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세현 "통일장관, 축사 그만하고 '시진핑 방북' 대책 세워야"

손덕호 기자
입력 2019.06.20 14:13 수정 2019.06.20 14:15
정세현 전 통일부 장관은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20일 북한을 국빈 방문하는 것과 관련해 "남·미·북 3각 구도로 전개되던 북핵 문제 협상이 중국 때문에 4자 구도가 될 수 있다"며 "빨리 통일부에서 대책을 세워야 한다"고 말했다.

정 장관은 이날 오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6.15공동선언 19주년 기념 특별토론회'에서 "중국은 평화협정 문제를 거론하며 (북핵 협상에) 들어올 것이다. 정전협정에 서명한 당사자여서 평화협정 당사자가 될 수밖에 없다"며 이같이 밝혔다.

정세현 전 통일부 장관이 20일 오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6.15공동선언 19주년 기념 특별토론회, 기로에 선 한반도의 운명, 내일은 없다!' 토론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왼쪽은 더불어민주당 이인영 원내대표. /연합뉴스
시 주석은 전날 노동신문 기고문에서 "중국 측은 조선 측이 조선반도 문제를 정치적으로 해결하는 올바른 방향을 견지하는 것을 지지한다"며 "대화를 통해 조선 측의 합리적인 관심사를 해결하는 것을 지지한다"고 했다.

이 언급에 대해 정 전 장관은 "(시 주석이) '비핵화'라는 표현을 쓰지 않고 훨씬 큰 개념인 '조선반도 문제'라는 표현을 사용했다"며 "그 안에는 비핵화, 평화협정이 있다고 본다"고 했다. 또 "'조선 측의 합리적 관심사'라고 했지만, 그 전에 중국은 '근거 있는 우려'라는 표현을 썼다. 이 말은 '미국이 군사적으로 언제 (북한을) 칠지 모른다는 공포'를 말한다"며 "다른 말로는 정전협정을 평화협정으로 바꿔야 한다는 것"이라고 했다. 그는 또 "'관심사'란 표현은 영어로 번역해 다시 (우리말로 번역하면) '우려'인데, 중국어로 된 원문을 평양말로 번역하면서 '밑말(번역한 말의 본래 말)'이 변질된 것 같다"며 "합리적 관심사는 '근거 있는 우려'를 이야기한다"고 했다. 관심사와 우려는 영어 단어가 'concern'으로 같다.

정 전 장관은 "중국은 '조선반도 문제' 해결 방법론으로 쌍중단(북한의 핵·미사일 실험과 한·미의 대규모 군사훈련 중단), 쌍궤병행(비핵화와 평화체제 동시 추진)을 이야기한다. 쌍중단은 이미 됐고, 쌍궤병행이 북핵 문제 해결의 유일한 방법이라는 것을 (기고문에서) 표현한 것"이라고 해석했다.

그러면서 정 전 장관은 한국이 금강산 관광과 개성공단을 유엔 제재와 관계 없이 풀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반도 운전자론을 내세웠지만, 실질적으로 한반도 문제 미국 결정자론으로 끌려가고 말았다. 개성공단과 금강산 관광을 미국 가서 허락받으려면 어떡하느냐"며 "한국 대통령이 이를 저질러 기정사실화시키고, 미국의 양해를 받는 접근을 하지 않으면, 지금 상황에서 한 발자국도 나가지 못한다"고 했다.

김연철 통일부 장관이 20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토론회 일정을 마친 후 회관을 나서고 있다. /뉴시스
한편 정 전 장관은 김연철 통일부 장관을 향해 "통일부 장관이 축사만 하고 다니는 것 비정상이다. 나는 (통일부 장관 시절) 축사할 시간이 없었고, (임기) 2년 5개월간 95번 회담 준비하느라 바빴는데 후배 장관은 축사만 한다. 어제도 어디 가서 축사했다. 지금 대책 수립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 장관은 이 토론회에 축사를 하고 기념사진을 촬영한 뒤 자리를 떠, 정 전 장관의 이 발언을 직접 듣지는 못했다. 정 전 장관은 김대중·노무현 정부 때 통일부장관을 지냈다.

이 토론회에 참석한 김 장관은 축사에서 "오늘부터 이틀간 시 주석이 북한을 방문한다. 하노이 미북 정상회담 이후 교착 상태인 미북 비핵화 협상이 조속히 재개되는 데 기여할 것으로 기대한다"며 "이달 말엔 주요20개국(G20) 정상회의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방한도 예정돼 있다. 남북, 미북간 대화도 늦지 않게 재개돼야 한다"고 말했다.

3일의 약속

오늘의 정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