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靑, 청원게시판 개인정보를 동의없이 구글에 줘"

원선우 기자
입력 2019.05.06 03:00

野 "수백만명 접속이력 등 제공, 개인정보보호법 위반" 주장
구글과의 정보처리 방침 등 홈페이지에 안알려 불법 논란… 靑 "통계작성 등 목적, 문제 없다"

청와대가 개인정보보호법을 지키지 않은 상태에서 청와대 청원게시판 이용자 수백만 명의 연령, 성별, 접속 이력 등의 개인정보를 미국 구글사에 제공했다는 주장이 5일 제기됐다. 그러나 청와대는 "통계 작성 및 학술 연구 등의 목적이므로 문제가 없다"고 반박했다.

◇"靑, 이용자 개인정보 제공하고 구글 분석 활용"

국회 운영위 소속 자유한국당 정유섭 의원이 청와대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청와대는 홈페이지에 구글 애널리틱스(GA·Google Analytics)를 탑재하고 있다. GA는 구글이 개발한 사용자 정보 분석 시스템이다. 공공기관이나 기업 등 홈페이지 운영자가 구글과 GA 사용계약을 맺으면, 홈페이지 사용자들의 지역, 연령, 성별뿐 아니라 각종 사이트 접속 이력, 홈페이지 내에서의 콘텐츠 이용 내역 등을 '자동수집장치(쿠키)'를 통해 실시간으로 분석해준다. 이용료는 무료지만 구글은 이 정보를 바탕으로 사용자 취향을 분석해 다른 사이트에서 '맞춤 광고'를 내보내는 데 활용한다. 청와대는 GA를 통해 '민심 동향'을 간편하게 파악할 수 있고 구글은 그 대가로 광고를 위한 '빅데이터'를 제공받는 셈이다.

청와대는 최근 '한국당 해산' 청원과 관련, "청원자 상당수가 베트남·미국 등에서 왔다"는 야권 일각 주장에 대해 GA 자료를 근거로 "3월 전체 청와대 홈페이지 방문 중 국내 비중은 90.37%, 베트남 3.55%, 미국 1.54%"라고 밝혔다. 청와대는 베트남에서 트래픽이 유입된 경로(현지 언론사 3곳)와 베트남 사용자가 반응했던 이슈(가수 승리 사건 등)까지 설명했다. 그만큼 상세한 GA 분석 결과를 받아봤다는 것이다.

◇개인정보法 위반 논란

이에 대해 정 의원은 "청와대가 청와대 게시판 이용자들의 동의를 받지 않고 개인정보를 제공했기 때문에 불법"이라고 주장했다. 현 개인정보보호법 17조는 정보를 제공받는 제3자가 누구인지, 무슨 목적으로 어떤 정보를 제공하는지 등을 상세히 밝히고 동의를 받도록 하고 있다. 또 같은 법 30조에 따르면 제3자에 사용자 개인 정보를 제공할 때 쿠키를 사용한다는 사실도 해당 홈페이지의 '개인정보처리방침'에 밝혀야 하고 이를 위반하면 1000만원 이하 과태료가 부과된다. 청와대가 이 규정들을 모두 어겼다는 게 정 의원 주장이다. "청와대가 GA 사용 사실을 사용자에게 알리지 않은 것은 구글과의 계약 약관 위반"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이에 대해 청와대는 "이용자 사전 동의 없이는 개인 정보를 제3자에게 제공하지 않는다"며 "단, 통계 작성 및 학술 연구 등의 목적을 위하여 필요한 경우 특정 개인을 알아볼 수 없는 형태로 개인정보를 처리할 수 있다"고 했다. 그러나 청와대는 '개인정보처리방침 등에 왜 GA 관련 사항을 밝히지 않았는가' 등에 대해선 명확히 답하지 않았다. 현재 미국 백악관과 영국 정부 등은 "GA에 정보를 제공하고 있다"는 내용을 홈페이지에 명시하고 있다.


조선일보 A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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