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언론 “中, 제재 어기고 北과 무역 재개…美 계획 망쳤다”

박수현 기자
입력 2018.09.06 12:00
중국이 북한산 석탄을 구매하는 등 대북 제재를 어기며 북한과 합·불법적 무역을 재개한 정황이 드러났다고 미국 NBC방송과 북한 전문매체 ‘NK프로’가 5일(현지 시각) 보도했다. 중국이 북한과 거래의 문을 다시 열면서 북한 비핵화를 이끌어내려는 도널드 트럼프 미 행정부의 계획이 틀어지고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NBC방송은 해상 자료업체 ‘윈드워드’를 통해 입수한 자료를 근거로, 지난 5~6월 북한 화물선 10여척이 중국 산둥성 룽커우항의 석탄 부두에 입항했다고 전했다. 석탄은 북한의 주요 수입원으로, 유엔의 제재 대상이다.

NBC방송은 중국과 북한 간 무역이 재개됐다는 또 다른 신호로 북한 내 휘발유 가격 하락을 들었다. 중국이 지난해 연료 공급을 줄이면서 치솟았던 휘발유 가격이 지난 3월부터 지속적으로 내려가고 있다는 것이다.

NBC방송은 "지난 5월부터 북한의 배타적경제수역 내 외국 조업 선박이 늘었다"며 북한이 유엔 제재의 ‘조업권 거래 금지 조항’을 위반하고 있을 가능성도 제기했다.

NK프로는 중국 랴오닝성 단둥시로 향하는 북·중 접경지역에서 인근 다리를 통한 수송 물량이 점점 늘고 있다고 보도했다. 석탄을 실은 작은 트럭들이 다리 위로 이동하는 장면도 포착됐다.

NK프로에 따르면, 중국 투먼시와 북한 남양시의 합동 다리 프로젝트도 얼마 전 재개됐다. 이 매체는 "최근 해당 프로젝트에 노동자와 중장비가 투입됐다"며 "프로젝트가 진행되는 일대는 지난해부터 올해 1분기까지는 조용했다"고 했다.

김정은(왼쪽 둘째) 북한 국무위원장과 부인 리설주(맨 왼쪽)가 2018년 3월 26일 시진핑(왼쪽 셋째) 중국 국가주석과 부인 펑리위안 여사와 나란히 만찬 전 환영 행사가 열린 베이징 인민대회당으로 들어가고 있다. / 조선중앙통신
중국의 대북 관광도 6월부터 급증했다. NK프로는 "평양행 항공권이 정기적으로 매진되고 기차 여행은 적어도 2주 전에 예약해야 한다"며 "방문객이 늘면서 접경지역의 중국 세관에서 일부 관광그룹이 발이 묶이는 일도 있었고, 북한 측은 몰려드는 관광객을 맞을 여행 가이드를 동원하느라 애를 먹기도 했다"고 전했다.

NBC방송은 "중국은 최근 몇 달 동안 대북 무역 제한을 꾸준히 완화하면서 김정은 체제에 경제 압박을 가하려는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의 노력을 약화시켰다"며 "중국은 석탄 수송부터 건설 사업 재개, 북한 관광에 이르기까지 합·불법적 거래의 문을 다시 열면서 북한 정부에 구명줄을 던져주고 미국의 외교를 망치고 있다"고 지적했다.

북·중 무역 증가의 배경으로는 백악관의 미·북 정상회담 ‘깜짝 발표’를 들었다. NBC방송은 "북·중 무역 증가는 중국 정부가 트럼프 대통령의 미·북 정상회담 ‘깜짝 발표’에 화들짝 놀랐던 지난 3월로 거슬러 올라간다"며 ‘차이나 패싱(배제)’을 우려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3차례에 걸쳐 정상회담을 열며 유엔 제재 이행과 북한과의 합법적 무역 한도를 느슨히 했다고 했다.

NBC방송은 "그 결과 김정은 체제가 핵·미사일 프로그램을 폐기할 때까지 ‘최대 압박’을 가하겠다는 백악관의 약속도 심각한 타격을 입었다"고 했다. 이와 관련, 대니얼 러셀 전 국무부 동아시아태평양 담당 차관보는 "트럼프 행정부가 과시했던 ‘최대 압박’은 이제는 기껏해야 ‘최소 압박’이 됐다"며 "이는 지렛대의 엄청난 상실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빅터 차 미국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한국석좌는 김 위원장이 미·북 정상회담 이후 이득을 봤다며 "북한 정권은 미사일과 핵 기술 향상에 쓸 시간을 많이 벌었다"고 했다.

3일의 약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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