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의 '미운 오리 한국'

구성=뉴스큐레이션팀 권혜련
입력 2016.10.20 08:19 수정 2016.10.20 08:45

무엇이 우리를 '어글리 코리안'으로 만들었나


'어글리 코리안 (Ugly Korean)'은 일반적으로 해외에서 몰상식하고 매너없는 행동으로 나라 망신을 시키는 사람들을 가리키는 단어이다. 하지만 해외여행과 교역 확대 등 민간교류가 증가하고 다른 나라와의 여러 외교적 사안이 얽혀있는 현재, 아시아 국가들이 한국에 대해 갖는 솔직한 감정을 나타내는 말일 수도 있다.

반한 감정을 다루고 있는 장면들. (위)일본,(아래)대만/조선DB

아시아 전체적으로 한류 열풍이 거세지만 그 이면에 한국에 대해 부정적인 감정을 가진 사람들이 있다. 반한(反韓)이나 혐한(嫌韓)이라고 불리는 이런 감정들은 보통 특정 계층이나 소수의 문제였다가 특별한 사건이나 이슈를 계기로 크게 확산된다. 원인 별, 나라 별로 그들이 한국 그리고 한국인을 싫어하는 이유를 정리했다.


삐뚤어진 애국심, 반한 또는 혐한

처음엔 소수의 '인터넷 우익'이 시작
일본이 우리를 싫어하는 감정만 유독 '혐한(嫌韓)'이라는 표현을 쓴다. 다른 나라에서는 반한(反韓) 정도라는 표현에 그치지만, 일본에서는 그보다 격한 혐한(嫌韓)이라는 단어를 쓰며 싫어하는 양상이 훨씬 과격하다. '한국을 혐오한다'는 뜻의 이 단어는 2002년 한일월드컵을 기점으로 일본의 인터넷 우익세력이 쓰기 시작하면서 점점 일본 사회 내에서 한국을 싫어하고 한국에 반대하는 현상을 나타내는 표현으로 자리 잡았다.

이제 혐한(嫌韓) 감정은 초창기와는 달리 일본의 사회 전체 곳곳에서도 찾아볼 수 있을만큼 넓게 퍼져있다. 일본 내 외국인 차별, 혐오범죄 문제를 중점적으로 다뤄온 프리랜서 언론인 야스다 고이치(安田浩一)씨는 "넷우익들의 주장 대부분이 근거도 없이 인터넷을 통해 확산되고 있다"고 했다.

"초창기 일본의 언론과 지식인 사회는 이들의 거짓 주장을 비판할 가치도 없는 것으로 치부하고 아무런 대응도 하지 않았습니다. '저러다 말겠지'라고 생각했죠." 그는 "일본 언론이 넷우익의 심각성을 깨달았을 때는 이미 세력이 너무 커진 상황이었다"고 했다. 그는 "정치인들도 이들을 무시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했다.

일본 내 혐한 현상
고이치 씨의 말대로 최근 몇년 사이 일본의 혐한(嫌韓) 감정은 이제 우리 국민이 피부로 느낄만큼 직접적이고 구체적으로 확산되고 있다. 최근 5년 간 일본과 한국 사회에서 일어난 혐한(嫌韓) 관련 조사와 사건들을 보면 이제 양국의 감정의 골이 국가 대 국가에서 아닌 사람 대 사람으로 옮겨지고 소수에서 다수의 얘기로 이어진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일본의 반한(反韓)감정은 2012년 이명박 대통령의 독도 방문과 일왕 사과 요구 발언으로 거세지기 시작했다. 극우세력은 영사관을 공격했고, 방송사는 한국 드라마 방영을 취소했다. 일본 정치권은 지지율을 올리기 위해 반한 감정을 더 세게 부추겼다. 2013년 일본의 2020년 도쿄올림픽 유치가 확정된 날. 일본의 재특회 (재일 특권을 허용하지 않는 시민 모임) 회원 등 120여명이 도쿄 신주쿠의 한 공원에 모여 '도쿄 한국학교 무상화 철폐 집회'를 열자 인권단체 회원 등 시민 200여명이 재특회 행진을 따라가며 혐한(嫌韓) 시위 중단을 요구했다. 2013년만 해도 혐한(嫌韓) 현상은 일본의 건재함을 과시하고 한국을 비방하는 시위에서 구호로서 자주 등장했다. 그러나 2014년, 2015년 이런 자극적인 문구와 함께 혐한(嫌韓) 현상에 주목하는 언론과 출판물이 많아지면서 혐한론에 관심을 가진 사람들이 늘어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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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무렵, 실생활에서 한국인 또는 재일한국인을 향한 직접적인 혐오 행위가 나타나기 시작했다. 신오쿠보의 한인들은 일본에서 나고 자란 자녀가 한국 사람이라는 이유만으로 또래들에게 "조센징 너네 나라로 돌아가라"는 말을 듣는다고 호소했다. 한편 같은해 8월 일본인 남성 곤도 도시카즈(近藤利一)씨는 주일 한국문화원 건물에 침입해 기름 두통으로 방화를 시도했다. 문화원 건물은 대사관·영사관과 달리 민간인도 많이 드나드는 곳으로 이 곳이 공격을 받은 것은 처음 있는 일이었다.

