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저작권료 지켜주려… 국고 귀속 앞두고 北청구권 연장

권순완 기자
입력 2019.06.10 03:00

북한의 저작권 업무 대행 통일부 등록 민간단체 경문협
공탁금 보관기간 만료 전 재공탁

국내 방송·출판사들이 북한 영상·저작물 등을 사용하고 북한에 낸 저작권료가 법원의 공탁금 보관 기간 10년 제한 규정으로 한국 정부에 귀속될 상황에 처하자, 북한 저작권 업무를 대행해주는 통일부 등록 민간단체가 법원에서 일단 돈을 찾은 뒤 다시 맡기는 방법까지 동원해 이를 지켜낸 것으로 확인됐다.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정양석 의원(자유한국당)이 9일 통일부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통일부 관리·감독을 받는 국내 법인 '남북경제문화협력재단'(이하 경문협)은 자신들이 국내 방송·출판사 등으로부터 받아 법원에 공탁한 북한 저작권료 총 16억여원 가운데 2200만여원을 지난 4월 회수한 뒤 다시 공탁했다.

이 2200만여원은 경문협이 2009년 5월 공탁했던 금액이다. 공탁금은 청구권자가 돈을 가져갈 수 있는 날로부터 10년 동안 가져가지 않으면 국고에 귀속된다. 공탁금의 국고 귀속일이 다가오자, '회수 후 재(再)공탁'이란 방법을 통해 북한이 돈을 가져갈 수 있는 기간을 연장해 준 것이다.

경문협은 지난 2004년 설립 이후 북한 저작권 사무국과 계약을 맺고, 국내 방송사가 사용하는 북한 조선중앙TV 영상이나 국내 출판사가 펴낸 북한 작가의 작품 등에 대한 저작권료를 북한을 대신해 걷어왔다. 작년까지 법원에 공탁한 북한 저작권료 총액은 약 16억5000만원이다. 경문협은 앞으로 나머지 16억3000여만원도 보관 기간 만료가 돌아오는 대로 재공탁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저작권료를 북한에 보내지 못하고 법원에 공탁하는 이유는 우리 정부의 대북(對北) 제재다. 정부는 2008년 7월 박왕자씨 금강산 피격 사건이 일어나자 그해 10월부터 저작권료 송금을 금지했다. 그 이전까지는 저작권료 총 7억9000여만원이 북한에 송금됐다. KBS 등 지상파는 매년 수천만원, 종합편성채널은 수백만원 수준의 저작권료를 경문협에 내 온 것으로 알려졌다. 임종석 전 청와대 비서실장이 경문협 이사장을 지냈다.


조선일보 A10면
말모이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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