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부 이어 통일연구원서도… "靑지시라며 사퇴 종용"

김형원 기자
입력 2019.03.25 03:00

총리실 관계자가 찾아와 압박… 작년 4월 후임에 김연철 앉혀

현 정부 들어 임기 2년 2개월을 남겨두고 자진 사퇴했던 손기웅(60) 전 통일연구원장은 24일 "국무총리실 관계자가 사퇴를 종용하면서 '우리도 청와대 인사수석실에서 통보받는다'고 했다"고 밝혔다. 국책 연구기관장의 자진 사퇴 과정에 청와대 인사수석실의 지시가 있었다는 취지다. '환경부 블랙리스트' 사건에 이어 국무총리실 산하기관에서도 퇴진 압박 의혹이 제기된 것이다.

손 전 원장은 본지 인터뷰에서 "사퇴 종용 과정에서 '블랙리스트'의 존재를 암시하는 대목도 있었다"고 했다. 정부 관계자가 "다른 분들은 '그게' 2017년 11월 초에 나왔는데, 원장님 것은 12월에 나와서 한 달 시차가 있었다"며 "그 이전에 일괄로 한 번 왔을 때에는 원장님 이름이 없었다"고 말했다는 것이다.

손 전 원장은 2017년 12월 엘리베이터에서 남녀 직원의 머리를 쓰다듬었다는 논란에 휘말려 취임 10개월 만인 지난해 1월 자진 사퇴했다. 손 전 원장은 "끝까지 진실을 밝혀서 잘못이 있다면 처벌받겠다는 입장이었다"면서 "그런데 정부 관계자는 '자진 사퇴만 해주면 아무 일도 없는 것으로 하겠다'며 회유했다"고 말했다. 손 전 원장 후임에는 작년 4월 김연철 인제대 교수(통일부 장관 후보자)가 부임했다.


조선일보 A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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