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이미선 통과해달라" 보이콧… '문형배 보고서' 또 불발

손덕호 기자
입력 2019.04.18 18:09 수정 2019.04.18 18:43
평화당 박지원 참석하려다 '다른 일정' 이유로 불참…의결정족수 부족해 불발
文 대통령 19일 전자결재로 문형배·이미선 후보자 임명할 듯

자유한국당과 바른미래당 소속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위원 9명이 문형배 헌법재판관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경과보고서 채택을 요구하며 18일 오후 법사위 전체회의를 열었다. 그러나 더불어민주당 위원들이 회의를 보이콧해 보고서 채택이 불발됐다. 여당 위원들은 이미선 헌법재판관 후보자 청문보고서도 채택해야 한다고 주장하며 전체회의에 불참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이날까지 청문보고서를 보내달라고 재차 요청했었다. 결국 문 후보자는 적격 여부에 대한 여야 이견이 없음에도 보고서 채택 없이 임명될 가능성이 커졌다.

국회 법사위는 이날 오후 4시 19분 문 후보자 청문보고서를 채택하기 위해 전체회의를 열었다. 회의엔 여상규 위원장을 비롯한 한국당 소속 법사위원 7명과 바른미래당 소속 법사위원 2명 등 9명이 참석했다. 민주당 소속 법사위원 8명과 민주평화당 소속 법사위원인 박지원 의원은 불참했다. 여 위원장은 여당 위원들이 불참한 가운데 박 의원이 참석하기를 기다리다가, 오후 5시7분 산회를 선포했다.

18일 국회에서 열린 법사위 전체회의에서 여상규 위원장이 이미선 헌법재판관 후보자를 제외하고 문형배 헌법재판관 후보자 인사청문 경과보고서만 상정하고 있다. 이날 법사위는 의결정족수 부족으로 산회됐다. /뉴시스
여당은 야당이 찬성하는 문 후보자는 물론, 이미선 헌법재판관 후보자에 대한 청문보고서도 채택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한국당과 바른미래당 등 야당은 문 후보자만 청문보고서를 채택해야 한다고 맞섰다. 한국당과 바른미래당은 이 후보자의 자진사퇴를 요구하고 있다.

여야가 대립하며 청문보고서를 채택하지 못하자,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16일 국회에 문형배·이미선 후보자에 대한 청문보고서를 18일까지 송부해달라고 요청했다. 이날은 보고서 재송부 시한 마지막날이다. 그런데도 민주당 의원들이 이미선 후보자까지 청문보고서를 채택하지 않으면 회의에 참석할 수 없다며 회의 자체를 보이콧했다.

여 위원장은 "노영민 청와대 비서실장이 국회 운영위원회에 참석해 국회가 청문보고서를 채택하지 않는 것은 '직무유기'라고 이야기했다고 한다"며 "그런 청와대의 의견에 의하면 민주당의 직무유기가 이렇게 심각하게 일어나고 있다. 이것을 문 대통령이 보고 어떤 생각을 할지 참으로 궁금하다"고 말했다.

국회법에 따르면 국회 상임위원회는 재적위원 5분의 1 이상의 출석으로 개회하고, 상정된 안건은 재적위원 과반수의 출석과 출석위원 과반수의 찬성으로 의결한다. 평화당의 박지원 의원이 이날 법사위에 참석했다면 18명 중 10명이 출석하게 돼 문 후보자 청문보고서를 의결할 수 있었다.

여 위원장에 따르면 박 의원은 당초 법사위에 참석하겠다는 뜻을 밝혔다고 한다. 그러나 법사위 전체회의가 개회한 후 '다른 일정이 생겨 회의 참석을 할 수 없다'는 뜻을 전하며 회의에 나오지 않았다. "박 의원에게 한번 더 (출석하라는) 의견을 타진해보자"는 한국당 이완영 의원의 제안을 받아들여 여 위원장은 오후 4시53분 정회한 뒤 박 의원에게 전화를 걸었다.

오후 5시 5분 회의를 속개한 여 위원장은 "박 의원을 출석케 하기 위해 직접 전화를 걸었다. 신호는 가지만 전화는 받지 않고 있다. 평화당 정동영 대표에게까지 전화를 걸었지만 받지 않는다. 박 의원은 지역으로 내려갔다는 이야기가 들린다"며 "부득이하게 문 후보자 청문보고서도 채택하지 못하게 됐다. 매우 안타깝게 생각한다"며 오후 5시 7분 산회를 선포했다.

다만 박 의원 측의 설명은 여 위원장의 발언과 다소 다르다. 박 의원 측 관계자는 "법사위 회의가 열리기 전 참석 여부에 대해 물어와 '미정'이라고 알렸고, 회의가 열리던 중 '일정이 있어서 참석하지 못한다'고 전했다"고 말했다. 또 박 의원은 페이스북을 통해 "여 위원장이 오후 4시56분에 일반전화로 전화를 했다. 그 때 휴대전화으로 다른 일을 하고 있어서 받지 못했고, 또 기억하지 못하는 번호의 일반전화는 받지 않는 습관이 있다"고 해명했다.

이날 국회에서 문 후보자와 이 후보자 인사청문경과보고서 채택이 불발됨에 따라, 문 대통령은 오는 19일 우즈베키스탄 현지에서 전자결재를 통해 두 후보자를 임명할 것으로 보인다.

3일의 약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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