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언대] 최저임금 대폭 인상… 최대 피해자는 노인

남성준 한국뉴욕주립대 송도캠퍼스 교수
입력 2017.07.19 03:07
남성준 한국뉴욕주립대 송도캠퍼스 교수
최저임금이 16.4% 인상되었다. 가장 피해를 볼 사람은 누구일까. 저소득층 노인이라고 생각한다. 노후 대책 없이 퇴직하신 분 중의 상당수는 몇 년이 안 되어 중산층에서 저소득층으로, 저소득층에서 극빈층으로 전락하기 쉽다. 모아둔 돈은 없는데 일하고 싶어도 할 수 없기 때문이다. 노인들은 주로 저임금에 장시간 일하는 경비원이나 주차장 관리원 같은 일을 했는데 임금이 오르면 감원 바람이 불 것이고, 젊은이들까지 지원하면 일자리 유지는 더 힘들어진다. 실제로 재작년 경비원들에게 최저임금을 100% 적용하면서 무인 경비 시스템 도입 및 젊은 경비원 채용 등으로 노인 일자리 찾기가 한층 어려워졌다.

또한 최저임금을 지급하는 사업체는 대부분 5인 이하 영세 자영업자이고, 이들 사업체 대표 대부분은 장·노년층이다. 대기업이나 프랜차이즈 업체들은 인건비가 올라도 자동화나 기계화로 나름대로 대처할 수 있다지만 스마트폰도 잘 못 다루는 장·노년층은 가게를 문 닫을 수밖에 없다. 최소한의 생활 기반은 일단 일자리가 있느냐 없느냐에 달렸다. 더 벌고 덜 벌고는 그다음이다.

게다가 퇴직하는 노인 인구가 급증하고 있다. 이들의 절반이 빈곤층에 속해 OECD 국가 중 노인 빈곤율이 최고인 실정이다. 모아둔 재산은 없고 연금으로는 생활이 되지 않으니 허드렛일이라도 찾는다. 일본도 한때 노인 파산이 큰 이슈였다. 전기료를 아끼려고 전기를 쓰지 않거나 국수만 먹고 일주일씩 버티는 등 생활고에 시달리는 예전의 중산층 노인들을 재조명한 다큐멘터리가 큰 반향을 일으켰다. 서민의 최소한의 생활을 보장하려는 최저임금 인상이 의도하지 않은 노인 파산으로 연결되면 문제가 더 심각해진다. 부작용을 최소화하려면 적어도 55세 이상 장·노년층과 5인 이하 사업체에서 일하는 근로자는 최저임금 인상 적용 대상에서 예외로 할 필요가 있다. 젊은이들의 생활고를 해결하려다 어르신들이 파산하고 빈곤층으로 전락하는 사태가 벌어지면 안 된다.


최저임금도 못주는 '동네 시급'
조선일보 A28면
3일의 약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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