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보윤의 뉴스를 입다] 키르시·널디·아크메드라비… 해외 팬이 줄서서 사는 'K명품'

최보윤 기자
입력 2019.07.16 03:00
가방 브랜드 '구드 백'의 구지혜 디자이너는 요즘 하루 24시간이 모자란다. 김정숙 여사가 G20 정상회의 때 '구드 백'을 들면서 백화점 등 유통업체들로부터 러브콜이 쏟아졌기 때문이다.

구드 백은 사실 해외에서 먼저 알아봤다. 글로벌 럭셔리 쇼핑 사이트인 '네타포르테'가 지난해 선보인 신인 디자이너 지원 프로그램 '더 뱅가드'의 첫 수혜자다. 고급 소재를 멋스럽게 가공하는 디자이너 감각과 '메이드 인 코리아'의 품질력을 인정했다. 뉴욕 버그도프굿맨 등 해외 유명 백화점에도 입점했다. 구드의 성공에 힘입어 네타포르테는 올 9월쯤 발표될 '2회 더뱅가드'에 한국 디자이너 발탁을 최우선으로 고려하고 있다고 한다.

/키르시
패션계 '메이드 인 코리아' 바람이다. '아기 얼굴 티셔츠'로 이름난 '아크메드라비', 체리 로고로 유명한 '키르시'〈사진〉, '아이돌 트레이닝복'으로 유명해진 '널디' 등 국내 스트리트 패션을 주도하는 브랜드들이 대표적. 패션계에서 잔뼈가 굵은 30대 사장들이 도전장을 내밀었다. K팝 등 아이돌 스타가 즐겨 입어 해외에도 빠르게 소문났다.

롯데·신세계 등 국내 4대 면세점에 입점한 '아크메드라비'는 10년 넘게 국내 패션유통업에 몸담았던 구재모·구진모 형제가 2년 전 선보였다. 원단, 생산 모두 '메이드 인 코리아'만 고집하며 고품질 프린트 기술로 5만원대 티셔츠를 선보였더니 말 그대로 '터졌다'. 신세계면세점 관계자는 "해외팬이 줄서서 사는 브랜드로 알려지면서 'K명품'으로 입소문났다"고 했다. 가수 아이유, 아이돌 그룹 '워너원'의 멤버들이 애용했다. 하루 평균 5000~6000장이 팔린다.

키르시는 10~30세대에게 인기 높은 브랜드 '비바 스튜디오'를 만든 허태영·이영민 대표와 패션 컨설팅 회사 '레시피'의 주시경 대표가 협업해 2015년 내놓았다. 3만~4만원대 체리 티셔츠가 대표 상품. 주시경 대표는 "트렌드를 빠르게 읽고, 인기 좋은 제품을 탄력적으로 생산하는 '반응 생산'이 쉬운 게 '메이드 인 코리아'의 장점"이라고 했다. 해외 공유 플랫폼 핀터레스트는 최근 패션 보고서를 내면서 지난해 '한국 스트리트 스타일' 검색이 전년 대비 94% 늘었다고 밝혔다. 해외 패션지들은 한국 여성이 패션 트렌드를 주도한다며 '새로운 프렌치걸'이라 명명했다. 패션계의 패기가 '짝퉁의 메카'를 벗어던지고 '코리아 명품'을 향해 질주하고 있다.


조선일보 A2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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