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하노이 결렬 두달만에 무력 시위…"단거리 발사체 韓·美 겨냥한 판 흔들기"

윤희훈 기자
입력 2019.05.04 15:55 수정 2019.05.04 15:58
"北 발사체, 신형 다연장 로켓포로 추정…유엔 제재 안 넘는 선에서 대남·대미 도발"
"南 타겟 삼은 무력 도발…한반도 평화 무드 취약성 보여줘"

북한이 4일 오전 강원도 원산 호도반도 일대에서 최대 비행거리 200㎞에 이르는 단거리 발사체 여러 발을 발사했다. 군 당국과 전문가들의 발언을 종합하면 북한이 이날 쏜 단거리 발사체는 300㎜ 신형 방사포일 가능성에 무게가 실린다. 사진은 300mm 신형 방사포. /연합뉴스
베트남 하노이에서 열린 2차 미북 정상회담이 결렬로 마무리 된 후 소극적인 군사 시위를 벌이던 북한이 4일 동해상으로 단거리 발사체 발사를 감행했다. 합동참모본부에 따르면 북한은 이날 오전 9시 6분부터 9시 27분까지 강원도 원산 호도반도 일대에서 북동쪽 방향으로 단거리 발사체 수발을 발사했다.

이날 북한의 발사체 발사에 대해선 하노이 회담 결렬 이후 미·북 비핵화 협상이 교착 국면에 빠진 가운데 북한이 판을 흔들기 위한 저강도 무력 시위에 나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북한이 이날 동해상으로 쏜 발사체에 대해선 신형 다연장 로켓포라는 분석이 나온다. 한미 당국은 북한이 쏜 발사체에 대해 정밀 분석을 하고 있다.

국가정보원 대북실장을 지낸 김정봉 유원대 석좌교수는 "북한이 쏜 발사체의 사거리가 70~200km였다는 점을 볼 때 신형 다연장 방사포로 보인다"면서 "형상유도장치 등 신기술이 탑재된 재래식 무기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북한으로선 핵·탄도 미사일 등 전략 무기 뿐만 아니라 재래식 무기도 상당한 수준에 올라왔음을 보여주는 위협 행위에 나선 것"이라면서 "유엔 제재를 위반하지 않는 선에서 한국과 미국을 동시에 노리는 저강도 위협에 나선 것"이라고 했다.

김 교수는 이어 "문재인 정부는 4·27 판문점 선언 1주년을 맞아 한반도에 평화가 도래했다고 자랑해왔는데, 북한은 무력 실력과시로 언제든지 평화 무드를 깰 수 있음을 보여줬다"면서 "미국을 향해서도 국내에 있는 주한미군을 언제든지 타격할 수 있다는 메시지를 보냈다"고 했다.

윤덕민 전 국립외교원장은 "북한은 미·북 협상을 마치고 3개월 정도가 지나면 반드시 도발에 나섰다"면서 "그동안의 패턴을 볼 때 오늘 도발은 충분히 예상됐던 일"이라고 말했다. 윤 전 원장은 이어 "북한으로선 그동안 미 측에 밝혀온 '내년부터는 현상 유지를 하지 않겠다'는 의지를 다시 한번 밝힌 것"이라고 의도를 분석했다.

윤 전 원장은 북한의 이번 발사체 도발과 관련한 한국 정부의 대응이 핵심이라고 봤다. 그는 특히 작년부터 조성된 한반도 평화 국면의 취약성이 이번 북한의 무력 도발로 드러났다고 지적했다. "9·19 남북 군사합의서를 채택한 후 평화 모드로 돌아선 우리에게 북한의 발사체 실험은 실질적 위협이 된다"면서 "미국을 노리는 장거리 미사일 발사가 아닌 우리를 타겟으로 하는 단거리 발사체 실험이 우리로선 더 위협이 된다"고 말했다.

신범철 아산정책연구원 안보통일센터장은 "북한의 이번 무력 도발은 미국을 빨리 부르기 위한 것"이라며 회담 재개를 위한 무력 시위라고 봤다. 신 센터장은 "장거리 탄도 미사일 실험은 북한으로서도 위험하다"며 "장거리 미사일을 쏠 경우, 중국과 러시아가 대북 지원을 중단할 수 있다. 이런 요소들을 고려해 단거리 발사체 발사를 선택한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과 미국은 북한의 이번 발사체 발사와 관련해 상당히 신중한 자세를 보이고 있다. 외교부에 따르면 강경화 외교부 장관과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은 4일 전화 협의를 통해 추가 분석을 지속하는 한편, 신중히 대처하면서 계속 소통해 나가기로 했다.

한미 양측은 오는 9일 예정된 스티븐 비건 미 국무부 대북정책특별대표의 방한 계기 열리는 한·미 워킹그룹 회의에서 북한의 무력 도발에 대한 대응 방안을 논의할 것으로 보인다.

3일의 약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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