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행선 달린 與野 개헌 토론회…‘권력구조’·‘책임총리’ 대립

이옥진 기자 조현정 인턴기자
입력 2018.04.19 13:27 수정 2018.04.19 13:31
與野 6월 개헌 마지노선 앞두고 토론회…‘권력구조’·‘책임총리’ 대립 여전
우원식 “대통령 개헌안은 진정성 있는 최초의 개헌안”
김성태 “文대통령·여당, 화장실 갈 때 다르고 나올 때 달라”
바른미래·평화와 정의, 4월 중 ‘책임총리 추천’ 절충안 담은 개헌안 낼 계획

여야 4개 교섭단체 원내대표가 19일 개헌을 주제로 토론했지만, 핵심 쟁점인 권력구조 개편에서 대립하면서 논의의 진전을 이루지 못했다. 6·13 지방선거에서 개헌 국민투표를 동시에 하기 위해서는, 국회 부재자 신청 기간을 별도로 단축시키지 않는 한 국회에서 국민투표법을 오는 23일까지는 개정해야 한다. 21·22일이 주말인 점을 고려했을 때 사실상 20일까지는 여야의 입장이 좁혀져야 하는데, 하루 전인 이날까지도 논의는 평행선을 달렸다.

더불어민주당 우원식 원내대표, 자유한국당 김성태 원내대표, 바른미래당 김동철 원내대표, 평화와 정의의 의원모임 노회찬 원내대표는 이날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한국방송기자클럽 주최 토론회에 참석해 개헌을 논의했다. 민주당은 대통령 개헌안을 토대로, 대통령 4년 연임제를 기본으로 하되 지방분권과 기본권을 강화하며 비례성을 높이는 방향으로 선거제를 개혁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한국당은 책임총리제를 강조하는 분권형 대통령제를 주장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우원식 원내대표가 19일 오전 서울 세종문화회관 세종홀에서 열린 한국방송기자클럽 초청 개헌 토론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우 원내대표 왼쪽으로 자유한국당 김성태, 바른미래당 김동철, 평화와 정의의 의원모임 노회찬 원내대표. /연합뉴스
우원식 원내대표는 “대통령 개헌안은 국민, 지방, 국회에 권한을 분산시키는 것”이라며 “그런데 (야당이) 총리를 선출하자는 것은 분권을 다 국회에 하라는 것과 같다”고 했다. 이어 “통계청 조사를 보면 국민 신뢰도가 가장 낮은 곳이 국회다. 그런데 (국회에만) 분권을 해서 나라가 잘 돌아가겠느냐”고 했다. 우 원내대표는 또 “임기가 얼마 안 된 대통령이 자신의 권력을 분산시키는 개헌안을 낸 것은 처음”이라며 “그런 점에서 진정성이 있다”고 했다.

김성태 원내대표는 “우 원내대표의 말과 달리, 지난 3월 발의된 대통령 개헌안을 보면 어느 곳에서도 제왕적 대통령 권력을 분권하겠다는 의지가 없다”며 “국회에서 1년 내 논의한 결과는 분권 대통령이고 책임 총리다. 국무총리에게 헌법적인 권한을 주는 길은 국회에서 총리 선출을 뒷받침해주는 길밖에 없다”고 했다. ‘국회가 총리선출 권한은 포기할 수 없느냐’는 질문에 김 원내대표는 “그렇다”며 “책임총리제는 양보할 수 없다”고 했다.

김동철·노회찬 원내대표는 절충안을 냈다. 김동철 원내대표는 “지금 분권형 대통령제, 대통령이 외치를 맡고 총리가 내치를 맡는 것에 대해 국민들이 동의하지 않는다”며 “그래서 현재로서는 대통령 권한을 축소하는 것에서 여야가 타협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노회찬 원내대표는 “일각에서 얘기되는 책임총리는 내치·외치 구분을 통해 국민들이 뽑은 대통령에 20%의 권한을 주고 300명이 뽑은 총리에 80% 권한 주는 것”이라며 “내치와 외치가 구분될 수 없고, 국회의 권한만 부당하게 과도하게 비대화시키는 잘못된 분산방식이고 무엇보다도 국민들이 국회에 대한 신뢰도가 용납되기 힘든 방안”이라고 했다. 바른미래·민주평화·정의당 등 야3당은 절충안을 담은 독자 개헌안을 이달 중 낼 예정이다.

논의는 계속해서 평행선을 달렸다. 우원식 원내대표는 “(한국당이 주장하는 것은) 대통령제가 아니라 내각제”라며 “70%가 넘는 국민이 대통령제를 선호하고, 내각제는 8%밖에 안 된다. 이런 안을 내면 국민들이 부결시킬 것인데, 집권당은 그렇게 못한다”고 했다.

김성태 원내대표는 지난해 5월 문재인 대통령이 교섭단체 원내대표들을 청와대로 초청했을 당시 문대통령이 ‘선거구제 개편이 함께 이뤄지면 대통령제가 아닌 다른 권력구조도 수용할 수 있다’는 취지로 발언한 것을 업급하며 “문 대통령이 당선 직후엔 제왕적 대통령제를 개선할 의지가 있었다”며 “그런데 대통령이 되고 보니 이게 너무 좋았던 것이다. 대통령이 말 한마디만 하면 신고리 원전 건설도 중단되고, 기침만 하면 경찰·검찰이 알아서 손을 잘 봐줬기 때문이다. 그게 바로 제왕적 대통령제”라고 했다.

핵심 쟁점인 책임총리제 도입에 대해 우원식 원내대표는 “(책임 총리는) 결선투표제를 하면 사실상 가능한 것인데 굳이 (헌법에) 못박을 필요가 있느냐”고 했다. 김동철 원내대표는 이에 “우원식 원내대표가 지금 책임총리에 대해 언급하지 않고 있는데, 이렇게 (대통령 권력이) 제왕적으로 돼 가는 것”이라며 “책임 총리, 책임 장관은 선출이나 추천을 통해 대통령이 좌지우지하지 못하게 만들어야 한다”고 했다.

본래 국회의 총리 선출권을 주장했던 김성태 원내대표는 “한국당은 어떤 경우든 제왕적 대통령은 종식시켜야 한다는 일념”이라며 “국회에서 총리 선출 방식에 대해 좀더 합의에 접근할 수 있는 노력을 하겠다”고 했다. 노회찬 원내대표는 “김성태 원내대표가 책임총리와 관련 추천제를 포함안 안에 대해 논의 가능하다고 열린 태도를 표명했다”며 “공은 여당에게 넘어갔다. 우 원내대표가 국무총리 추천제를 못박는 걸 꺼리는 것 같은데, ‘사실혼’만 갖고는 안 되고 ‘법률혼’까지 성사돼야 한다”고 했다.

토론 말미에는 신경전이 벌어지기도 했다. 김성태 원내대표가 우원식 원내대표를 겨냥해 “이미 3월에 대통령 개헌안이 넘어왔는데 집권당이 어떻게 다른 얘기를 하겠느냐. 집권당 원내대표의 애로사항이 있을 것”이라며 문 대통령이 협상 테이블에 나와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우 원내대표는 “이렇게 집권여당의 원내대표를 조롱하는 야당 원내대표가 있었느냐”며 “여기가 협상 중심이고 파트너인데 (야당이) 자꾸 패싱하려고 한다. 이는 올바르지 않다”고 했다. 우 원내대표는 “대통령이 개헌안을 발의했다고 비판하면서, 또 협상은 대통령이랑 하겠다는 것은 의도적인 여당 패싱작전이고 나를 약올리고 모욕하는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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