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수 확 낮아진 '윤석열號 검찰'…고검장·검사장도 기수파괴 될까?

박현익 기자
입력 2019.07.16 18:28
文총장 때 취임 직후 줄줄이 용퇴…尹 이후는?
이르면 이달 말 간부 인사…"尹 의중 반영들 듯"
고검장급 확 낮아질 듯...검사장 승진 27기까지
중앙지검장·반부패부장·검찰국장 ‘빅3’도 주목

윤석열(59·사법연수원 23기) 서울중앙지검장이 신임 검찰총장에 임명되면서 앞으로 검찰 내부에서는 ‘인사 후폭풍’이 불어닥칠 것으로 예상된다. 윤 신임 검찰총장은 전임 문무일(58·18기) 검찰총장이 임기를 마친 직후인 25일부터 검찰총장으로서 공식 업무를 시작한다.

전임과 후임 총장 간 기수 차이가 다섯 기수 나는 것은 1988년 총장 임기제가 도입된 이래 처음 있는 일이다. 그만큼 윤 신임 총장보다 선배 기수나 동기들의 줄사퇴가 예상된다. 윤 신임 총장이 내정된 이후 검찰을 떠난 검사장급 이상 고위 간부는 16일 오전 사의를 표명한 김기동 부산지검장까지 모두 8명이다. 아직까지 검찰과 법무부 등에 남아있는 검사장급 이상 간부들의 향후 거취는 물론, 검찰 내 ‘빅 3’로 불리는 서울중앙지검장과 대검 반부패강력부장, 법무부 검찰국장 등 요직에 누가 앉을지 역시 초미의 관심사다.

윤석열 검찰총장 신임 총장가 지난 8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의원들의 질의를 듣고 있다. /연합뉴스
◇검사장 승진 대상 25~27기...尹 의중 반영될 듯
윤 신임 총장 취임과 함께 검찰에서는 ‘검찰의 꽃’이라고 불리는 검사장급 인사가 있을 예정이다. 검찰청법은 검사의 보직에 관한 결정은 법무부 장관의 제청을 바탕으로 대통령이 하되, 장관이 검찰총장의 의견을 듣도록 규정하고 있다. 박상기 법무장관은 현재 교체설이 파다한 상황인만큼 이번 인사에서는 윤 신임 총장의 의중이 많이 반영될 것이라는 게 검찰 내 중론이다.

가장 주목받는 인사는 ‘검사장 승진’ 인사다. 이번 검사장급 승진 대상은 25~27기가 될 가능성이 높다. 지난번 검사장 승진 인사 때는 24기 6명, 25기 3명 등 모두 9명이 승진했다. 법무부는 최근 25~27기 대상자들에 대해 인사 검증 동의를 받았고, 청와대 민정수석실은 이들에 대한 세평(世評)을 수집한 것으로 전해졌다. 25기에서는 이두봉 서울중앙지검 1차장검사와 권순철 서울동부지검 차장검사, 조종태 성남지청장이, 26기에선 문홍성 대검 반부패강력부 선임연구관과 이정수 대검 수사정보정책관, 박찬호 서울중앙지검 2차장검사, 27기에선 주영환 대검 대변인, 한동훈 서울중앙지검 3차장검사, 심재철 법무부 대변인 등이 거론되고 있다.

앞서 2017년 문 총장 취임 당시 법무부는 미리 일정을 잡아놓고 검찰총장 취임 바로 다음 날인 7월 26일 인사위원회를 열었다. 그 사이 문 총장과 박 장관이 인사안의 윤곽을 미리 짜놨던 것으로 알려졌다. 법무부는 인사위에서 논의한 검사장급 승진 및 전보 인사에 관한 안건을 토대로, 이튿날 곧바로 고위 간부 36명에 대한 인사를 실시했다.

/조선DB
◇고검장 빈자리 7곳...尹 동기 23기도 승진하나
전임 검찰총장보다 다섯 기수나 아래인 윤 신임 총장의 임명으로 관심을 끌고 있는 또 하나의 인사는 고등검사장 인사다. 이는 그의 선배 기수나 동기들이 몇 명이나 옷을 벗게 될지, 고검장 승진 기수가 몇 단계나 내려올지 등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는 것이다.

