親與 태양광회사 2곳, 무자격업체 시켜 싼값 시공… 직접 설치한 것처럼 실적 부풀려 44억 보조금 타내

최원국 기자
입력 2019.06.17 01:30

[탈원전 2년의 늪] 서울시, '커미션 장사' 의혹도 제기

친여(親與) 성향 인사들이 운영하는 미니 태양광 발전 설치 업체 2곳이 그동안 무자격 업체에 시공을 불법 하도급한 것으로 밝혀졌다. 두 회사는 이렇게 실적을 부풀려 지난해 국내 시장 24%를 합산 점유하고, 총 44억원의 보조금도 타냈다. 16일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소속 자유한국당 윤한홍 의원실에 따르면, 미니 태양광 발전업체 해드림협동조합과 녹색드림협동조합이 무자격 업체에 시공 하도급을 줬다가 지난달 서울시 감사에 적발됐다.

서울시는 지난 12일 "태양광 설비를 직접 시공하지 않고 불법으로 무자격업체에 하도급한 5개 보급업체를 감사 과정에서 적발했다"고 발표했지만, 구체적인 위반 업체명을 공개하지 않았었다. 서울시는 이 가운데 녹색드림 등 3개 업체를 금년도 사업에서 배제했다. 해드림은 올 초 사업자 모집에 참여하지 않아 서울시도 별도 제재 조치를 하지 않았다.

적발된 2곳은 더불어민주당이나 운동권, 시민단체 출신 등 친여 인사들이 중심이 돼 운영되는 회사다. 녹색드림협동조합은 민주당 전신인 열린우리당 청년위원장을 지낸 허인회씨가 이사장을 맡고 있다. 해드림협동조합의 박승록 이사장은 진보단체 인사들이 설립을 주도한 한겨레두레공제조합의 사무국장 출신이다. 서울시 관계자는 "이 회사들은 직접 시공하는 것처럼 정부를 속여 보조금 등 설치비를 받고, 실제 공사는 이보다 싼 금액을 주고 무자격 업체에 맡겨 그 차액을 챙겼다"고 밝혔다. 이른바 '커미션 장사'를 했다는 것이다.

서울시는 각 업체가 설치한 미니 태양광 발전기의 개수와 설치 용량 등 실적에 따라 보조금을 지급한다. 서울시민이 업체를 통해 53만원짜리 태양광 패널 한 장을 베란다에 설치하면 7만원만 낸다. 나머지 돈은 서울시와 구청이 나눠서 업체에 준다. 서울에서 작년 한 해에만 해드림이 5988대를 설치해 보조금 26억여원을 받았고, 녹색드림이 3991대를 설치해 17억8000여만원을 타갔다.

미니 태양광 발전 설치업계는 친여 성향 인사들이 운영하는 업체들이 주도하고 있다. 작년 시공 금액 기준으로 해드림이 2위, 녹색드림이 4위다. 이번에 적발되지 않은 3위 서울시민햇빛발전은 민주화운동 기념사업회 출신 박승옥씨가 이사장을 지냈고, 지금도 이사로 재직 중이다. 이 3개 업체가 전체 서울시 보조금의 35%를 가져갔다. 윤한홍 의원은 "태양광 설치 시장이 여권 인사들의 놀이터가 된 셈"이라고 말했다.

허인회 녹색드림 이사장은 본지가 16일 불법하도급에 관한 입장을 묻자 "휴일이라 답변이 곤란하다"고 답했다. 해드림 측과는 수차례 통화를 시도했지만 연락이 닿지 않았다.


조선일보 A10면
말모이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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