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정인 "5∼6월 트럼프 방일 계기로 미·북 대화 재개할 것"

김보연 기자
입력 2019.04.17 17:07
"하노이 회담 이후 모든 상황 불투명…절망할 필요는 없어"
"제재 틀 안에서 北에 성의 보여주는 게 중요한 시작일 수 있어"

17일 오후 서울 중구 웨스틴조선 호텔에서 '4.27 판문점 선언 1주년 성과와 향후 과제'를 주제로 열린 통일연구원 개원 28주년 기념 학술회의에 문정인 대통령 통일외교안보특보(왼쪽)와 성경륭 경제·인문사회연구회 이사장이 이야기를 나누며 입장하고 있다./연합뉴스
문정인 대통령 통일·외교·안보 특보는 오는 5∼6월로 예상되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일본 방문을 계기로 미·북이 다시 대화에 나서게 될 것이라 전망했다.

문 특보는 17일 서울 소공동 웨스틴 조선호텔에서 열린 통일연구원 학술회의에서 "5∼6월 트럼프 대통령이 일본을 방문하게 되면 한국도 방문하게 될 것"이라면서 "그렇게 되면 북·미 간에 대화도 가능한 것 아닌가 생각한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5월 26∼28일 새 일왕 즉위 후 일본을 국빈 방문한다. 이어 6월 28∼29일엔 오사카(大阪)에서 열리는 G20(주요 20개국) 정상회의에 참석할 예정이다.

문 특보는 "하노이 이후 모든 상황이 불투명한 것이 사실"이라면서도 "미리 절망할 필요는 없다"고 했다. "지금 과도기적 불확실성이 있지만, 항상 미래를 밝게 볼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문 특보는 또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최근 시정연설에서 남측에 '민족의 이익을 옹호하는 당사자' 역할을 주문한 것과 관련해 "문재인 대통령도 그렇게 하고 싶지만, 국제 제재가 있고 정부 입장에서 어려운 부분이 있다"고 했다.

그는 "대통령 말대로 제재 틀 안에서 최대한 협력하면 북한의 성에는 안 차겠지만, 성의를 보여주는 게 중요한 시작이 될 수 있다"고 했다. 이어 "이를 통해 북한의 비핵화를 촉진해 북이 더 구체적인 비핵화 행보를 취한다면 바로 우리가 이어서 개성공단과 금강산 관광 재개와 제재 (완화) 문제를 거론할 수 있는 것 아닌가"라고 말했다.

이날 학술회의에 참석한 전문가들은 북한 비핵화와 한반도 평화 정착 과정에서의 문재인 정부의 적극적인 역할을 주문했다. ‘중매자’ ‘촉진자’를 넘어서 ‘당사자’로 나서야 한다는 것이다.

김준형 한동대 교수는 "정부가 진짜 당사자가 되려면 우리의 중재안으로 북한과 미국을 콘텐츠로 설득하는 방법밖에 없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당사자'가 되라는 북한의 요구에 대해 "우리에 대한 불만인 동시에 도움을 요청하는 것"이라며 정부가 북한에 완전 무장해제에 준하는 요구를 하는 미국을 설득해 북한을 신뢰하게 해야 한다고 했다. 문 특보가 ‘정부가 그런 의지가 없다는 말인가’라고 묻자 김 교수는 "지나치게 조심스럽고 결벽증이 있는 것 같다"고 답했다.

구갑우 북한대학원대 교수는 "한국이 당사자·중재자를 이야기하고 있는데 한 걸음 더 나아가 일종의 기획자 역할을 할 수 있는 정체성을 확보해야 한다"고 했다. 문장렬 국방대 교수는 한·미워킹그룹과 같은 '남북워킹그룹'을 만들어 비핵화, 제재, 경협 등을 논의하는 방안을 제안했다. 이에 대해 이승현 국회입법조사처 입법조사관은 "남·북 워킹그룹을 남·북·미 워킹그룹으로 확장해야 한다"며 "한국이 당사자는 물론 기획자가 돼야한다고 했는데, 비핵화 등을 효율적으로 논의하려면 3자가 모여서 얘기하는 게 가장 좋다"고 말했다.

문장렬 교수는 한미동맹을 한국 뿐 아니라 한반도의 평화를 위한 남북 공동의 자산으로 발전시키는 방안도 모색해 볼 필요가 있다고 했다. 그는 "남·북·미 3자가 각각의 양자관계와 함께 그 3자를 중심으로 동북아의 주요 국가들을 포함한 다자안보협력체제를 구현해 내는 외교 기술이 절실하다"고 했다.

3일의 약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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