올해에는 혐오 감정이 일본을 여행하는 한국인들에게까지 번졌다. 오사카의 유명 스시 체인점에서는 한국인들에게 일정량 이상의 와사비를 넣은, 먹을 수 없는 초밥을 제공했고 한 일본 버스회사 매표소 직원은 한국인에게 모욕적인 단어를 기입해 티켓을 판매했다. 그리고 가장 최근에는 오사카에서 한인들을 대상으로 하는 폭행 피해가 발생하자 오사카 총 영사관 측은 '신변안전 유의'를 당부했다.

왜 이렇게까지 싫어할까?

역사적으로 서로 얽히고 설킨 앙금이 많은 두 나라가 각자 혐한(嫌韓)과 반일 감정으로 갈등한 것은 어제 오늘 일이 아니다. 하지만 최근들어 이렇게 심각해지고 급속도로 퍼지는 데에 일본 내부의 장기적인 경기 침체와 한국과 중국의 부상으로 인한 위기감이 크다고 많은 전문가들은 말한다.

초창기 반한(反韓) 운동을 이끌었던 일본 극우파는 제국주의에 대한 향수가 깊은 노년층과 폭력 조직(야쿠자)들이었다. 하지만 최근 인터넷을 중심으로 젊은 극우파가 확산되고 있다. 이들은 경기 침체가 장기화하면서 쌓인 사회에 대한 불만을 반(反)한류로 표출하고 있다.

일본 민진당 아리타 요시후(有田芳生) 참의원은 일본 내 한국을 겨냥한 증오 표현이 늘어난데 대해 "일본 경기가 장기 침체인 상황에서 한국 기업이 일본 회사들을 앞서는 분야가 많아졌다. 문화적 측면에서도 여성을 중심으로 한류 팬이 증가하다 보니 일본인들의 우월 의식이 상처를 받았다. 경제적 격차 등으로 인한 불만이 외부로 표출되는 측면도 있다"고 밝혔다.

오구라 기조(小倉紀) 교토(京都)대 종합인간학부 교수는 혐한파가 일본에서 늘어나는 현상에 대해서 "일본 사회가 심리적으로 좁아지고 있다. 타자(他者)를 포용하려는 힘이 줄어들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류 열풍 거세지만, 외교·역사 이슈에 민감
우리와 가까운 이웃이면서 세계에서 인구가 가장 많은 나라 중국은 한류 열풍이 가장 거센 곳이다.

하지만 중국 내 뜨거운 한류도 외교와 역사 문제로 인한 반한(反韓)으로 주춤거리고, 삐걱거릴 때가 많다. 중국의 반한(反韓) 감정은 한국 문화가 중국에 많이 전파되고 이를 좋아하는 사람들이 늘어나자 이를 탐탁치 않게 생각하는 사람들이 있는데, 이것이 양국의 외교와 역사 문제를 계기로 수면 위로 떠오르는 경우가 많다. 최근 있었던 사드(THAAD)배치 문제 역시 정치적으로 양국 관계에 긴장감을 불어 넣었다. 많은 이들은 외교관계가 경색되는 것을 우려하는 동시에 중국인들이 한국에 갖게 될 반감에 대해서도 걱정했다.

