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판 아닌 개판" "양승태의 개"… 與지지자 사법부 조롱, 갈 데까지 갔다

윤수정 기자 이승규 기자
입력 2019.02.11 03:00

주말 광화문서 잇달아 집회
김경수 무죄 주장하며 막말

김경수 경남지사 지지자들이 주말 서울 종로구 광화문 인근에서 사법부를 비난하는 집회를 잇달아 열었다. 집회 참가자들은 "판사가 아니라 대법원장의 개"라거나 "재판이 아니라 개판"이라며 사법부를 조롱했다.

9일 오후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사법부 비판 집회에서 범국민시민연대 회원 등이‘김경수는 죄가 없다’는 종이를 들고‘적폐 판사 탄핵하자’는 구호를 외치고 있다. /조인원 기자
지난 9일 정오 서울 종로구 광화문 KT빌딩 앞에서 '사법농단세력 규탄 국민연대' 주최 집회가 열렸다. 김 지사 지지자 등 400여 명이 참석했다. 참가자들은 "김경수는 죄가 없다. 사법 적폐를 청산하자"며 지난 대선 당시 인터넷 댓글 조작을 지시한 혐의 등으로 1심에서 유죄를 선고받고 법정 구속된 김 지사의 무죄를 주장했다.

참가자들은 집회 현장에 마련된 '자유 발언 시간'에 김 지사에게 유죄를 선고한 성창호 판사를 비난했다. "개는 개인데 정권의 개가 아니고 박근혜의 개 아니냐"거나 "성창호는 유신헌법이 반포되던 해에 태어났으니 유신의 개로도 어울린다"고 했다. 한 참가자는 성 판사에 대해 "선출 권력이 아니다. 양승태(전 대법원장)의 개"라고 했다. 그러면서 "양승태가 예쁘다고 감싸주니 개처럼 학학대며 '누가 우리 아빠 집어넣었어'라고 김경수를 집어넣은 것"이라고 했다. 이날 자유발언에서는 "자유한국당과 양승태의 XXX" "역대 대법원장은 다들 친일파"같이 사법부를 공격하는 발언도 나왔다.

광화문광장에서는 이날 오후 5시에도 사법부 비판 집회가 열렸다. 좌파 성향의 '범국민시민연대' 회원 등 1500여 명은 "사법부에서 수구 중 왕(王)수구 양승태 족속들을 탈탈 털어내라"고 했다. 발언자로 나선 정청래 전 민주당 의원은 "문재인 정부를 망가뜨리려는 세력이 항상 있다"며 "사법부에 똬리를 틀고 있는 적폐 세력이 많다"고 했다.

판사 출신인 서기호 전 정의당 의원은 "성창호는 양승태 키즈"라며 "양승태 구속에 충격받은 양승태 사단의 판사들이 사법 농단 수사 총지휘한 문 대통령에 대한 반감으로 김경수 지사에게 보복 판결을 내렸다"고 했다. 안진걸 전 참여연대 사무처장은 "김경수 지사 재판은 재판이 아닌 개판"이라고 했다. 집회에서는 김경수 지사 판결을 비판하는 민주당 추미애, 박영선 의원 영상 메시지도 상영됐다. 추 의원은 판사 출신이고 박 의원은 국회 사법개혁특별위원회 위원장을 맡고 있다.

장영수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사법부에 대한 국민의 자유로운 의견 개진과 판사 개개인에 대한 인신공격은 엄연히 구분돼야 한다"면서 "정치권도 지지표를 모으기 위해 이런 상황을 조장하고 있는 건 아닌지 되돌아봐야 한다"고 말했다.



조선일보 A12면
3일의 약속

오늘의 정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