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화문천막 자진철거에 서울시 "재설치하면 경찰과 협조해 물리적 저지"

최효정 기자
입력 2019.07.16 11:12 수정 2019.07.16 13:30
우리공화당, 새벽 광화문 천막 자진철거
"자진 철거로 행정대집행 무력화…다시 설치할 것"
서울시 "불법 입증한 것…모든 비용 손해배상 청구"

우리공화당(옛 대한애국당)이 16일 새벽 서울 광화문광장에 설치한 천막 4개 동을 자진 철거했다. 이날은 서울시가 광화문 천막에 대한 행정대집행(강제 철거)를 예고한 날이었다. 하지만 우리공화당 측은 천막 재설치를 공언해 서울시와 다시 충돌할 가능성은 남아있다. 서울시는 우리공화당이 광화문광장에 천막을 재설치하려 한다면 물리력을 동원해서라도 막겠다고 밝혔다. 또한 행정대집행에 투입된 비용과 변상금 등 우리공화당 측에 부과할 방침이다.

우리공화당은 이날 오전 5시쯤부터 광화문광장에서 천막 4개 동을 자진 철거했다. 이후 세종문화회관 앞에 천막 4동을 재설치했지만 당원들의 안전 등을 이유로 오전 6시쯤 모두 자진 철거했다. 서울시 직원들과 용역업체 직원들이 오전 5시 20분쯤 현장에 도착해 철거 과정을 지켜봤지만 별다른 충돌은 발생하지 않았다.

광화문광장에 불법 설치된 우리공화당 천막에 대한 행정대집행이 예정된 16일 새벽 경찰과 서울시 관계자들이 천막을 자진철거한 뒤 집회를 벌이는 당 관계자들을 바라보고 있다. /연합뉴스
서울시는 이날 2차 행정대집행을 위해 용역업체 직원 350여명과 서울시 직원 600여명을 배치했지만 천막에는 손도 대보지 못했다. 우리공화당이 자진철거와 재설치를 반복해 집행 요건이 충족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천막이 새로 설치될 경우 서울시는 우리공화당 측에 행정대집행 계고장을 새로 보내야 한다. 계고장은 행정대집행 대상이 되는 시설물을 적시해야 하는데 이전 계고장에 적혔던 천막은 이미 자진 철거됐기 때문이다.

조원진 우리공화당 공동대표는 "(서울시가 천막을 철거하는) 행정대집행을 할 천막이 없어져 행정대집행이 무력화된 것"며 "조만간 광화문광장에 천막 8동을 칠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시는 이날 우리공화당의 천막 자진 철거에 대해 "자진 철거는 스스로 (천막이) 불법임을 인정한 것"이라며 "불법 점유로 인한 모든 비용은 우리공화당 측에 손해배상을 청구하겠다"고 밝혔다. 또 서울시는 "시민의 광장 권리가 다시금 침해되지 않도록 광화문광장에 한동안 현장 경계 근무를 강화하고, 불법 점유로 인한 모든 비용 역시 우리공화당 측에 손해배상을 청구하겠다"고 했다.

광화문광장에 불법 설치된 우리공화당 천막에 대한 행정대집행이 예정된 16일 새벽 경찰과 서울시 관계자들이 건너편 인도에 설치된 천막을 자진철거하는 당 관계자들을 바라보고 있다. /연합뉴스
서울시는 우선 철거 이후 현장에 순찰 인력 70여 명을 투입해 경계 근무를 강화했다. 서울시 직원과 용역업체 직원들은 이날 오후 10시까지 광장 부근에서 대기하며 돌발 상황에 대비할 예정이다. 지난달 25일 1차 행정대집행 때는 철거 5시간 만에 광장에 다시 천막이 설치됐다.

서울시 강맹훈 도시재생실장은 "(천막을) 직접 설치하는 행위는 물리적으로 저지할 계획"이라며 "이 과정에서 충돌이 일어난다면 공무집행 방해에 해당하는 만큼 경찰과 협조해 막을 생각"이라고 했다. 이어 "일단 천막이 설치된다면 계고를 통해 법이 정한 절차와 원칙을 지켜가면서 엄정하게 대처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조원진 우리공화당 공동대표는 "천막은 우리가 치고 싶을 때 다시 치겠다"며 "4개동을 철거했으니 8개동을 다시 설치하겠다. 그걸 철거하면 160개동을 치겠다"고 했다. 다만 우리공화당 측은 천막 재설치 시점은 밝히지 않고 있다.

16일 오전 우리공화당이 광화문광장에 설치한 천막에 대한 행정대집행을 위해 대기하던 경찰과 서울시 관계자들이 천막을 자진철거한 뒤 집회를 하고 있는 당 관계자들을 지켜보고 있다./연합뉴스
서울시는 앞서 천막 방지를 위해 지난달 말 경찰에 광화문광장 시설물보호를 요청하는 한편 법원에도 점유권침해금지 가처분 신청을 냈다. 가처분 신청은 우리공화당의 천막 때문에 서울시의 점유권이 침해당하고 있어 이를 막아달라는 취지다. 심문기일은 17일로 예정됐다. 만약 법원이 가처분을 받아들이면 서울시는 철거를 간접강제하는 수단인 이행강제금을 부과할 수 있게 된다. 행정대집행이 통하지 않는다면 법원 가처분을 통해 압박하겠다는 것이다.

서울시는 천막 방지와 별도로 그간 들인 행정대집행 비용과 변상금을 우리공화당 측에 부과할 방침이다. 서울시는 이미 지난달 말 1차 행정대집행 비용 1억 4598만 4270원을 우리공화당에 청구한 상태다. 이날 2차 행정대집행 준비에는 용역 350여명 인건비와 물품 구매비 등으로 2억 3000여만원이 들었다.

우리공화당은 2017년 3월10일 당시 박근혜 대통령 탄핵 반대 집회에서 경찰 등과 충돌해 사망한 박 대통령 지지자들을 추모하겠다며 지난달 10일 광화문광장에 불법천막을 설치했다.
서울시는 행정대집행 계고장을 우리공화당 측에 보낸 끝에 지난달 25일 강제 철거를 진행했다. 하지만 우리공화당은 서울시의 천막 강제철거가 완료된지 약 3시간 만인 같은 날 낮 12시30분쯤 불법천막을 기습 재설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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