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 “예멘 내전, 1400만명 기근 초래할 것…사상 최대 규모”

이다비 기자 백윤미 기자
입력 2018.10.25 15:51 수정 2018.10.25 15:54
‘내전 국가’ 예멘에서 1400만명이 기근에 시달리게 된다는 예상이 나왔다. 이는 예멘 인구 중 절반에 달하는 수치로, 현실이 된다면 예멘에 사상 최대 규모의 기근이 닥치게 되는 것이다.

24일(현지 시각) 영국 BBC에 따르면 마크 로콕 유엔 인도지원조정국(OCHA) 사무국장은 전날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서 예멘인 1400만명이 기근에 처하게 될 것이라는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이는 당초 알려진 1100만명보다 300만명 많은 수치로, 약 2900만명인 예멘 인구 절반에 달한다. 또 로콕 사무국장은 지난해 실시한 조사에서 예멘 지역 333개 중 107개가 식량난과 심각한 영양실조를 겪어 기근에 맞닥뜨리고 있다고 밝혔다.

▲ 예멘 내전으로 인해 1400만명이 기근 직전 상태에 놓였다. 국제구호기구 ‘세이브 더 칠드런’에 따르면 지난해 하루 아동 130명이 극심한 굶주림과 질병으로 사망한다. /BBC
그는 이날 예멘 상황을 두고 "현대 사회에서 보기 드물고 충격적인 일"이라며 "일하면서 본 가장 큰 규모의 기근이 될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그는 지난해보다 올해 예멘 상황이 더욱 심각하다고 경고했다. 예멘인은 현재 계속되는 내전으로 인해 전적으로 원조(援助)에만 기대고 있다.

기근은 식량난·영양실조·사망자 수 등 3가지 기준을 충족해야 한다. △전체 가구 중 5분의 1이 극심한 식량난을 겪고 △5세 이하 아동 30% 이상이 심각한 영양실조를 겪으며 △매일 인구 1만명 당 두명 이상이 사망하면 기근으로 정의한다.

최근 예멘에서 늘어나는 사망자 수가 음식과 관련돼 있다. 로콕 사무국장은 "예멘인 수백만명이 긴급 식량 원조에 의존해 겨우 목숨을 부지할 수 있는 정도다"라고 했다.

예멘은 전체 식량 중 90%를 수입하고 있지만 이마저도 내전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식량을 들여오는 호데이다 지역의 홍해항에서 전쟁이 일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호데이다 지역은 예멘의 이슬람 시아파 무장단체인 ‘후티 반군’이 점령한 곳이다. 로콕 사무국장은 "원조 지역 주변에서 적대 행위를 멈춰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예멘인이 영양실조로 인해 질병에도 쉽게 노출돼있다고 지적했다. 로콕 사무국장은 "사람들의 면역 체계가 무너지고 있다. 특히 노인과 어린이가 영양실조와 콜레라 등 질병에 걸릴 위험이 높다"고 했다. 유엔에 따르면 예멘에서 콜레라에 걸린 사람은 110만명에 달한다.

시아파 후티 반군과 예멘 정부군 대치지역. 내전으로 건물이 부서지고 도로까지 흙이 침투한 가운데 한 군인이 순찰하고 있다. /워싱턴포스트(WP)
심지어 예멘은 현재 사망자 수도 제대로 확인하기 어려운 실정이다. 예멘 내 보건시설 절반 정도만 제대로 운영되고 있다. 이마저도 예멘인 대부분이 가난 때문에 보건 시설에 가지 못해 사망자가 집계되지 않는다. 집에서 사망하면 사망 신고도 거의 이뤄지지 않는다. 하루에 예멘 아동 130명이 사망한다는 지난해 국제구호기구 ‘세이브 더 칠드런’ 조사로 미뤄보아 연간 5만명 정도 사망한다고 추정할 뿐이다.

예멘 내전은 1960년대 초반 남부와 북부 지역의 정치적 갈등에서 촉발됐다. 이후 주변국이 끼어들면서 점차 확대되다가 미국과 유엔이 중재하면서 소강상태에 접어들었다. 예멘 내전이 다시 발발한 건 지난 2015년 3월 사우디아라비아가 개입하면서다. 유엔에 따르면 2015년 이후 내전에서 지금까지 민간인이 최소 6660명 죽었고 1만560여명이 다쳤다. 식량 비상사태로 2200만명이 원조를 받아야 하는 상황이며 난민도 대거 발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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