전국 고검장은 법무부 차관과 대검 차장, 서울·수원·부산·대구·광주·대전 등 6개 지역 고검장, 법무연수원장까지 모두 9자리다. 이중 현재 비어있는 자리는 대검 차장과 서울고검장, 수원고검장, 대구고검장, 대전고검장 등 5곳이다. 여기에 윤 신임 총장보다 네 기수(19기)나 선배인 조은석 법무연수원장은 조만간 사의를 표명할 것이라는 관측이 많고, 같은 기수인 황철규 부산고검장은 최근 국제검사협회(IAP) 회장을 맡으면서 당분간 검찰을 떠나지는 않을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고검장급에서는 봉욱 대검 차장과 박정식 서울고검장, 이금로 수원고검장, 김호철 대구고검장 등이 사의를 표명했거나 퇴임했다. 또 선임 검사장급 중에서는 권익환 서울남부지검장, 김기동 부산지검장, 송인택 울산지검장도 용퇴 의사를 밝힌 상태다.

이에 따라 고검장급 승진 대상은 박균택 광주고검장과 동기 기수인 21기에서부터 윤 신임 총장의 동기 기수까지 내려갈 수 있다는 말이 나오고 있다. 21기 중에는 한찬식 서울동부지검장과 윤웅걸 전주지검장, 노승권 사법연수원 부원장 등이 있다. 여기에 22기는 7명이, 23기는 윤 신임 총장을 제외한 9명이 남아 있는 상태다.

윤 신임 총장 취임과 함께 검사장급 간부가 더 물러날 가능성도 있다. 앞서 문 총장 때도 사퇴한 간부들 가운데 절반은 문 총장 취임 다음날 사표를 제출했다. 한 대검 간부는 "아직 나갈 예정인데 사의를 밝히지 않은 분들도 많다. 앞으로도 그만 두시는 분들이 더 있을 것으로 보인다"면서도 "다만 윤 총장 임명을 계기로 기수문화를 타파하자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어 좀 더 지켜봐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왼쪽부터 이성윤 대검 반부패강력부장, 윤대진 법무부 검찰국장, 한동훈 서울중앙지검 3차장./조선DB
◇서울중앙지검장, 대검 반부패부장…검찰 ‘빅 3’는 누구?
윤 신임 총장의 뒤를 이을 서울중앙지검장에 누가 임명될 지가 법조계 최대의 관심사다. 서울중앙지검은 전국 최대 규모 검찰청으로, 검찰의 적폐수사의 대부분을 맡고 있는데다 박근혜·이명박 두 전직 대통령의 공소유지도 담당하고 있기 때문이다.

불과 얼마 전까지만해도 차기 서울중앙지검장에 윤 신임 총장과 막역한 사이인 윤대진(55·25기) 법무부 검찰국장이 유력하게 거론됐다. 그러나 윤 국장은 윤 신임 총장의 청문회 과정에서 친형인 윤우진 전 용산세무서장과 관련된 수사 무마 의혹이 제기되는 바람에 서울중앙지검장은 멀어진 것 아니냐는 말도 나왔다. 윤 국장과 함께 이성윤(57·23기) 대검 반부패강력부장과 조남관(54·24기) 대검 과학수사부장도 차기 서울중앙지검장 하마평에 올랐었다.

검찰의 특수수사를 총괄 지휘하는 대검 반부패강력부장에는 한동훈 서울중앙지검 3차장검사가 거론된다. 그는 윤 신임 총장은 최순실 국정농단 사건 특별검사팀에 들어갈 때부터 함께 수사했고, 윤 총장이 서울중앙지검장에 취임할 때는 특수수사를 총괄하는 3차장검사로 발령났다. 2년 넘게 원팀이었던 셈이다.

검사 인사와 검찰 예산 등을 좌지우지하는 법무부 검찰국장도 검사장급 요직 중 하나다. 이 자리에는 현 윤 국장이 유임할 가능성이 높다는 말이 나온다. 재경지검의 한 차장검사는 "윤 국장이 비록 이번 청문회에서 논란이 되긴 했지만 법적으로 문제가 되지 않는다는 의견이 많다"며 "검찰국장으로 남아있으면서 현 정부가 추진 중인 검찰개혁을 계속 추진하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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