중국 내 반한 현상
2005년 우리가 강릉 단오제를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신청하자 중국에서는 '한국괴담'이라는 것이 퍼져나갔다. 한국인과 한국 언론이 자신들 고유의 명절 단오 뿐만 아니라 중국의 문화 유산과 역사적 인물을 모두 한국 계통이라고 믿고 주장한다는 얘기였다. 이 근거없는 얘기는 중국 네티즌들을 중심으로 퍼져나갔고 강릉 단오제 유네스코 등재와 함께 신빙성을 더하며 한국에 대한 악감정을 갖게 만들었다.

이런 현상은 2014년까지 확대 재생산되었다. 2014년 중국 네티즌들은 평창동계 올림픽 홍보 영상 속 활자 인쇄술 장면을 문제 삼았다. 웨이보(微博·중국판 트위터) 등에는 "평창 동계올림픽 홍보 동영상에 나온 활자 인쇄술은 한국이 아니라 중국이 원조"라며 "한국은 중국 발명품을 표절했을 뿐"이라는 내용의 글이 올라왔다. 또한 한국 전통문화를 소개하는 동영상 장면에 가야금 연주와 수묵 산수화 등이 등장한 것도 시비를 걸었다. 가야금과 수묵화 등도 모두 중국에서 시작된 것이란 주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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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의 반한(反韓) 감정은 2008년 베이징 올림픽 때는 절정을 이뤄 혐한(嫌韓) 현상으로 이어졌다. 올림픽 당시 쿠바와 예선을 치르는 한국 야구 선수들이나 한국 응원단들은 곤혹스러웠다. 중국인 관중들이 "구바 자여우(古巴 加油·쿠바 파이팅)", "구바 자여우"를 외치며 노골적으로 쿠바팀을 응원했기 때문이다.

베이징올림픽 경기장 곳곳에서 나타난 '혐한(嫌韓) 감정'에 한국 선수들과 관중들은 깜짝 놀랐다. 우리 네티즌들은 베이징올림픽에서 나타난 혐한(嫌韓) 감정에 대응하기 위해 중국을 혐오하는 '혐한(嫌漢)' 감정을 표출해서 한·중 두 나라 사이의 외교문제가 될 정도가 됐다.

2009년에는 한국인을 향한 반감과 오해가 역사 날조까지 낳았다. 중국 대표적인 웹 사이트에 일본군이 1937년 12월부터 1938년 2월까지 30만 명의 중국 포로와 시민을 학살한 '난징 대학살' 당시 일본군 중 상당수가 일본인이 아닌 한국인이었다는 유언비어가 유포됐다.


왜 이렇게까지 싫어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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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년 5월, 중국 젊은이들이 경제특구 선전(深 土+川)시의 덩샤오핑(鄧小平) 초상화 앞에서 올림픽 성화를 환영하고 있다. /로이터

중국 매체 환구망이 2011년 자국의 넷 이용자 6800여명을 상대로 한국에 대한 부정적 이미지를 만드는 가장 큰 요인'을 물은 결과, 응답자의 49.9%가 '한국식 역사관'을 꼽았다. 24.4%는 '중국인에 대한 한국인의 태도', 21.3%는 '한미 동맹'을 선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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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들이 얘기하는 '한국식 역사관'이란 앞서 나온 2005년 강릉 단오제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 등재, 온돌과 활자 인쇄술 등 양국의 역사·문화적 기원 논란에서 비롯된 한국의 태도를 얘기한다. 우리에게는 떳떳한 우리의 문화 유산이고 역사적 사실이지만, 일부 중국 네티즌들은 이를 왜곡하여 한국이 중국의 문화를 훔쳐 자신들의 것으로 만든다고 생각한다. 한국의 전통문화는 같은 문화권인 중국에서 영향을 받았는데, 한국이 그런 점은 의도적으로 지우면서 자신들만의 문화로 만들고 있다고 주장하는 것이다.

사실 확인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부정적 의견들이 인터넷을 통해 한국인의 배타성과 함께 다뤄지면서 반한(反韓) 정서에 불을 지피고 있다.

이 같은 현상은 중화 민족주의와 맥을 같이 한다. 이들은 한류에 열광하지만 한켠에서는 자국의 역사와 문화, 정치적 이익 앞에서는 중국이 대국이고 종주국임을 앞세우는 경향이 강하다.

