음 목적지로 떠난 것이다.

앞서 미국의 민간 싱크탱크 선진국방연구센터(C4ADS)는 보고서를 통해 네덜란드 로테르담의 항구에서 메르세데스 벤츠 차량 2대가 2개의 컨테이너에 각각 적재돼 중국 다롄과 일본 오사카 등을 거쳐 부산에 도착했다고 밝혔다.

보고서는 당시 부산을 출항한 DN5505호가 이후 약 18일간 사라진 뒤 다시 포항 인근에 나타났다고 지적했다. 이와 관련, 벤츠 차량을 싣고 부산항을 떠난 직후 DN5505호가 선박자동식별장치(AIS)를 끄고 은밀하게 운항을 했고, 북한산 석탄으로 의심되는 화물을 적재한 채 다시 포항항에 들어왔다는 분석이 나온다. C4ADS는 DN5505호가 부산을 떠나 러시아 나홋카 항으로 간 것으로 추정했지만, 실제로 이 배가 나홋카항으로 갔는지는 불분명한 상황이다.

한편, 대북제재결의 위반 혐의를 받는 선박들은 대부분 AIS 장치를 상습적으로 끄고 운항한 것으로 나타났다.

현재 북한 유조선과 불법적인 선박 대(對) 선박 환적을 한 것으로 추정되는 선박 명단에 오른 18척 가운데 8척은 1년 이상 AIS 신호를 끄고 있었다. 지난 5월 미 정부가 처음으로 압류한 북한 선박 ‘와이즈 어네스트’호도 AIS를 끄고 운항했다.

북한산 석탄을 수출했다고 의심받는 선박도 비슷한 행태를 보였다. 북한 선박을 포함해 총 49척의 선박이 북한산 석탄 수출 의심 선박 명단에 올랐는데, 이 가운데 해외 선박 16척 중 9척이 AIS 신호를 끈 상태다. 시에라리온 선박 펭션(FENG SHUN)호는 2018년 4월 홍콩 앞바다를 마지막으로 자취를 감췄습니다. 코모로 선박 ‘페트렐 8’호는 2017년 10월 북한의 북단인 중국 잉커우 항 앞에서 마지막 신호가 포착된 뒤 AIS 신호가 없는 상태다.

미 재무부는 AIS를 끈 선박에 대해 "조사를 고려해야 한다"며 이같은 행동을 ‘경고 신호’로 간주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이와 관련 미 의회에서도 AIS를 끄고 운항하는 선박에 대해선 보험회사가 보험을 취소하도록 의무 규정을 만들자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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