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 모아Zoom] '국정 농단 의혹' 최순실, 그녀는 누구?

구성 및 제작 = 뉴스큐레이션팀 심지우
입력 2016.10.26 08:13 수정 2016.10.28 10:34

朴대통령이 처음 언급한 '최순실'

박근혜 대통령이 25일 '비선실세'로 지목된 최순실 씨가 연설문을 사전 입수했다는 의혹을 인정, "이유여하를 막론하고 국민 여러분께 심려를 끼쳐 드려 송구스럽게 생각한다"며 대국민사과를 했다. 사진은 이날 서울 강서구 김포공항 국내선 청사 텔레비전에 중계되고 있는 박 대통령의 대국민사과 모습. /뉴시스

박근혜 대통령이 25일 '비선 실세'로 알려진 최순실씨로부터 연설문 작성에 도움을 받은 적이 있다고 밝혔다. 박 대통령은 최씨 관련 사태에 대해 국민에게 사과했다.

박 대통령은 이날 오후 3시 45분 청와대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최순실씨는 과거 제가 어려움을 겪을 때 도와준 인연으로 지난 대선 때 주로 연설이나 홍보 등의 분야에서 저의 선거운동이 국민들에게 어떻게 전달됐는지에 대해 개인적인 의견이나 소감을 전달해주는 역할을 했다"고 말했다. 이어 "일부 연설문이나 홍보물도 같은 맥락에서 표현 등에서 도움 받은 적 있다"고 했다.

박 대통령은 또 "취임 후에도 일정 기간 동안은 일부 자료들에 대해 (최씨에게) 의견을 들은 적은 있다"고 말했다. 다만 "청와대 보좌 체계가 완비된 이후에는 (최씨에게 의견을 듣는 것을) 그만뒀다"고 말했다.

순방 일정 손에 쥔 최순실, 대통령 옷도 직접 결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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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현 "최순실에 유출? 우리도 연설문 준비할 때 친구 이야기 듣는다"
"매일 밤 정호성 실장이 '대통령 보고자료' 최순실에게 들고 와"
/TV조선

최순실씨는 대통령의 해외 순방할 때 일정을 미리 받아 대통령의 의복 등을 직접 정해서 청와대에 전달했다. 대통령 순방일정표는 극비 사항에 해당하는데, 이를 민간인인 최씨가 한 달 전에 받아본 것이다. 최씨의 자필이 적힌 대통령 순방일정표를 TV조선 취재진이 단독 입수한 결과, 최씨는 순방 한 달 전 일정표를 미리 받아 대통령이 입을 옷을 직접 골랐던 것으로 드러났다.

첫 순방일정이던 '서울공항 출발' 옆에는 '보라'라고 적혀있는데 실제 박 대통령이 입은 의상은 보라색이었다. 캐나다 총리와의 정상회담에서도 박 대통령은 일정표에 적힌대로 흰색 옷차림이었고 박 대통령은 이후 계속된 유엔본부, 미국 순방 일정에서도 최씨가 적어놓은 색깔의 옷을 입었다.

최씨가 해외 순방 일정표를 미리 손에 쥐고 대통령의 의복까지 좌우한 사실이 드러나면서 최씨의 국정 농단 의혹은 더욱 커질 전망이다.

박 대통령 일정표 의상과 실제 의상

국가안보 기밀까지 쥐락펴락?


최씨는 순방일정뿐 아니라, 국가안보 기밀과 주요 경제정책 등까지 손에 쥐고 있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Jtbc는 최순실씨가 지난 2012년 대통령 선거 직후 박근혜 대통령이 당선인 신분으로 이명박 당시 대통령과 만나기 위해 만든 '독대(獨對) 시나리오'를 사전에 받아봤다고 25일 보도했다. 이 시나리오에는 국가안보 기밀, 주요 경제정책 등이 포함돼 있었다.


Jtbc는 당시 박근혜 당선인과 이명박 대통령 간 실제 대화 내용도 최씨에게 유출됐을 가능성이 있는 상황이라고 추정했다. 그러나 이명박 전 대통령측은 당시 박근혜 당선인과 독대에 대해선 아무 것도 확인해 줄 수 없다고 했다고 Jtbc는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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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순실은 '朴대통령의 말벗'?

