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국무부 "북핵 동결은 비핵화 입구"… '빅딜'서 단계적 해법으로 후퇴 우려

워싱턴=조의준 특파원
입력 2019.07.11 03:00
미 국무부는 9일(현지 시각) 최근 제기되는 북한 핵 동결론에 대해 "핵 동결이 (비핵화 협상의) 최종 목표가 아니다"라며 "핵 동결은 우리가 (비핵화 협상) 입구(beginning)에서 확실히 보길 희망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뉴욕타임스(NYT) 등에서 최근 도널드 트럼프 미 행정부가 북핵 동결을 목표로 할 수 있다고 보도한 이후 불거진 핵 동결론이 확산되는 걸 막기 위해 분명히 선을 그은 것이다. 하지만 '핵 동결이 비핵화의 입구'란 것을 공식화하면서 '빅딜'을 통한 일괄 타결이 아닌 '스몰딜'을 통한 단계적 해법으로 후퇴한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모건 오테이거스 국무부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비핵화와 관련한 최종 목표를 묻는 질문에 "오늘도 스티븐 비건 국무부 대북정책특별대표와 (이 문제를) 얘기했다"며 "협상의 목표는 여전히 북한 내 대량살상무기(WMD)의 완전한 제거다. 어떤 것도 변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는 "핵 동결은 결코 최종 해법이나 비핵화의 마지막 단계가 될 수 없다"면서 "그것(동결)은 우리가 (비핵화 협상) 입구에서 확실히 보기를 원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오테이거스 대변인의 언급은 핵 동결을 통한 북한의 핵보유국 인정 논란을 진화하면서도 본격적인 비핵화 협상을 시작하면서 초기 조치로 핵 동결을 시도할 것이란 점을 공식화한 것이다. 비건 대표가 지난달 '유연한 접근'의 필요성을 거론한 것을 감안하면 핵프로그램 동결에서 완전한 비핵화로 이어지는 과정에서 북측이 원하는 단계적인 해법으로 기울 가능성도 커진 것이다.

오테이거스 대변인은 또 지난달 30일 미·북 판문점 회동과 관련, "역사적인 날이었지만 정상회담도 아니고, 협상도 아닌 두 정상의 만남이었다"고 했다.

국무부의 진화에도 전문가들은 여전히 핵 동결론에 의심의 눈초리를 보였다. 에번스 리비어 전 국무부 동아태 수석부차관보는 이날 미국의소리(VOA) 방송 인터뷰에서 핵 동결론과 관련해 "보도가 사실이 아니길 바라지만 제 느낌으로는 사실일 수 있다"며 "나는 항상 핵 동결 협상이 가능하다고 봤다"고 말했다. 마크 피츠패트릭 전 국무부 비확산담당 부차관보도 이날 자유아시아방송(RFA)에 "트럼프 대통령은 차기 대선을 앞두고 북핵 문제에서 구체적인 성과가 필요해 단계적 해법을 채택하기로 한 것 같다"고 말했다.


조선일보 A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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