베이징의 한 외교 소식통은 "중국의 국력이 날로 커지고 시진핑 주석 집권 이후 '중화민족의 부흥'이 공식적인 정치적 구호로 자리 잡으면서 중국인의 민족주의가 더욱 강해지는 분위기"라며 "한국 드라마가 인기몰이를 하지만 역사·전통 논란은 언제든 양국 국민의 감정을 해칠 수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92년 단교 이후 사라지지 않은 앙금
대만의 반한(反韓) 감정은 정치 외교적 사안과 관련이 깊다. 1992년 중국과 국교를 맺으면서 대만과 단교를 한 영향이 아직도 남아있다. 당시 대만은 중국과 미국이 손을 잡으면서 국제적으로 고립되는 등 많은 어려움을 겪었다. 2000년 두 나라의 우의가 다시 회복되고 드라마 '대장금', 시트콤 '순풍 산부인과'가 상륙하면서 한류 붐이 일었지만 여전히 국제 경기나 중국과의 정치적 관계에서는 반한(反韓) 감정이 고조되는 것을 알 수 있다.

대만 내 반한 현상 
2010년 아시안 게임 여자 태권도 49㎏급 1차 예선에서 대만의 양수쥔(楊淑君) 선수가 금지된 발뒤꿈치 센서 착용으로 몰수패한 뒤 일부 대만인들의 엉뚱한 반한(反韓) 운동이 시작됐다.

특히 대만 네티즌들이 청와대 페이스북에 중국말로 '한국인은 개'라는 욕설을 다수 남겼고 그 후 청와대 홈페이지가 장시간 다운되기도 했다. 타이베이시 완화(萬華)구에 있는 한국학교 정문에는 달걀을 던져 교문 안쪽 운동장에도 달걀 껍데기가 나뒹굴었다. 한 학부모는 "양수쥔의 실격패는 한 개인을 판정한 문제인데 왜 한국학교에 화를 내는지 모르겠다. 아이들이 걱정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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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후 2013년 WBC 경기에서도 대만인들의 혐한(嫌韓) 감정은 계속됐다. 최종전에서 대만인들은 한국 선수들에게 노골적으로 야유를 보냈으며 경기가 끝나자 한 네티즌은 개가 태극기에 오줌을 누는 합성사진을 게재해 양국 네티즌 간의 감정을 악화시켰다. 한편 대만 최대 일간지 빈과일보는 경기를 앞두고 '봉타고려(棒打高麗)'라는 문구가 적힌 그림 전단을 뿌리기도 했다. 봉타고려는 '한국인을 방망이로 때려잡자'는 뜻이다. 대만에서 '고려'는 한국인을 비하할 때 쓴다.

올 초 일어난 걸그룹 '트와이스'의 멤버 쯔위가 대만기를 흔들면서 시작된 '쯔위 사태'는 한류에 대한 대만인들의 감정을 악화시키기 충분했다. 대만과 중국 관계에 대한 이해없이 대만 출신 어린 소녀를 무조건 "나는 중국인"이라고 사과하게 만든 영상을 보고 대만인들은 분노했다. 특히 그동안 한류 콘텐츠와 쯔위의 데뷔로 한국을 친숙하게 느끼고 있었던 젊은 세대들 사이에서 배신감이 커 반한(反韓) 감정이 격해지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있었다.


왜 이렇게까지 싫어할까?

2014년 대만 지방선거를 앞두고 집권당인 국민당이 야당인 신민당을 비난하기 TV광고에서 한국을 이용했다. '친중파'인 국민당은 한중 FTA로 대만이 큰 타격을 입었다는 것을 상기시켜 중-대만 FTA 체결을 반대해 온 신민당을 심판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해당 광고 캡처

대만은 2차 세계대전 이후 한국과 비슷한 발전 양상을 보이면서도 미국과의 수교를 통해 한국보다 빠른 경제성장과 사회 발전을 이룬 국가였다. 그러나 90년대 말부터 외교 관계에서 소외되면서 경제와 문화 발전에서 뒤처지기 시작했다. 한국은 2004년 부터 대만의 국민소득을 앞섰으며 한국 문화 콘텐츠들이 '한류'라는 단어로 대만에서 큰 인기를 얻었다. 대만은 중화권 국가로서 중국처럼 자국 문화에 대한 자부심이 강한 나라이다. 90년대까지만 해도 팽배했던 한국에 대한 대만인들의 우월감이 좌절로 바뀌었고, 피해의식은 반한(反韓) 감정을 유발했다.