"최순실, 안보기밀·경제정책 담긴 朴·MB 독대 자료 미리 받았다"
최순실씨(사진 왼쪽)와 박근혜 대통령 /TV조선 캡처

'정윤회 동향 문건'을 계기로 수면 위에 올라

최순실(60)씨(2014년 '최서원'으로 개명)는 박근혜 대통령이 지난 1970년대 말 퍼스트레이디 역할을 할 때부터 조언을 구했던 고(故) 최태민 목사의 다섯째 딸이다. 이 때문에 최순실씨가 10·26 이후 박 대통령이 청와대에서 나와 생활할 때부터 지금까지 박 대통령의 '말벗'이라는 설(說)도 나돌고 있다.

(좌측 사진) 지난 1977년 3월 16일 새마음 궐기대회에 참석한 박근혜 당시 퍼스트레이디 대행(가운데)이 최태민 당시 구국봉사단 총재(맨 오른쪽)의 안내로 받고 있는 모습. (우측 사진) 2002년 4월 26일 열린 한국미래연합 창당 발기인대회에서 당 대표였던 박근혜 대통령이 참석자들과 인사하고 있다. 옆에 서 있는 인물이 당시 비서실장으로 일했던 정윤회씨. /조선일보DB

2014년 최씨의 전 남편인 정윤회씨의 국정개입 의혹이 불거졌을 때, 최씨도 함께 주목받았다. 야당과 일부 언론에선 정씨보다 최씨가 비선 실세의 '숨은 몸통'이라는 식의 의혹까지 제기했다. 최씨와 박근혜 대통령 간 관계가 휠씬 더 오래됐기 때문이다.

박 대통령이 최씨와 오랜 기간 알고 지낸 건 맞지만, 실제로 두 사람이 얼마나 가까운지는 명확하게 밝혀진 게 없다. 일단 최씨가 박 대통령과 개인적으로 처음 만났다고 주장한 시점은 1980년대 후반이다. 그는 지난 1987년 한 여성 월간지와의 인터뷰에서 "개인적으로 (박근혜 육영재단 이사장을) 만난 것은 지난해(1986년) 어린이회관에서 처음이었다"며 "아버지 안부를 물어 '잘 계시다'는 이야기를 하고 헤어졌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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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청난 부를 축적한 최순실

최씨는 강남의 건물 부자로 알려져 있다. 최씨의 대표적인 자산은 정씨가 한때 대표로 있던 커피 수입업체 ‘얀슨’이 입주한 서울 강남구 신사동의 7층짜리 건물이다. 강남의 알짜 상업지구인 압구정 로데오거리에 있는 이 건물은 대지면적이 661㎡(약 200평)에다 건물 연면적만 2000㎡에 달한다. 강남 건물뿐 아니라, 강원도 평창군 용평면 도사리 일대의 땅도 7만 평가량 가지고 있다.

드러난 최씨의 재산을 산술적으로 계산하면 약 365억원(신사동 7층 건물 200억원, 신사동 4층 건물 85억원에 매각, 역삼동 대지 30억원에 매각, 시세 40억원 정도의 경기도 하남시 신장동 대형 음식점 부지 매각, 강원도 평창 땅 7억~10억원)이다.

최씨가 막대한 재산을 어떻게 축적했는지는 정확히 밝혀진 바가 없다. 최씨가 신사동 땅을 사들인 나이가 30대 초반이었음을 감안해, "아버지 최태민으로부터 상당 규모의 자산을 물려받은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기도 했다.

지난 2007년 "최순실이 아버지가 고문으로 있는 육영재단 돈을 횡령해 그 자금으로 부동산을 매입했다"고 폭로했다가 구속된 전 한나라당원 김해호씨의 주장이 있었으나, 최순실 측은 "20여년 전 압구정동·신사동이 형성될 초기 그곳에서 몬테소리 유치원을 시작했는데, 부동산 가격이 상승해 현재 시가를 형성한 것"이라며 "재단에서 불법적으로 빼돌린 돈으로 부동산 투기를 해서 수백억대 자산을 형성했다는 주장은 허무맹랑한 이야기"라고 했다.

최순실씨와 그의 가족의 재산 목록, 2016년 5월 기준 /월간조선

정윤회 전 부인의 재산 규모

최순실 비선 실세 의혹, 왜 불거졌나?

