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AE사업 위기, 파병부대 줄이려다 왕세제 불만 산 탓?

정우상 기자 이용수 기자
입력 2017.12.30 03:02

[외교소식통, 靑 임종석 급파 관련 "아크부대·원전 주도한 왕세제, 리더십 훼손 느낀 듯"]

아크부대·원전, 양국 우호 상징… 8월엔 국방 협력팀 파병 무산도
부대 축소 관련, 청와대는 부인

임종석 청와대 비서실장의 아랍에미리트연합(UAE) 특사 파견 이전에 UAE에 파병된 '아크부대' 축소 조정 논란이 있었던 것으로 29일 알려졌다. 아크부대는 UAE에 건설 중인 한국형 원전(原電)과 함께 한·UAE 협력의 상징이었다. 또 UAE 최고 지도자인 무함마드 아부다비 왕세제(王世弟)의 핵심 사업이다.

박근혜 정부는 2011년 파병했던 아크부대의 격(格)을 올리려 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런데 새 정부 들어 군 직제 개편을 이유로 아크부대를 축소하려 하자 UAE 측에서 불만을 표출했다는 얘기가 나오고 있다. 그래서 임종석 실장이 UAE 불만을 무마하기 위해 특사로 갔다는 것인데, 이 과정에서 최태원 SK 회장과 임 실장이 만난 사실도 확인됐다.

임종석, 김근태 6주기 추모제 참석 - 임종석 대통령 비서실장이 29일 경기도 남양주 모란공원에서 열린 고 김근태 전 민주통합당 상임고문 6주기 추모제에 참석해 추모사를 하기 위해 묘역으로 걸어가고 있다. /연합뉴스

청와대는 "임 실장 특사 파견과 최 회장 만남은 상관이 없다"고 했다. 그러나 외교 소식통은 "아크부대를 축소·조정하려는 움직임에 UAE가 불만을 표출했고 그것이 SK를 포함해 한·UAE 간 경제 협력에도 악영향을 미친 것으로 안다"고 했다. "임 실장 특사 파견도 이와 관련이 있다"는 것이다. 이 소식통은 "아크부대와 바라카 원전은 왕세제가 직접 결정했다"며 "이 사업 차질은 왕세제 지도력에 대한 훼손으로 보일 수 있었다"고 말했다.

무함마드 왕세제는 그동안 아크부대에 대한 각별한 애정을 표시해 왔다. 2010년 5월 방한 때 특전사 훈련을 보고 나서 "UAE 군을 훈련시켜 달라"고 요청했다. 무함마드 왕세제는 지난 6월 문재인 대통령과 통화에서도 "대통령이 특전사 출신이니 아크부대를 방문해 달라"며 "아크부대는 (양국) 관계와 신뢰 증진의 주춧돌"이라고 했었다. 무함마드 왕세제는 UAE군 부총사령관이기도 하다.


 

박근혜 정부는 당초 현재 140명 규모인 아크부대(현재 중령)를 군사협력단(단장 대령) 수준으로 격상시키려 했지만, 문재인 정부에서 재검토로 선회한 것으로 알려졌다. 군 관계자는 "아크부대를 키우려다 흐지부지된 걸로 안다"고 말했다. 군은 지난 8월 방산(防産) 협력에 초점을 맞춰 영관급 인력 6명으로 구성한 국방협력팀(팀장 대령)을 UAE에 파견키로 했다. 하지만 UAE 측이 "(방산보다는) 특수전 교육에 집중해 달라"며 이견을 표시해 무산된 것으로 알려졌다.


송영무 국방장관이 지난달 초 UAE 등 중동 3국의 파병 부대를 시찰한 것도 이와 관련이 있는 것으로 관측된다. 당시 시찰에는 청와대와 외교부 인사들도 이례적으로 동행했다. 송 장관의 UAE 방문 직후인 지난달 1일 아크부대 파병 연장 동의안이 국회를 통과됐다. 이후 임 실장의 UAE 특사 방문이 이어졌다.

청와대 관계자는 "아크부대 철수는 검토한 적이 없지만, 군 직제 개편 과정에서 아크부대 지휘관(현재 중령)의 급에 대한 논의는 있었다"고 말했다. 규모 축소보단 부대의 성격 조정을 논의했다는 것이다. 청와대 측은 "지난 12월 1일 국회에서 파병 연장 동의안이 통과됐고, 파병 부대도 정상적으로 활동하고 있다"고 했다.

민주당은 2012년 대선을 앞두고 아크부대 관련 예산 삭감을 추진했었다. 파병 연장 동의안 처리 당시 "원전 수주를 위해, 말도 되지 않는 이유로 파병됐고, 더 수행할 임무도 없다"고도 했다. 하지만 문 대통령은 집권 이후에는 무함마드 왕세제와의 통화에서 "아크부대는 양국 간 호혜적 협력의 모범"이라고 밝혔다.


 

조선일보 A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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