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준기 전 DB그룹 회장 "나 안 늙었지, 부드럽게 굴어라"…녹취록 공개

이정민 기자
입력 2019.07.16 07:27 수정 2019.07.16 08:34
옛 동부그룹 창업주인 김준기(75·사진) 전 DB그룹 회장이 지난해 가사도우미를 성폭행한 혐의로 피소된 사실이 뒤늦게 알려진 상황에서 당시 녹취록이 공개됐다.

15일 JTBC ‘뉴스룸’은 김 전 회장을 성폭행 혐의로 고소한 전 가사도우미 A씨가 직접 녹음했다는 당시 녹취록을 공개했다. 해당 녹취록에서 김 전 회장은 A씨에게 "나 안 늙었지", "나이 먹었으면 부드럽게 굴 줄 알아야 한다", "가만히 있으라" 등의 말을 했다.

A씨는 당시 상황을 녹음한 것과 관련해 "두 번 정도 당하고 나니까 이건 아니다 싶은 생각이 들었다"며 "누구한테 말도 못 하니 그때부터 녹음기를 가지고 다녔다"고 밝혔다.

A씨는 또 당시 김 전 회장이 주로 음란물을 시청한 뒤 범행을 저질렀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 김 전 회장 측은 "성관계는 있었지만 서로 합의된 관계였다"며 의혹을 부인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A씨에게 이미 합의금을 건넸지만 A씨가 추가로 거액을 요구하고 있다는 주장도 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A씨는 자신이 해고당할 시점에 생활비로 2200만원을 받은 것이 전부라며 반박했다. 오히려 김 전 회장이 이 같은 사실을 숨기기 위해 입막음을 시도했다며 계좌 내역을 경찰에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전 회장의 성추문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김 전 회장이 회장직에서 물러난 것도 2017년 당시 여비서를 성추행한 혐의로 고소당한 것이 결정적이었다. 당시 비서가 저항하자 "너는 내 소유물이다", "반항하지 말라" 등의 발언을 한 사실이 알려져 논란이 커지기도 했다.

2017년 7월 치료차 미국으로 출국한 김 전 회장은 출국 두달 만에 "개인적인 문제로 회사에 짐이 돼서는 안 된다"며 미국에서 사퇴를 발표하고 귀국하지 않고 있다. 경찰은 외교부와 공조해 김 전 회장의 여권을 무효화하고 인터폴 적색 수배를 내린 상태로 현재 불법체류자 신분인 김 전 회장이 미국에서 추방돼 입국하면 수사를 재개할 수 있다. 경찰은 김 전 회장의 가사도우미 성폭행 건과 여비서 성추행 건 모두 기소 중지 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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