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대포통장 명의인 금융거래 제한 3년으로 늘린다

이종현 기자
입력 2019.07.07 06:00
상습성·고의성 감안해 1년에서 최장 3년으로 확대
"대포통장 명의인도 공범…본인 계좌 잘 지켜야"

금융감독원과 금융업계가 보이스피싱 방지를 위해 대포통장 명의인에 대한 규제를 강화하기로 했다. 지금은 금융사기에 이용되는 대포통장 명의인 정보를 금융권 내에 1년간 공유하며 금융거래에 제한을 두고 있는데 이 기간을 최장 3년으로 늘리기로 했다.

7일 금감원과 은행연합회 등에 따르면, 올해 하반기 중에 대포통장 명의인 정보의 금융권내 정보 공유가 강화된다. 지난해 12월 정부가 발표한 보이스피싱 방지 대책의 후속 조치다. 금감원과 은행연합회 관계자는 "제도 개선의 큰 틀에 대한 합의는 끝났고, 시스템 적용이나 세부적인 사항을 논의하는 절차만 남겨두고 있다"고 말했다.

일러스트=정다운
이번 제도 개선의 핵심은 대포통장을 빌려준 명의인의 금융거래에 제한을 두는 기간을 1년에서 최장 3년으로 확대하는 것이다. 현재 대포통장 명의인 정보는 1년 동안 금융권 내에 공유된다. 대포통장 명의인에 등록되면 정보가 공유되는 1년 동안은 입출금이 자유로운 예금계좌 개설이 제한되고, 비대면 거래도 제한된다. 또 신용카드 발급이나 대출취급 심사 시에도 대포통장 명의인이었다는 사실을 참고 자료로 쓴다.

금감원은 이 기간을 최장 3년으로 늘리면 불이익을 우려한 예금주가 자신의 통장에 대한 관리를 더욱 철저하게 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은행에서 대포통장 관리를 강화하는 것만큼이나 예금주가 자신의 계좌에 대한 관리를 철저하게 하는 노력도 중요하다"고 말했다.

대포통장 명의인이라고 해서 모두 3년 동안 금융거래에 제한을 받는 건 아니다. 금감원과 은행연합회는 상습성·고의성을 따져서 정보 공유 기간과 금융거래 제한 기간을 차등화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상습적으로 대포통장 명의인에 이름을 올리거나 고의성이 확인되면 3년을 적용하고, 그렇지 않은 경우에는 과실을 따져서 1년이나 2년만 적용하는 식이다.

금융권에 따르면, 보이스피싱에 이용되는 대포통장 10개 중 1개는 상습적인 경우다. 은행연합회에 등록된 대포통장 명의인 현황(2015년 기준)을 보면 전체 대포통장 중 한 명의 예금주가 2건 이상을 양도한 경우가 11%에 달한다. 한 명이 5건 이상의 대포통장 명의인에 이름을 올린 경우도 있다. 금감원과 은행연합회는 이런 경우에는 제재를 강하게 해서 대포통장 방지 대책의 실효성을 높이겠다는 것이다.

과거에는 대포통장 명의인에 대해 선처할 필요가 있다는 목소리도 있었다. 보이스피싱 피해를 입고, 금융거래까지 제한당하는 건 이중피해 아니냐는 주장이다. 하지만 최근 보이스피싱 피해가 급증하면서 대포통장 명의인에 대한 책임을 보다 강하게 물어야 한다는 주장이 힘을 받고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대포통장 명의인도 보이스피싱 범죄에 공동으로 가담한 불법 행위자라는 게 보편적인 인식"이라며 "자신의 계좌를 안전하게 관리해야 할 책임이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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