셔먼 전 美국무차관 "北 영변 폐기에 제재 해제는 비현실적"

윤희훈 기자
입력 2019.03.21 09:50
웬디 셔먼<사진> 전 미 국무부 차관은 미·북 비핵화 협상과 관련해 "영변 핵 시설 폐기만으로 제재 해제를 하는 것은 비현실적"이라고 말했다고 미국의소리(VOA) 방송이 20일 보도했다.

셔먼 전 차관은 VOA와의 인터뷰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그런 협상안에 합의하지 않은 건 옳았고 잘 한 결정"이라면서 이같이 말했다.

셔먼 전 차관은 "북한에 영변 핵시설 폐기는 모든 제재를 해제할 수 있을 만큼 충분한 조치가 아니라는 점을 분명히 해야 한다"면서 "영변(핵시설 폐기)이 큰 단계이긴 하지만 필요한 모든 것은 아니다"고 했다.

그는 "미국은 협상에 나설 준비가 됐지만, 이제는 두 정상 간의 만남을 우선시 하지 않고 실무진 선에서 미국이 매력을 느낄 만한 합의를 먼저 하겠다는 점을 강조해야 한다"고 했다.

셔먼 전 차관은 또 "북한은 영변 외 다른 핵시설을 폐기할 준비가 돼 있어야 하고 또 국제사회가 요구하는 검증 절차를 따라야 한다"며 "국제원자력기구(IAEA)가 검증과 감시 활동을 할 수 있도록 허용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북한이 미국과 협상하면서도 계속 핵 개발을 한다고 보느냐'는 질문에 "38노스,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등이 위성 사진을 분석해 북한이 개발을 지속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며 "확실하다"고 답했다.

셔먼 전 차관은 "국제사회의 제재가 북한을 압박했다. 김정은(북한 국무위원장)을 대화 테이블로 나오게 만든 확실한 요인"이라며 "제재는 계속 유지돼야 하고 국제사회는 대북 제재를 엄격히 이행해야 한다"고 했다.

이어 "만약 중국이 대북 제재를 가하지 않으면 대북 압박에 엄청난 어려움이 생길 것"이라며 "북한과의 핵 협상은 이란과 비교조차 할 수 없을 만큼 어려운 일"이라고 했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이 비핵화의 대가로 '밝은 경제적 미래'를 약속하는 데 대해선 "좋은 방안이 아니다"면서 "그 약속이 달성될 때까지 많은 시간이 걸린다. 김정은이 미심쩍어하는 약속이기도 하다"고 했다. 그러면서 "김정은은 북한에 해외 기업이 진출하는 과정에서 정권이 약화될 것을 우려한다"며 "북한의 비핵화 유인책으로 다른 방책을 강구해야 한다"고 했다.

셔먼 전 차관은 빌 클린턴 행정부에서 대북정책조정관을, 버락 오바마 행정부에서 국무부 정무 담당 차관을 지냈다. 과거 이란과의 핵합의를 이끌어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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