이들의 경제·문화적 좌절과 피해의식의 시초는 중화권 대표국 지위를 박탈 당하고 한국을 비롯한 여러 나라들과 수교가 단절되면서 부터다. 한국 사람들은 대부분 이를 잊고 있지만 대다수 대만 사람들은 아직도 한국하면 92년 대만과의 연을 끊고 중국에게 돌아섰던 나라로 기억한다. 국제적 경기나, 중국과 한국이 동시에 연루된 이슈가 터지면 그 때 받았던 배신감을 상기시킬 수 밖에 없는 것이다.

2014년 대만 지방선거에서 국민당은 야당인 민진당이 양안(중국·대만)의 경제 협력을 가로막고 있고 그 사이 한국은 중국과 자유무역협정(FTA)을 체결해 경쟁에서 앞서나갈 것이라는 광고를 내보냈다. 1992년 한·중 수교 당시 거세게 반발한 대만의 반한(反韓) 감정까지 연상시키는 광고가 20여년이 넘게 지났지만 국민 여론을 흔드는데 여전히 쓰이고 있다.

반한·혐한 부추기는 '어글리 코리안'

반한(反韓)과 혐한(嫌韓) 감정은 우리를 향한 시기와 오해로 생기는 경우도 있지만, 실제 민간 교류에서 '어글리 코리안'의 모습을 보여 이 감정을 더욱 부추기는 사례도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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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시와 바가지로 남은 한국 여행의 추억
한국인이 중국인을 존중하지 않는다는 인식은 실제로 한국을 다녀가는 유커들이 가장 크게 느끼고 있었다. 이들이 한국을 싫어하는 감정은 인터넷 상의 뜬소문이나 외교 역사 문제뿐만 아니라 실제 경험에 기반한 것들도 있다.

'한국인은 중국인 관광객을 무수히 많은 쓰레기로 본다.' 최근 중국판 '트위터' 격인 웨이보(微博)에 올라온 글이다. 웨이보 아이디 '류진시우'라는 중국 네티즌이 쓴 이 글에는 '개고기를 먹는 한국인 주제에 요우커를 무시하나' '우리도 한국인 관광객을 몰아내자' 등의 댓글이 달렸다. 중국에서 어학연수 중인 대학생 윤승현(25)씨는 "중국 인터넷상에 한국인에 대한 분노를 표출하는 글과 사진 자료 등이 많이 올라와 자칫 반한(反韓) 여론이 형성되지 않을까 걱정스러울 때가 많다"고 말했다/

(좌)'짱깨'라는 말을 접하고 굉장히 불쾌했다고 밝힌 중국인 방송인 장위안. (우)한국 관광에서 한국 음식을 맛보고 있는 유커 /조선DB

본지가 유커 100명을 대상으로 설문한 결과, 한국인으로부터 무시를 당했다고 느낀 중국인 중 18명이 특정 언어나 말투를 통해 이를 감지했다고 말했다. 유커들은 5~6명에 한 명꼴로 한국인의 말을 통해 어렴풋이나마 자신이 무시당하고 있음을 알아챘다는 것이다. '짱깨'처럼 한국인들이 중국인을 비하할 때 쓰는 말을 알고 있다고 답한 이도 5명이나 있었다.

우리나라를 20일째 여행 중이라는 자충야오(20)씨는 서울 동대문 시장의 한 식당에서 "어눌한 한국 말로 음식을 주문하자 다른 테이블의 한국 사람들이 '짱깨'라고 말하며 비웃었다"며 "나중에 인터넷을 통해 그 말이 중국인을 비하하는 욕설이었음을 알고 참을 수 없는 모욕감을 느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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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인이 필리핀서 총맞는 데는 다 이유가 있다
2015년 10월 26일 필리핀 수도 마닐라에서 북쪽으로 100㎞ 떨어진 앙헬레스의 코리아타운. 한인 식당은 물론 떡집, 전당포, 약국, 병원 등 한국어 간판을 단 200여개 업체가 영업 중인 곳이다. 이곳에서 작년부터 올해까지 3명의 한인이 총에 맞아 숨졌다. 얼마 전엔 이곳에서 차로 2시간 거리에 있는 수비크 해안에서 시신이 발견됐으며 그 역시 앙헬레스에 사는 한인이었다. 그런데 현지 교민들로부터 뜻밖의 얘기를 들었다. "대부분 사고가 날 만한 이유가 있을 겁니다."

