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남자들의 매력자산, 칼 같은 슈트핏

최보윤 기자
입력 2019.01.08 03:00

젊은 정치인에게 외모는 자원… 옷 잘입는 지도자의 출근복은?

정치인에게 외모는 '부산물'이지만 숨길 수 없는 자원이기도 하다. 영국 사회학자 캐서린 하킴은 '매력 자본'이란 책에서 TV·영상 시대엔 시각 요소가 중요하고, 자신이 지닌 역량의 최대치를 연마하고 드러내는 것이 필수 덕목이라고 했다. 그래서인지 세계 젊은 정치 지도자들에겐 '패기(vigor)' '잘생긴(good-looking)' 같은 단어들이 따라붙는다. '슈트의 정석'이라 불리는 프랑스의 에마뉘엘 마크롱(42) 대통령과 캐나다의 쥐스탱 트뤼도(47) 총리, 스페인의 페드로 산체스(46) 총리, 오스트리아의 제바스티안 쿠르츠(32) 총리가 그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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①캐나다 트뤼도 총리는 블루 그레이 슈트로 멋을 냈다. ②옆으로살짝 퍼지는 이탈리안 칼라(목깃) 셔츠에 폭 좁은 남색 계열 타이를 선호하는 프랑스 마크롱 대통령. ③청바지나 흰 면바지로 캐주얼도 멋지게 소화하는 트뤼도. ④머리를 뒤로 넘겨 강한 인상을 주는 오스트리아 쿠르츠 총리는 몸에 꼭 맞는 잘룩한 재킷으로 젊음을 강조한다. /EPA연합뉴스·게티이미지코리아
이들의 '출근복'을 살피면, 공통으로 즐기는 컬러는 진한 남색이다. 마크롱의 경우 가끔 검정 슈트를 입는 것을 제외하곤 네이비 솔리드(단색) 슈트에 흰 셔츠가 트레이드 마크다. 금융계 출신답게 영국적인 클래식 슈트를 차려입지만 '젊음'은 넥타이로 표현했다. 일반 넥타이 폭은 3인치 정도지만 마크롱은 폭 좁은 단색 넥타이를 주로 착용한다. 양복과 같은 색상이거나 비슷한 색상이다. 니트 소재로도 변주한다. 넥타이 끝도 벨트 위치에 맞춘다.

'미스터 핸섬'이라 불리는 스페인 산체스 총리 역시 남색 슈트를 고수한다. 1m90 키에 학창 시절 농구 선수를 했을 만큼 탄탄한 체형이 눈길을 끈다. 2015년 패션지 바자 스페인판에 표지 모델 촬영을 하면서 1965년 당시 스티브 매퀸의 화보를 재현한 뒤 '조지 클루니의 세련된 매너와 스티브 매퀸의 고전적 미남 매력을 두루 갖춘'이란 수식어가 붙는다. 자줏빛·보랏빛 넥타이를 주로 착용하다 최근에 남색의 클래식한 타이를 맨다. 구두는 약간의 브로그(brogue·가죽에 구멍 뚫린 장식)가 있는 걸 즐긴다.

스페인의 페드로 산체스 총리는 프러시안 블루(감청색) 슈트에 붉은 톤의 타이를 즐긴다. /페드로 산체스 페이스북
역시 장신인 캐나다 트뤼도 총리는 이미지 정치에 가장 능한 인물로 꼽힌다. 남색을 주로 입지만 남색의 대체재로 꼽히는 진회색 양복을 입고 소탈한 포즈를 취하기도 한다. 상의를 탈의하거나, 운동복 차림으로 달리는 모습 등 건장한 몸도 강조한다. 가끔은 가슴을 풀어헤친 면셔츠에 청바지 벨트 차림으로 할리우드 서부극에 나올 법한 스타일을 연출하기도 한다. 체형이 크면 흔히 두 줄로 단추가 달린 더블 브레스티드 슈트를 찾지만 트뤼도는 단추가 한 줄로 두 개 달린 투버튼 슈트로 시선이 분산되는 걸 막는다.

최연소인 오스트리아 쿠르츠 총리는 날렵한 몸에 딱 맞는 20대풍 슬림핏을 추구한다. 재킷도 엉덩이 반쯤까지 오는 잘룩한 길이다. 오스트리아 뉴스 매거진 '프로필'의 게르노 바우어는 뉴욕타임스에 "쿠르츠는 저스틴 비버 같은 이미지" "팬들이 제임스 본드에 비유하기도"라고 했다. 초반엔 넥타이 없이 흰 셔츠를 풀어헤치고 다녔지만 최근엔 넥타이를 맨다. 그와 함께 사진을 찍은 헝가리 빅토르 오르반 총리는 통 넓은 바지 차림으로 쿠르츠와 비교되며 '굴욕'을 당하기도 했다. 마른 체형에 어울리는 스타일. 남성복 전문가 강재영 유니페어 대표는 "네이비 톤 슈트에 다른 채도의 남색 타이를 하면 우아하고 기품 있다"며 "밋밋하다며 반짝이 장식이 수놓인 파스텔톤 타이는 금물"이라고 했다.

살짝 넉넉한 느낌의 슈트가 대세이긴 하다. 제냐, 펜디, 베르사체 등 유명 브랜드는 올 시즌을 겨냥해 헐렁헐렁한 매무새의 슈트를 내놓았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유행을 따른다고 편안한(relaxed-fit) 스타일에 맞추면 더 나이 들어 보인다고 지적했다. 디자이너 장광효는 "아무리 고급 슈트를 입어도 체형과 자세가 뒷받침되지 않으면 볼품없다"며 "엉거주춤 구부정한 자세를 버리고 엉덩이와 어깨를 뒤로 빼 반듯하게 걸어야 옷태가 살고 슬림핏 옷도 소화할 수 있다"고 했다.



조선일보 A18면
3일의 약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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