'미르문화재단'이 안종범 청와대 수석이 주도하고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가 실무를 맡아 단기간에 480억을 모금한 것에 이어, '케이스포츠'라는 체육재단법인에도 280억원이 넘는 돈이 모금된 것으로 확인되면서 문제가 불거졌다.

미르는 작년 12월 말 기준으로 486억원을 모았다. 삼성, 현대차, SK 등 대기업들이 출연금을 냈다. K스포츠는 올 8월 말 기준으로 288억원을 모았다. 역시 국내 주요 대기업들이 참여했다. 이 모금은 전국경제인연합회가 주도했다는 게 여권(與圈)과 전경련의 공식 입장이다.

그러나 대기업들이 동시에, 그것도 신생재단 두 곳에 774억이라는 큰 돈을 자발적으로 냈겠느냐는 것이 핵심 의혹으로 떠올랐다. 이 '미르·K스포츠재단' 설립과 운영 과정에 최순실씨가 개입했다는 의혹이 불거졌고, 최순실씨의 비선 실세 논란으로까지 퍼졌다. 야당은 "대한민국이 '최순실 공화국'이냐"며 따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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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일보DB

미르재단은 전체 7명 이사 가운데 절반인 4명이 1년을 못 채우고 교체됐고, K스포츠는 설립 7개월여 만에 이사장을 포함해 이사 5명 중 3명이 사임했다. K스포츠재단 이사장은 강남의 한 스포츠마사지센터 원장이 맡고 있으며, 이들은 모두 최순실씨와 직·간접적으로 연관이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두 재단이 설립 허가를 신청하면서 제출한 서류인 창립총회 회의록과 정관의 내용은 상당 부분이 허위로 작성돼서 제출됐다. 거금을 모아놓고 이렇다 할 활동도 하지 않았다. 이 때문에 야당에서는 "허위 서류로 허가 신청을 했는데도 신속하게 허가가 나온 것에는 보이지 않는 힘이 작용했기 때문"이라며 "박 대통령 퇴임 이후를 염두에 두고 설립한 것이 아니냐"는 주장까지 제기된 바 있다.

미르의 몸통으로 지목된 차은택

특히 미르의 실질적 '몸통'으로는 차은택(47)씨가 지목되고 있고, K스포츠재단의 실질적 지배자가 최순실씨가 지목되면서 최순실씨의 비선 실세 의혹은 꼬리에 꼬리를 물게됐다. 최씨와 차씨가 김종덕 전 문체부 장관과 김상률 전 청와대 교육문화수석을 통해 이권을 주물렀는지도 관건이다.

차씨를 최씨에게 처음 소개한 인물은 최씨의 측근이자 K스포츠재단 설립·운영에 개입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는 고영태(40)씨로 알려져 있다. 이들이 정부 고위직에 임명된 2014년부터 최근까지 각종 문화 정책과 투자가 이들을 중심으로 이뤄지고 미르·K스포츠재단 등이 설립됐다.

특히 차씨는 미르재단 설립 당시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던 김종덕씨와 김상률 전 청와대 교육문화수석과도 친분이 깊다. 차씨는 김 전 장관이 광고 제작 업체에서 감독을 할 때 밑에서 일한 인연이 있고 홍익대 영상대학원 사제(師弟)지간이며, 김 전 수석은 차씨의 외삼촌이다. 야당에선 이런 점 등을 들어 "차씨가 김 전 장관과 김 전 수석을 배경으로 현 정부 문화 관련 사업에서 특혜를 받았는지를 조사해야 한다"고 하고 있다.

최순실, 朴대통령의 연설문까지 고친다?

최순실·차은택, 김종덕·김상률 통해 利權 주물렀나
최순실 의혹의 핵심인물로 꼽히는 차은택 배후

최씨의 최측근이자, 미르의 몸통 차은택과 최씨를 이어준 것으로 알려진 고영태씨의 발언 보도는 '최순실 비선 실세 의혹'에 궁금증을 더해 주었다. 일부 언론 보도에 따르면 고씨는 (최순실씨) 취미가 대통령 연설문 고치는 것이라는 취지의 말을 한 것으로 전해지면서 파문이 일었다. ▶ 기사 더보기 

고씨는 차은택과 최순실을 연결해준 사람으로 알려져 있다.

