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견학 취소, 축제서 일본맥주 거부...지자체도 日 보이콧

심영주 인턴기자
입력 2019.07.16 11:27
일본의 경제 보복 조치에 맞서 자발적으로 시작된 일본 제품 불매운동에 최근 지방자치단체와 의회도 동참하면서 ‘일본 보이콧’이 전방위로 확산하고 있다.

온라인에 올라온 ‘일본 보이콧’ 관련 포스터. /인터넷 캡처
대구시의회는 16일 열리는 임시회에서 일제 상징물 사용을 제한하기 위한 ‘대구시 일본 제국주의 상징물의 공공사용 제한 조례안’을 심의한다. 조례안에는 일제 욱일기와 이와 유사한 디자인을 가진 상징물, 위안부 등 피해자들의 명예를 실추시키는 상징물 등의 사용을 금하는 내용이 담겨있다. 조례안은 임시회 개회 이후 소관 상임위원회 심사를 거쳐 본회의 안건으로 상정될 예정이다.

조례안을 발의한 김병태 시의원은 "수년 전 지역 대표축제인 대구컬러풀페스티벌에 일본 참가팀이 욱일기를 변형한 도안을 사용해 상을 받은 적이 있다"며 "국민감정을 자극하는 이런 일을 막고자 상징적 제재의 필요성을 느꼈다"고 말했다.

충남도의회는 오는 18일 ‘친일 잔재 청산을 위한 특별위원회’를 출범해 교육현장은 물론 사회 곳곳의 친일 잔재 청산에 나선다. 친일 화가가 그린 것으로 알려진 이순신 장군과 윤봉길 의사 표준 영정 지정 철회를 추진하고, 친일 인사의 업적을 명시하거나 널리 알리는 건축물, 비석, 동상 등의 처리 방안을 마련할 방침이다. 또 일제 강점기 때 만들어진 지명과 잔재 행사의 청산방안도 검토한다.

제주도의회도 ‘제주도교육청 일제강점기 식민 잔재 청산에 관한 조례안’을 통과시켰다. 조례안은 제주도 교육감이 일제강점기 식민 잔재 청산을 위해 추진할 내용을 담고 있다. 또 학교 현장 식민 잔재 현황 조사와 청산, 청산을 위한 교육⋅학술 사업, 일제잔재청산위원회 구성 운영 등도 명시하고 있다. 본래 올해 3⋅1운동 및 대한민국임시정부 수립 100주년을 맞아 마련한 조례안이지만, 최근 반일 감정이 높아진 상황과 맞물려 더 주목받고 있다.

더불어 자치단체의 연수와 방문⋅기념행사 취소도 잇따르고 있다. 경북도의회 기획경제위원회 박현국 의원 등 의원 11명은 오는 24일부터 자비로 가기로 한 일본 연수를 취소했다. 대신 제주 연수를 결정했다.

울산시 울주군도 체육 단체 관계자와 공무원 등 50여명이 일본 홋카이도 스포츠센터 등 체육시설 3~4곳을 견학하려던 계획을 취소했다. 현재 국내 분위기를 무시할 수 없다고 판단해서다. 울주군 관계자는 "올해 견학을 지난 3월부터 준비하고 있어 취소하면 비용 7000만원의 30%를 위약금으로 물어야 하지만, 여건상 취소하지 않을 수 없었다"고 말했다.

경기 수원시는 아사히카와시와 자매교류 기념행사를 축소하기로 했으며, 파주시는 지난 8~11일 자매도시 나가사키 현 사세보시 방문 일정을 취소했다.

일본 제품 불매운동은 자치단체 축제 때도 이어진다. 강원 홍천군과 홍천문화재단은 오는 24~28일 홍천 도시산림공원에서 개최되는 ‘홍천강 별빛음악 맥주 축제’에서 일본 맥주를 팔지 않기로 했다고 15일 밝혔다. 지난해 이 축제에서 기린 생맥주는 1t가량 소비됐다. 전병준 문화재단 대표이사는 "일본의 수출규제가 취소되기 전까지 모든 축제에서 일본 제품을 일절 사용하지 않기로 뜻을 모았다"고 말했다.

이철순 부산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정치적인 갈등으로 인한 한⋅일간 문제가 민간 영역으로 확대되면 경제 위축으로 이어지고 사태 장기화로 수습하기 어려워진다"며 "국민적 반감이 더욱 확대되기 전에 정치인과 정부가 나서 냉정하게 양국의 이익에 도움이 되는 접점을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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