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광일의 입] 황교안 대표의 앞날

김광일 논설위원
입력 2019.06.18 18:53

이번 주 주간조선 커버스토리는 ‘황교안의 첫 번째 위기’다. 황 대표가 친박과 중도 사이에 끼어 어떻게 선거를 치러내야 하느냐, 이 문제를 파고들었다. 정치평론가 고성국 박사와 언론인 출신 이종근 실장은 최근 대담집 ‘자유우파 필승 대전략’이란 대담집을 냈는데 "황교안이 답인가?" 묻고 "황교안이 답이다!"고 했다.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의 앞날에 어떤 변수가 있을지 따져본다.

첫째는 박근혜 전 대통령의 석방 여부다. 사면이 될지 아니면 형 집행정지가 될지 두고 봐야겠지만 아마 사면 쪽일 가능성이 높다. 성탄절 사면, 연말 사면 둘 중 하나일 수 있다. 칼은 문재인 정권이 쥐고 있다. 박 전 대통령과 이명박 전 대통령을 묶어서 사면할 수도 있다. 문 정권은 어떤 형식이 됐든 총선에서 보수 세력을 가장 효과적으로 흔들어놓을 수 있는 타이밍을 노릴 것이다. 그 국면을 황교안 대표가 어떻게 넘어가느냐, 이게 최대 분수령이 될 것이다.

박 전 대통령 사면 논의가 본격화되면 그때 불거지는 문제는 탄핵에 관한 책임 공방이다. 황교안 대표는 총선을 이기려면 어떻게든 대한애국당과 통합 혹은 선거 연대를 모색하지 않을 수 없을 텐데, 대한애국당은 그 전제 조건으로 ‘탄핵 오적(五賊)’을 처리하라고 요구하고 있다. 대한애국당이 말하는 탄핵 오적은 홍준표, 김무성, 권성동, 김성태, 유승민 다섯 사람이다. 황교안 대표가 박 전 대통령의 사면 논의 국면을, 2008년 18대 총선 때의 ‘친박연대’ 돌풍과 비슷한 통합 에너지로 승화시킬 수 있을 것인가, 아니면 지리멸렬 분열 국면으로 방치할 것인가, 그것을 콘트롤 할 수 있는 정치적 역량을 발휘할 수 있겠는가 하는 점이다.

이 국면은 두 가지로 볼 수 있다. 박 전 대통령이 지금까지 해왔던 것처럼 황교안 대표에게 곁을 주지 않고 적대시할 수도 있다. 아니면 ‘보수 빅텐트’와 ‘제2의 친박연대 돌풍’을 목표로 대승적 태도 변화를 보일 것인가 하는 점이다. 박 전 대통령은 ‘정치 9단’이고, ‘선거의 여왕’이다. 아무려면 보수를 다시 한 번 분열시키는 쪽으로 역할을 하지는 않을 것이란 기대가 있다. 박 전 대통령과 관계를 재설정하는 파도를 황교안 대표가 어떻게 타고 넘느냐 이 역시 중요한 변수다.

또 하나는 황교안 대표가 2016년 20대 총선의 공천 파동을 어떻게 정리하고 넘어가느냐 이 점이다. 친박계가 공천권을 휘두르는 데 반발해 김무성 전 대표가 이른바 영도다리 ‘옥새를 나르샤’, ‘도장 파동’까지 벌였는데, 이것을 누구 책임으로 볼 것이냐 여부가 태극기 지지 세력과 중도 세력의 결합이 가능할 것이냐 이 문제와 연결돼 있다. 황교안 대표가 이 숙제를 어떻게 풀 것인가.

현 시점에서 황교안 대표의 당내 지지 세력은 친박 의원들이라고 봐야 한다. 당의 살림을 책임진 한선교 사무총장, 그리고 ‘당의 입’으로 실력 발휘를 하고 있는 민경욱 대변인이 친박 인사다. 친박 홍문종 의원이 탈당계를 제출하고 대한애국당으로 옮아가고, 한선교 의원은 총장 자리에서 자진사퇴를 하는 등 다소 어지러운 사태가 이어지고 있다. 황교안 대표는 의원들의 전폭적인 지지를 얻지 못하고, 친박 의원들이 ‘간만 보고 있다’는 분석도 있다.

그동안 황교안 대표의 성적표는 나쁘지 않다. 당 지지율도 웬만큼 끌어올렸다. 장외투쟁을 이어가면서 옷소매를 걷어 부치고 주먹을 휘두르는 모습에서 장수의 전투력을 봤다는 유권자도 많다. 그러나 두 가지 문제가 있다. 그가 보수 결합을 이끌어내는데 가장 적합한 인물인 것은 맞다. 다만 확장성에는 한계가 있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있다. 바로 ‘중도층’과 ‘젊은층’을 황교안 대표가 어떤 힘을 발휘할지 그것이 최대 고비가 될 것이다.

황교안 대표에게 있어서 국민 눈에 가장 뚜렷하게 보이면서 가장 현실적인 실력 발휘는 혁명 수준에 가까운 감동적인 공천을 진행하느냐에 달려 있다. 친박이든 비박이든, 중도층이든 젊은층이든, 그 세력들을 아우르면서 자유민주주의를 신봉하는 보수가 되살아 나느냐 죽느냐,
이 모든 것은 황교안 대표가 온 국민을 감동시키는 총선 후보 공천을 성공적으로 이끌어 내느냐에 달려 있다. 앞으로 10개월, 황교안 대표의 앞날과 정치 운명은 결국 두 가지 요소로 결정된다. 박근혜 전 대통령 석방 그리고 성공적인 총선 후보 공천이다.


*조선일보 김광일 논설위원이 단독으로 진행하는 유튜브 ‘김광일의 입’, 상단 화면을 눌러 감상하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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