거기에 10월 24일, 최순실씨가 박근혜 대통령 연설문을 포함해 당선 소감문, 국무회의 자료 등 청와대 내부 문서를 공식 발표보다 먼저 받아 본 정황이 드러났다. JTBC는 24일 "최씨의 컴퓨터를 입수해 파일들을 분석한 결과, 최씨가 대통령 연설문 44개를 대통령이 연설하기 전에 받아 봤다는 사실을 확인했다"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최씨 사무실에 있던 PC에 저장된 파일 200여개 대부분이 청와대와 관련된 내용이고, 이 중 44개는 박 대통령의 대선 후보 시절 연설문, 취임 뒤 연설문 등이었다. 이 중 상당수는 박 대통령의 공식 발표 시점보다 앞서 최씨 PC에 저장된 것으로 전해졌다.

최씨는 2014년 3월 28일 박 대통령이 독일에서 이른바 '통일대박론'의 구체적 실천 방안을 내놨던 '드레스덴 연설문'을 발표 하루 전날 받아 본 것으로 나타났다. 이 외에도 청와대 비서진 교체 관련 자료(2013년 8월 5일) 등의 문건도 발견됐다. 이 자료의 경우 허태열 당시 비서실장이 교체되는 등 청와대 비서진이 대거 교체된다는 내용이 담겼다. 해당 자료는 최씨의 PC에서 마지막으로 수정된 날짜가 8월 4일 오후 6시 27분이었다. 청와대는 다음 날인 8월 5일 인사를 단행했다. 이 인사에서 허 실장이 김기춘 비서실장으로 교체됐다. 최씨는 이 같은 인사 내용을 적어도 하루 전에 알았던 것이다.

박 대통령 당선 뒤 첫 신년사(2012년 12월 31일)도 최씨 PC에서 발견됐다. 최씨는 이 역시도 공개되기 하루 전인 12월 30일에 받아 봤다. 이 신년사 파일의 문서 정보에 따르면 수정된 지 4분 만에 최씨가 확인한 것으로 나온다. 5·18 민주화운동 기념사(2013년 5월 18일) 역시 하루 전에 최씨의 PC에 저장됐던 것으로 나온다. JTBC는 "일부 원고는 작성된 지 적게는 4분에서 길어야 1시간 반 이내에 거의 실시간으로 전달됐다고 볼 수 있다"며 "하지만 확인할 수 있는 건 최씨가 이메일 문서를 열어본 시점이기 때문에 실제로 최씨가 이메일 등을 통해 연설문을 받은 건 이보다 더 빠를 수 있다"고 했다.

JTBC가 24일 최순실씨의 PC에서 입수했다며 공개한 박근혜 대통령의 2014년 3월‘드레스덴 선언’연설문. /JTBC
처음 의혹이 제기된 '최순실씨가 박근혜 대통령의 연설문을 일일이 고친다'는 언론 보도에 대해 이원종 비서실장은 "봉건시대에도 있을 수 없는 얘기가 어떻게 밖으로 회자되는지 개탄스럽다"며 "말이 되는 소리냐"고 반박했으나, 청와대는 최순실(최서원으로 개명)씨가 대통령의 연설문을 사전에 받아봤다는 JTBC 보도에 대해 침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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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순실의 '비밀 회사'로 자금 흘러들어갔다?

연설문 첨삭의 사실 여부와 별개로, 최씨와 고씨의 연결고리를 살펴보면 최씨가 'K스포츠재단을 등에 업고 대기업 자금을 끌어모으려 한' 의혹이 또 추가된다. 최씨가 또 다른 '비밀회사'를 만들어 K재단의 자금으로 관련 사업을 하려고 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고씨는 최씨가 소유한 것으로 알려진 회사 '더블루K'의 사내(社內) 이사이자 같은 이름의 독일 현지 법인 'The Blue K'에 사내이사로 등재돼 있다. 고씨는 일명 '박근혜 가방' 제작자로 알려져 패션 업계에 화제가 됐다. 2014년 스위스 다보스포럼 '한국의 밤'에 들었던 보라색 뱀피 클러치(clutch·손에 드는 작은 가방)가 빌로밀로 제품이다.

