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경원 "文, 김정은 수석대변인"…이해찬 "국가원수 모독죄"

김명지 기자 이슬기 기자
입력 2019.03.12 11:06 수정 2019.03.12 12:53
민주당 의원들, 고함⋅고성으로 항의...단상 앞에서 여야 의원들 삿대질하며 아수라장
이해찬 "저런 의식⋅망언으로 한국당 집권할 일 결코 다시 없을 것"

자유한국당 나경원 원내대표가 12일 국회 본회의장에서 교섭단체 연설을 하는 도중에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이 연설 내용을 문제 삼아 일부 퇴장하는 소동이 벌어졌다. 나 원내대표가 '대통령이 김정은 수석대변인'이라고 언급하자, 민주당 의원들이 고함을 치며 사과를 요구하는 등 강하게 반발했다. 나 원내대표 발언에 대해 민주당 이해찬 대표는 "국가 원수 모독죄에 해당한다"고 말했다.

자유한국당 나경원 원내대표가 12일 오전 국회 본회의장에서 교섭단체 대표연설을 하고 있다./연합뉴스
나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 본회의 교섭단체 대표 연설에서 북한 비핵화 문제를 거론하면서 "북한에 대한 밑도 끝도 없는 옹호와 대변이 이제는 부끄럽다"고 했다. 그러면서 "더 이상 대한민국 대통령이 김정은 수석대변인이라는 낯뜨거운 이야기를 듣지 않도록 해달라"고 했다.

그러자 민주당 의원들은 즉각 "사과하라" "어떻게 대통령을⋯"이라며 고함을 질렀고 한국당 의원들도 "잘 들어보라" "조용히 하라"며 맞받았다. 일부 민주당 의원들은 연설을 못 듣겠다는 듯 자리에서 일어나 퇴장했다.

나 원내대표가 "문재인 정부 경제정책은 위헌"이라고 할 때와 "한⋅미간 엇박자가 심해지고 있다"고 한 대목에서도 민주당 의원들이 고함을 질렀다. 나 원내대표가 연설하는 도중 민주당 의석에서는 '웅성웅성' 소리가 이어졌다.

결국 '김정은 수석대변인' 발언 이후 여야 의원들 간에 고성과 삿대질이 이어지자 민주당 홍영표 원내대표가 단상으로 가 국회의장에게 항의했다. 그러자 한국당 정양석 원내수석부대표도 단상으로 나와 홍 원내대표를 막아섰다. 이에 민주당과 한국당 의원들이 서로 소리치면서 삿대질을 했다.


여야 간 충돌이 이어지면서 나경원 원내대표 연설은 한동안 중단됐다. 문희상 의장은 "조용히 하세요"를 반복했다. 문 의장이 "(의원들은) 그만하라. 나 원내대표는 계속 연설하라"고 하면서 나 원내대표는 연설을 다시 시작했다.

나 원내대표는 본회의 뒤 기자들과 만나 "안타깝다. 하고 싶은 말도 못 하는 국회냐"며 "(야당의 주장에) 귀닫는 자세, 이런 오만과 독선이 대한민국을 무너뜨리고 있다"고 했다.

연합뉴스
나 원내대표 연설이 끝난 뒤 민주당은 의원총회를 열었다. 민주당 이해찬<사진> 대표는 이 자리에서 나 원내대표의 ‘문 대통령은 김정은 수석대변인’ 발언에 대해 "국가 원수 모독죄에 해당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저런 의식과 저런 망언을 하는 사람들이 집권할 일은 결코 다시는 없을 것"이라고 했다.

이 대표는 "정치적으로 도저히 용납할 수 없다"며 당 차원에서 법률적 검토를 거쳐 나 원내대표를 국회 윤리위원회에 회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는 또 "나 원내대표가 연설에서 '좌파정권'이라는 발언을 입에 달고 있던데, 그야말로 냉전체제에 기생하는 정치세력의 민낯을 보는 것 같았다"고 했다. "좌파라는 개념이 뭔지도 모르는 것 같다. 자기들이 싫으면 다 좌파라고 생각하는 것 같다"고도 했다.

이어 "저런 정도의 정치의식과 냉전의식을 갖고는 결코 국민에게 동의받거나 지지받을 수 없다"며 "한국당은 자기들이 정권을 빼앗긴 이유를 아직도 모르는 것 같다"고 했다. 그는 "냉전은 끝나가고 있다"며 "(그런데도) 저분들은 얼음을 손에 들고 있는데 여름이 오면 얼음은 다 녹아버리고 만다"고 했다.

이에 대해 한국당 전희경 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민주당의 행태는 민주주의를 파괴하는 폭거"라며 민주당의 사과를 요구했다.

전 대변인은 "안보⋅경제⋅민생 파탄에 대한 국민의 불안과 시름을 생생히 전달하는 나 원내대표 연설에 민주당 의원들이 고함과 야유를 보내고 발언석까지 나와 연설을 방해했다"며 "민주당의 눈에는 청와대만 있고 국민은 없었다"고 했다.

그는 "‘문 대통령이 김정은의 수석대변인이라는 소리를 듣고 있다’는 내용은 외신의 보도를 통해 익히 알려진 내용"이라며 "그런 소리를 듣지 않도록 잘 해야 한다는 것이 연설에 담긴 뜻이자 안보를 걱정하는 국민들의 요청"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총선) 공천 1년을 앞두고 청와대의 눈도장이 다급했던 것인지, 청와대를 향한 충성경쟁을 벌이느라고 자신들의 행태가 국민들에게 목불인견으로 비치는지 그것조차 망각한 민주당"이라며 "반대자의 목소리를 묵살하는 것이 바로 독재고 민주주의 탄압인데 민주당의 오늘 행태는 변명의 여지가 없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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