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임 도지사 16년 적폐 밝힌다더니 경기도의회 조사위, 성과없이 종결

수원=조철오 기자
입력 2019.06.25 03:11

6개월간 증인 신문·현장조사… '적폐' 증거 찾아내지 못해
'남경필·삼성 망신주기' 치중 비판

더불어민주당이 절대다수인 경기도의회가 "보수 정권 16년의 적폐를 밝히겠다"며 만든 특별조사위원회가 뚜렷한 성과 없이 종결된 것으로 24일 확인됐다. 도의회는 지난해 12월 '경기도판 적폐 청산 위원회'로 불리는 3개의 특위를 출범하고 6개월간 증인 심문, 현장 조사 등을 벌여 왔다. 그러나 당초 목적과 달리 '적폐'의 증거는 찾아내지 못하고 전임 도지사와 민간 기업에 대한 망신 주기에만 치중했다는 비판이 나온다.

경기도의회는 최근 '도유 재산 매각·임대 등 특혜·불법 의혹' '공항버스 면허 전환 위법 의혹' '친환경 학교급식 부정 계약' 등 3개 조사특위의 활동을 마감했다. 민주당이 주도해 의원 30명이 위원으로 참가했다. 특위는 우선 2006년 경기도가 수원시 소재 부지를 삼성전자에 매각한 과정에 특혜가 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도유 재산 매각·임대 특혜 특위'('삼성전자 특위')다. 또 남경필 전 지사가 재임(2014~2018)하던 당시 동생이 대표인 버스 회사에 특혜를 줬다고 보고 조사에 들어갔다. '공항버스 면허 전환 위법 특위'('버스 특위')다. 친환경 급식 확대 과정에서 공무원 비리가 있다는 '친환경 특위'도 가동했다.

3개 특위는 활동 초기부터 무리한 의혹 제기라는 지적을 받았다. 도 공무원 비리에 초점을 둔 '친환경 특위'를 제외하고는 남 전 지사나 김문수·손학규 전 지사 측에 책임을 묻기 어려운 행정 절차였다는 것이다. 특히 남 전 지사를 겨냥한 '버스 특위'는 활동을 시작한 다음 달인 올해 1월 법원에서 관련 소송에 대해 '경기도의 행정이 적법하다'고 판결해 일찌감치 동력을 잃었다. 그런데도 버스 특위는 3개 특위 중 가장 앞서 지난 11일 보고서를 내고 "경기도가 무리하게 업무를 추진했다"고 주장했다. 보고서는 이에 대한 확실한 근거는 밝히지 못하고 "졸속이다" "법률 자문을 미리 구하지 않았다"는 주장만 내놨다.

나머지 2개 특위는 25일 도의회 본회의 보고를 통해 결과가 발표된다. 이날 발표의 핵심은 '삼성전자 특위'가 될 것으로 보인다. 경기도는 13년 전 수원시 매탄동 부지(3만3332㎡)를 삼성전자에 연구소 설립 목적으로 팔았다. 이 땅에는 삼성SDS 데이터센터가 들어섰다. 특위는 연구소 대신 데이터센터가 들어서는 과정을 문제 삼지 않은 것은 특혜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특혜의 구체적인 실체에 대해서는 밝히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위의 활동 방식을 두고도 시비가 끊이지 않았다. 특위는 정책 입안과 집행에 관여한 전·현직 공무원을 증인으로 불러 조사했다. 버스업체 대표인 남 전 지사의 동생도 불렀다. 특위 위원들은 "경기도에서의 중재나 압박이 있었느냐" "일방적으로 추진한 정책 아니냐"며 공무원들을 몰아붙였다. 이 때문에 증인으로 나온 공무원이 "꿰맞추기로 말하면 안 된다"고 호소하기도 했다. 특위 활동에 대해 염종현 민주당 대표의원은 "이번 특위는 지나간 정책에 제기된 의혹을 살피자는 데서 시작한 것"이라며 "전 정권을 표적 삼은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조선일보 A12면
말모이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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