(좌)필리핀 최대 환락가인 앙헬레스의 ‘워킹 스트리트’. 이곳에서 차로 5분 거리에 있는 코리아타운에선 최근 2년간 한국인 사업가 3명이 청부살인을 당했다. (우) 우범 지대가 많은 마닐라 말라테 지역에 우리 정부가 만들어 준 필리핀 파출소. 마닐라에만 교민 5만명이 있으며 전체 필리핀 교민은 10만명이 넘는다. /마닐라=강훈 기자

밤 1시 유흥가가 밀집한 마닐라 말라테 지역의 한 유흥주점. 만취한 한국인 손님 4명 일행 가운데 한 명이 여종업원에게 한국말로 "이 ○○년, 왜 (2차) 안 나가? ○테 둘렀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곳은 여종업원들이 '2차'를 가지 않는 업소인데도 호텔 동행을 요구하는 것이었다. 소란해진 테이블로 필리핀 지배인이 다가오자 일행 중 다른 한 명이 대뜸 "야, 넌 뭐야. 원숭이 ○들이 왜 이리 뻣뻣해"라고 소리를 질렀다. 결국 이들은 주점 보안요원들에게 끌려나갔다. 주점 여종업원은 "가끔 보는 일"이라며 어깨를 으쓱했다.

인근 다른 주점에선 술집 여종업원의 뺨을 때린 한국인이 여종업원 연락을 받고 온 남자 친구가 쏜 총에 맞아 중상을 입기도 했다. 현지 교민들과 가이드들이 "현지인을 자극하지 말라"고 누누이 당부하지만, 한국인의 추태는 반복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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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남아 성매매시장에서 한국 남성은 독보적 존재
특히 동남아시아 국가들에서 한국인들의 추태는 공식적으로 문건으로도 남아있다. "코리아에서 왔다고요? 캄보디아 성매매산업의 가장 든든한 후원자 나라에서 오셨군요." 한국형사정책연구원 현지 조사팀이 지난해 실태 조사를 위해 캄보디아의 시민단체 엑팟(ECPAT)을 찾았을 때 들은 말이다.

미국 국무부에서 매년 작성하는 인신매매 보고서도 '한국인 남성은 동남아시아와 태평양제도에서 아동 성매매 관광의 주요 수요자이지만 한국 정부는 이러한 한국인을 처벌한 적이 없고, 이러한 관광 수요를 줄이려는 노력도 하지 않았다'고 비판하고 있다. 연구원은 "특히 동남아 성매매 여성의 15%를 차지하는 만 18세 미만 아동들의 성매매시장에서 한국 남성은 독보적 존재"라고 밝혔다.

한국인들이 아시아 국가에서 보이는 추태들은 대부분 우리의 '우월적인 태도'에서 비롯된 것들이 많다. 아시아에서 괄목할 만한 경제 성장을 했다는 자부심이 상대적으로 열악한 저소득 신흥 아시아 국가에 갔을 때 거들먹거리는 태도로 나타나는 것이다. 실제로 많은 외국인은 우리나라 사람들의 '우월적인 태도'를 가장 비호감으로 지적했다. 고소득(29.9%)과 저소득 신흥국 외국인(25.2%)에게 모두에게 단점으로 꼽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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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 국가에서 반한(反韓)과 혐한(嫌韓)현상은 대부분 역사 및 정치 갈등이 가장 큰 요인이나 일본이나 대만처럼 달라진 한국의 위상에서 오는 그들의 좌절감의 표현인 경우도 있다. 한국은 최빈국에서 경제강국으로 두드러진 경제성장과 문화발전을 이룬 국가이다. 달라진 위상만큼 한국을 바라보는 주변국들의 시각도 달라졌다. 그들이 우리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고 있는지 제대로 직시하는 한편, 위상에 걸맞는 우리의 배려와 포용력을 갖추는 것이 반한(反韓)과 혐한(嫌韓) 현상에 맞서는 첫번째 자세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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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자료 
해외 언론인의 한류에 대한 인식 및 혐한 보도 연구.
한국언론진흥재단. 2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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