또 다른 국내 법인인 '더 블루 K'는 K스포츠재단 설립 하루 전인 지난 1월 12일 출범했으며, 더 블루 K'가 2월 독일에 스포츠 마케팅 회사 'The Blue K'를 세운 것으로 드러났다. 최씨가 독일과 한국에도 비밀 스포츠 마케팅 회사를 만들어 K스포츠재단 관련 사업을 하려 했다는 의혹을 피할 수 없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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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순실의 딸, '공주님' 정유라

최씨의 비선 실세 의혹은 딸인 정유라(20)씨의 특혜 의혹으로 번졌다. 승마 국가대표 출신인 정씨는 지난해 3월 이화여대 체육학과에 승마 특기생으로 입학해 특혜 의혹을 받았다. 이화여대가 원래 11개이던 체육 특기생 선발 대상 종목을 정씨가 입학한 해부터 승마를 포함한 23개로 늘렸기 때문이다.

"'최순실 비밀회사' 국내에도 있다"… 미르·K스포츠재단 의혹 제기되자 퇴거
강원도 평창 땅 7만평 중 절반은 최씨의 딸인 정씨 소유다. 정씨는 승마선수로, 2014년 인천아시안게임 마장마술에서 금메달을 땄다. 오른쪽에서 두번째.

정씨는 2014년 아버지인 정윤회씨에 대한 '비선 실세' 의혹이 불거진 뒤 종적을 감췄다. 2014년 당시 정씨는 인천아시아게임 승마 대표로 선발되는 과정에서도 특혜 논란에 휘말렸다. 인천아시안게임 마장마술에서 금메달을 딴 뒤, 정씨는 SBS 취재진과의 인터뷰에서 "그동안 논란이 있었는데" 질문에 "신경 쓰지 않습니다. 공주라는데 기분 좋죠, 뭐. 그리고 진짜 공주(푸미폰 아둔야뎃 태국 국왕의 손녀인 승마선수 '시리 와나리 나리랏'을 지칭)를 이겨서 기분이 좋습니다"라는 당당한 모습도 보였다.

이대 입학 후에도 총장 등에 업고 학점 수직상승?

이화여대 입학과 학점 취득 과정에서 특혜 의혹을 받고 있던 정씨는 출석·시험 대체용으로 제출한 리포트에서 '망할 새끼'나 '비추함(비추천한다는 뜻)' 같은 비속어를 쓴 리포트를 제출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 리포트를 학기가 끝난 뒤 내고도, 철자법 첨삭지도까지 한 담당교수가 "잘 하셨어요"라고 답하며 C+를 주었다는 것에 공분을 사기도 했다.

정씨에게 제적 경고를 했다가 교체된 이화여대 함모 교수는 "최씨가 전화로 '교수 같지도 않은 이런 뭐 같은 게 다 있냐'고 말했다"고 밝혔다. 함모 교수는 당시 학장이 본인에게 "정윤회씨 부인이니 잘하라"고도 말했다고 주장했다.

정씨가 고등학교 3학년 때도 출석 특혜를 받았다는 의혹도 제기됐다. 더불어민주당 안민석 의원은 "딸 정유라씨가 고등학교에 거의 가지 않아 제적될 뻔하자 학교를 찾아가 교사와 교장에게 거칠게 항의하고 돈 봉투를 두고 갔다"고 했다.

안 의원실과 서울시교육청 등에 따르면 이 일 이후 승마협회는 서울 강남구에 있는 이 학교에 '출석 처리'를 부탁하는 공문을 보냈고, 정씨 결석이 출석으로 인정되기 시작했다고 했다. 고교 3학년 재학 기간 동안 정씨의 결석이 출석으로 인정된 날을 합치면 모두 131일이다.

