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OREA' 적힌 운동복 못받은 선수단…수영연맹 망신살

이재은 기자
입력 2019.07.15 17:53 수정 2019.07.15 17:58
한국에서 처음 열린 2019 광주세계수영선수권대회에서 한국 대표팀이 트레이닝복에 국가명인 ‘KOREA’를 새기지 못하고 나가 논란이 일고 있다.

한국 수영 선수 우하람(21)은 지난 14일 광주광역시 남부대 시립국제수영장에서 열린 광주 세계수영선수권 다이빙 남자 1m 스프링보드 결선에 출전했다. 수영장 입장 당시 출전 선수들은 트레이닝복을 입고 있었는데, 우하람의 트레이닝복만 뒷부분에 ‘KOREA’라는 국가 이름이 새겨져 있지 않았다.

다른 나라 선수들의 트레이닝복에는 중국(CHINA), 멕시코(MEXICO) 등 각 나라 이름이 박혀 있어서 우하람의 트레이닝복이 더 눈에 띄었다. ‘KOREA’가 새겨졌어야 할 부분에 은색 테이프가 붙어 있었다. 결승에 오른 12명 중 트레이닝복 뒷면에 국가 이름이 없었던 선수는 우하람이 유일했다. 이 장면은 FINA TV를 통해 전 세계 팬들에게 중계됐다.

14일 오후 광주 광산구 남부대학교 시립국제수영장에서 열린 2019 광주세계수영선수권대회 남자 1m 스프링보드 결승경기에 출전하는 한국의 우하람(왼쪽 세번째)의 상의 트레이닝복 뒤가 테이프로 가려져 있다. / 뉴시스
이에 대한수영연맹 측은 "수영 용품 브랜드 아레나와 연맹의 전속 후원 계약이 늦어지면서 이번 대회에 출전하는 대표팀의 공식 유니폼을 제작하지 못했다"고 해명했다.

대한수영연맹과 아레나와의 후원 계약이 지난해 12월부로 만료됐다. 이후 연맹은 다른 브랜드를 새 후원사로 영입하기 위한 작업을 했고, 이사회를 통해 의결까지 했다. 그러나 집행부 일부의 반대로 계약이 무산됐다.

그 사이 6개월이 지났고, 연맹은 다시 아레나와 계약을 맺었다. 이때가 세계선수권 개막을 열흘 앞둔 7월 1일이었다. 특정 대회의 유니폼 제작은 최소한 6개월 전부터 준비하는데, 계약이 늦어 국가대표 선수단 전용 용품을 만들 시간이 없었다는 게 아레나 측의 설명이다.

고심 끝에 아레나는 시중에 판매되고 있는 제품 중 재고가 150여 세트 정도 남아있는 제품을 찾아 태극기 로고만 달아 수영연맹에 보내줬다. 선수들에게 지급된 물품에 KOREA가 빠진 것은 이런 이유 때문이다.

연맹 측은 "이후 선수단의 옷에 ‘KOREA’를 붙여 선수단에 나눠줬지만, 다이빙 대표팀의 경우 일찌감치 선수촌에 들어가 훈련하고 지난 12일 개막과 함께 바로 경기 일정이 시작되면서 유니폼 지급 시기를 놓쳤다"면서 "할 수 없이 선수들이 가지고 있는 유니폼의 특정 브랜드 로고를 가려서 입고 있다"고 했다.

일반인들을 위해 만든 옷에는 아레나의 로고가 크게 박혀 있는데, 이는 국제 대회 로고 규정에 부합하지 않는다. 이 옷을 그대로 입을 경우 계약 위반으로 국제 연맹의 페널티를 받을 수 있기 때문에 선수들이 테이프로 유니폼에 새겨진 로고를 가린 것이다.

논란이 커지자 연맹은 뒤늦게 대처에 나섰다. 연맹은 수구와 오픈워터 수영 선수들에게는 지급됐고, 다이빙, 경영, 아틱스틱 수영 등 나머지 종목 선수들에게도 15일에는 KOREA가 덧대인 유니폼을 나눠줄 계획이라고 밝혔다.

세계수영선수권 대회는 하계·동계올림픽, 축구 월드컵, 세계육상대회와 함께 세계 5대 국제스포츠 행사로 불린다. 세계인의 주목을 받는 대회에서 한국 선수들은 미리 준비한 유니폼 대신 급하게 준비한 기성품에 ‘KOREA’를 임시로 새긴 유니폼을 입고 폐회식까지 치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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