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대북제재 위반 회사·인물, 어떤 수법 썼나”

이다비 기자
입력 2018.11.23 15:38
미국 법무부가 최근 대북 제재 위반 혐의로 고소한 개인과 회사들이 어느 불법 행위를 어떤 방식으로 저질렀는지에 대해 23일 미국의소리(VOA)가 법원 기소장 등을 확인해 보도했다. 미 법무부가 연방법원에 제출한 소송장에는 대북 제재 대상자가 미국 법을 어떻게 어겼는지 기존 공식 발표 문건보다 자세히 나타나 있다.

이날 VOA는 기소장 등 관련 서류를 확인해 대북 제재를 위반한 회사와 개인의 수법과 몰수 절차 등을 상세히 다뤘다. 매체는 "현재 대북 제재 위반과 관련, 미 법원에 계류 중인 사건은 모두 5건"이며 "몰수 근거가 되는 구체적인 사실과 함께 수사당국이 파악한 불법 자금 규모 등이 담겨 있다"고 했다.

미국으로부터 형사 기소된 인물 중에는 2014년 소니픽처스 해킹 혐의를 받는 북한 해커 박진혁도 있다. /미 연방수사국
VOA는 단둥 즈청금속회사(단둥 즈청)와 이 회사의 소유주 치유펑, 벨머 매니지먼트와 트랜스애틀랜틱 파트너스, 단둥 훙샹과 이 회사 관계자 마샤오훙, 위총 주식회사와 이 회사의 주인인 탄위벵, 북한 해커 박진혁 등의 사후 조치와 수법을 전했다.

미 법무부는 지난해 8월 단둥 즈청과 치유펑의 자금을 몰수해달라며 미 연방법원에 소송을 제기했다. 단둥 즈청은 중국 전자상거래 사이트 ‘알리바바’에서 북한산 석탄과 조개탄, 흑연 등을 거래한다고 광고한 회사다. 미국은 치유펑이 부인인 쟁빙과 함께 단둥 즈청을 세우고 유령회사 최소 4곳을 동원해 북한과 제재 품목을 거래했다고 파악하고 있다.

미 법무부가 제출한 소장에 따르면 치유펑은 단둥 즈청을 통해 북한산 석탄을 사들이고 이를 자신의 유령회사로 보냈다. 이후 이 석탄을 휴대폰이나 사치품목, 설탕 등을 거래하는 제3의 회사에 판매했다. 석탄 대금은 북한에 각종 물품을 넘기는 방식으로 대신했다.

미 당국은 단둥 즈청 석탄 거래 대금으로 유령회사에 건네진 약 408만달러(약 46억원)를 몰수해야 한다고 보고 있다. 당국은 미국의 국제긴급경제권한법(IEEPA), 대북제재와 정책 강화법(NKSPEA), 미 애국법 311조, 돈세탁 위반 혐의 등을 적용해 자금 몰수를 요청했다. 단둥 즈청은 당시 북한 물건을 달러로 거래한다고 명시했는데, 미 금융기관이 연계된 거래인 만큼 미국 법에 근거한 자금 몰수 대상이라는 것이다.

싱가포르 회사 벨머 매니지먼트도 북한 에너지 산업에서 활동하던 싱가포르 회사 ‘트랜스애틀랜틱 파트너스’와 함께 지난해 8월 미 법무부에 피소됐다. 벨머 매니지먼트가 북한 정권과 연계된 회사 대신 정유를 구입해주고 이 금액을 받는 방식으로 돈세탁에 연루됐다는 게 미 사법 당국의 판단이다.

미 연방수사국이 작성한 소장에 따르면 벨머 매니지먼트는 지난해 2월 27일을 포함해 수차례에 걸쳐 정유회사인 ‘IPC’에 685만3000달러를 보냈다. 이후 벨머 매니지먼트는 다른 홍콩 소재 회사로부터 수백만 달러를 받는 등 북한 은행 유령회사와 트랜스애틀랜틱, 싱가포르 소재 기업 등으로부터 여섯 차례에 걸쳐 600만달러(약 6784억원) 가량을 추가로 수령했다.

미국으로부터 형사 기소된 인물 중에는 2014년 소니픽처스 해킹 혐의를 받는 북한 해커 박진혁도 있다. 그는 소니픽처스 외에도 방글라데시 금융기관 해킹과 랜섬웨어 ‘워너크라이’ 등 해킹 공격에 연루됐다. 올해 9월 공개된 179쪽에 이르는 기소장에 따르면 박진혁은 미국의 지메일과 핫메일, 페이스북 계정, 한국의 다음 등 여러 계정을 자신의 해킹 범죄에 활용했다.

특히 소니픽처스 사건의 경우, 박진혁은 자신을 남부캘리포니아대학(USC) 여학생이라고 소개하는 악성소프트웨어가 담긴 가짜 이메일을 소니픽처스에 보내 ‘이력서’ 페이지로 이어지는 링크를 누르도록 해 해킹했다. 미 법무부는 이런 방식으로 무기제조 업체 록히드마틴이나 한국 정부와 군, 회사를 노렸다고 지적했다.

수사 당국은 박진혁이란 인물도 조사해 기소장에 담았다. 기소장에 따르면 박진혁은 북한의 대학에서 교육을 받았고, 여러 종류의 컴퓨터 프로그램 언어를 습득했다. 이후 2011년부터 2013년까지 중국 다이롄 소재 조선엑스포 합작회사에서 근무했지만, 소니픽처스 사건 이전인 2014년을 전후로 북한으로 되돌아간 것으로 보인다.

이밖에도 미 당국은 2016년 중국 기업으론 사실상 처음으로 대북 제재 명단에 이름이 오른 단둥 훙샹과 관련 회사의 중국 내 계좌 25개를 소장에 명시하고 이들 계좌의 모든 금액을 몰수해달라고 요청했다. 단둥 훙샹은 북한과 5억달러(약 5652억원) 규모의 무역 거래를 한 혐의를 받고 있다.

미 연방정부로부터 형사 고소된 싱가포르인 탄위벵도 북한 정부와 각종 계약을 맺은 뒤 실제로 현금을 북측에 전달한 혐의를 받고 있다. 기소 사실은 10월에 공개됐지만 법원 기록에 따르면 기소는 이미 올해 2월 이뤄졌다. 미 법무부는 기소장을 통해 탄위벵의 자산을 압류하고 국제긴급경제권한법 위반과 은행사기, 돈세탁 혐의에 대한 처벌을 내려달라고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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