최순실의 평창 땅 7만평 중 절반은 정유라 소유

최씨는 강원도 평창군 용평면 도사리 일대의 땅도 7만 평가량 가지고 있다. 정윤회씨는 2011년 딸에게 지분 전체를 증여했다. 최씨는 본인 지분의 20%를 줬다. 평창 땅 일부의 100% 최씨 소유였다. 최씨는 2011년 6월 딸에게 자신의 지분 절반을 증여했다. 강원도 평창 땅의 반은 최씨, 나머지 반은 딸인 정씨 소유가 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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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유라 명의로 독일에 페이퍼컴퍼니도

현 정권의 '비선(秘線) 실세' 논란을 빚고 있는 최씨가 자신과 승마 선수인 그의 딸 정유라씨 명의로 독일에 스포츠 마케팅 회사를 만들어 K스포츠재단 관련 사업을 하려 했다는 의혹도 제기됐다. 야당 의원들은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의 국정감사에서 "K스포츠재단이 대기업으로부터 모금한 돈이 최씨 모녀에게 흘러들어 간 정황이 확인된 것"이라며 "K스포츠재단 배후인 최씨가 사적 이익을 위해 국가 권력을 사유화한 것"이라고 했다.

본지와 각 언론사가 확인한 데 따르면, 최순실씨는 독일에 '비덱스포츠 유한책임회사'라는 회사를 만든 것으로 나타났다. 독일의 한 신용정보회사에 등록된 이 회사의 신용보고서 주주 명부에는 최씨의 개명 후 이름인 '최서원'과 그의 딸 '정유라'가 올라 있다. 이 기업 매니저로 기재된 크리스티앙 캄플라데는 정씨의 현지 승마 코치였다. 이 회사는 직원이 캄플라데 1명인 사실상의 '페이퍼 컴퍼니'였다. 자본금은 2만5000유로(약 3000만원)이며 주주는 최씨와 딸 2명이다.

TV 조선은 "최순실씨가 미르 재단 해체 직전 재단의 이성한 전 사무총장을 만나 '조용히 있어달라'고 회유한 사실이 드러났다"고 보도했다. 최씨는 당시 "K스포츠재단은 입단속이 됐으니, 이 총장이 미르 재단 수습을 맡아 달라"고 했으며, 이 전 사무총장이 이 같은 대화 내용을 녹음해서 TV조선 기자에게 들려줬다. 최씨는 이목이 적은 한강 둔치로 이 전 사무총장을 불러내서 녹음 방지를 위해 몸수색을 하고 휴대전화도 뺏은 뒤 회유한 것으로 전해졌다.

핵심 의혹은 여전히 안갯속

박근혜 대통령은 연설문 등 청와대 문서를 최씨가 미리 받아보았다는 보도가 나오기 이전, 수석비서관회의 발언에서 비선 실세 논란이 일고 있는 최씨 문제는 이름조차 거론하지 않았다. 최씨가 박 대통령 본인과 정확히 어떤 관계인지, 최씨의 각종 활동이 어떻게 가능했는지, 박 대통령이 아는 진실은 어디까지인지 등에 대해 아무 언급도 없었다. 발언은 길었지만 핵심은 다 빠져 있는 셈이었다. ▶ 기사 더보기

이렇게 진위가 가려지지 않은 상태에서 박 대통령이 '최씨를 공격하지 말라'는 식의 발언을 한 것을 두고도 논란이 일고 있다. 박 대통령은 "각종 의혹이 확산되고 논란이 계속되는 것은 우리가 처한 위기를 가중시킬 수 있다" "더 이상 불필요한 논란이 중단되기를 바라는 마음" "의혹이 확산되고 도를 지나치게 인신공격성 논란이 이어진다면 한류 문화 확산과 기업 해외 진출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게 될 것"이라고 했다. 정치권에선 "대통령이 최씨 관련 의혹을 '불필요한 논란' '도를 지나친 인신공격' 등으로 규정, 향후 검찰 수사에 가이드라인을 준 것 아니냐"는 말이 나오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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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사건의 핵심 의혹은 미르·K 스포츠재단에 대기업들이 774억원을 출연(出捐)하는 과정에 청와대의 압력이 있었는지와 재단 운영을 '대통령의 비선(秘線) 실세'로 불리는 최순실·차은택씨가 주도했는지 여부다. 그러나 주말 이틀간 조사받은 미르재단 초대 이사장을 지낸 김형수(57) 연세대 교수 등은 청와대나 최순실씨 등의 개입 의혹을 부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게다가 사건 관련자들이 이미 관련 증거를 상당 부분 인멸하거나 해외로 도피한 상황이어서 검찰 수사가 쉽지 않을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50일쯤 전 독일로 출국한 최순실씨는 독일 현지에서 자취를 감췄다. 중국으로 나간 차은택씨도 귀국하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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