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미 포커스] 다음카카오 은행, KT 은행… 내년 초에 생긴다는데

취재=이신영 기자 편집=뉴스큐레이션팀
입력 2015.08.20 07:30

현재 IT기업들과 금융사들은 분주하게 인터넷은행 설립 컨소시엄을 구성하는 중이다. 다음카카오·KT·인터파크·SKT 등 메신저·포털, 통신과 유통사업자들이 금융회사들과 손을 잡고 출사표를 던졌다.

정부가 인터넷뱅크 설립을 서두르는 이유는 과점 상태에서 우물 안 개구리식 비즈니스를 하는 은행업계에 ‘메기’ 같은 자극제가 필요한 상황이고, 금융산업의 미래 먹거리로 여겨지는 핀테크 산업의 육성에 인터넷뱅크가 촉매제 역할을 할 수 있다고 기대하기 때문이다.

선진국보다 20년 늦었지만… 국내 대표 IT기업들 잇따라 출사표

국내 IT기업들은 각자의 장점을 극대화해 금융업에 뛰어들 계획이다. 3000만명의 ‘카카오톡’ 회원을 가진 다음카카오의 경우. 택시 애플리케이션 ‘카카오택시’, 주식거래 앱 ‘증권플러스’뿐 아니라 여러 핀테크 업체를 참여시켜 새로운 유형의 인터넷은행 모델을 구상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KT도 이동통신 사용자 고객과 자회사 BC카드의 2600만명 고객 정보를 토대로 새로운 고객 신용평가 등급 모델을 검토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국내 금융시장에서 인터넷은행의 성공 가능성이 비교적 높은 것으로 보고 있다. 컨설팅회사 베인앤컴패니에 따르면, 한국에서 출범할 인터넷 전문은행은 매출 대비 비용은 약 35% 선으로, 국내 은행(55~60%), 유럽의 인터넷 전문은행(45~50%)보다 낮은 것으로 분석됐다. 조영서 베인앤컴패니 파트너는 “인터넷 전문은행을 추진하려는 IT기업이 포털·메신저 등 고객 접점을 많이 확보하고 있기 때문에 마케팅 비용이 절감돼 초기 투자 비용을 낮출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국내 은행의 경우, 이미 선진국에 비해 타행 이체 수수료, 대출 관련 수수료가 현저히 낮은 것이 걸림돌이다. 미국이나 중국 등에 비해 비좁은 내수시장도 성장의 한계 요인으로 작용한다. 그렇다면 현재 외국에서 성공적으로 정착한 인터넷뱅크들은 어떤 식으로 영업을 하고 있을까.

인터넷뱅크, 선진국에선 이미 성공 사례 많아

일본 최대 인터넷은행인 SBI스미신넷뱅크는 2007년에 출범했다. 출범 3년 만에 흑자 전환에 성공해 현재 4조엔(48조원)의 자산을 갖고 있다. 1년 정기예금 금리가 0.2%로 일반 시중은행(0.07%)에 비해 높고, 주택담보대출 금리(고정금리 5년 0.49%)는 시중은행보다 낮다. 핵심 서비스는 주택담보대출자의 가장 큰 골칫거리인 중도상환수수료가 전혀 없고, 횟수 제한 없이 1엔 단위로 상환할 수 있다는 점이다. 주택담보대출을 받는 고객에겐 질병과 교통사고 보상을 해주는 보험에 무료로 가입시켜주는 것도 차별화된 서비스다.

일본 전자상거래 업체 라쿠텐이 만든 ‘라쿠텐은행’은 예금이나 카드 거래를 많이 할수록 라쿠텐 마일리지(수퍼포인트)가 쌓여 쇼핑과 금융거래 수수료가 면제된다. 예를 들어 100만엔을 예치하면, ATM기 이체 수수료, 타행 이체 수수료, 주택담보대출 금리 인하 혜택를 받고, 쇼핑몰에서 수퍼포인트를 이용할 수 있게 된다.

출범 7년 만에 고객 30만명을 모은 독일의 피도르 은행은 ‘1분 안에 대출해준다’는 것이 핵심 경쟁력이다. 199유로를 6개월간 대출해주는 ‘이머전시론’(Emergency)의 경우, 대출 절차가 60초 안에 끝난다. 외국의 인터넷은행 성공 사례를 보면 이자로 벌어들이는 수익이 전체 수익의 약 60%를 차지하고, 나머지 40%는 수수료 등 비이자 수익에서 내 재무 상황이 균형 잡혀 있다는 공통점이 있다.

SNS를 활용한 개인 대출 심사

해외 인터넷 전문은행들은 대출 심사 시 고객의 신용등급 자료에만 의존하지 않고, 고객과 온라인 소셜네트워킹서비스(SNS)를 통해 얻은 다양한 고객 정보를 활용한다. 중국 IT업체 텐센트의 경우 올 초 중소 자영업자를 대상으로 한 대출 상품, 위뱅크(Webank)를 선보여 8억위안의 대출 실적을 올리고 있다.

성공 요인은 자사가 만든 화물차 기사 전용 애플리케이션 ‘휘처방(貨車幫)’을 활용한 ‘화물차 기사 대출’이다. 소비자가 화물차 기사를 앱에서 선택해 고용하는 앱인데, 소비자로 하여금 화물차 기사의 신용도를 직접 평가하게 한다. 평판이 좋으면 일감이 몰리고, 운송 처리 정보를 대출 고객을 선택하는 데 사용한다. 삼성증권 박정환 연구원은 “다양한 고객 정보를 활용함으로써 신용과 소득이 낮은 화물차 기사를 대상으로도 대출 영업에 성공하고 있다”고 말했다. 반면 ‘단순 가격 경쟁’만으로는 인터넷은행이 살아남기 어렵다. 1999년 출범한 미국 넷뱅크의 경우, 낮은 금리를 앞세워 이자만 상환하는 주택대출 상품을 공격적으로 판매하다가 파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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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에셋, 왜 인터넷 은행 포기했나] 최규민 기자

시중은행과 경쟁구도 생기면 본업 펀드 판매에 불이익 우려
‘국내 제1호 인터넷 전문은행’의 유력한 후보 중 하나로 꼽혔던 미래에셋이 최근 인터넷 은행 설립을 포기하기로 결정한 것은 그만큼 인터넷 전문은행의 미래가 녹록지 않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미래에셋은 인터넷 전문은행 진출이 사업 다각화에 도움이 될 것으로 보고 여러 증권사 중 가장 적극적인 움직임을 보여왔다. 지난 6월 류혁선 미래에셋증권 투자솔루션 부문 대표의 지휘 아래 직원 8명으로 태스크포스(TF)를 꾸린 뒤 사업 타당성을 다각도로 검토하고 잠재적 파트너들과 접촉해 왔다. 하지만 약 두 달간 검토 작업 끝에 미래에셋은 지난 13일 회의를 열고 인터넷 전문은행을 추진하지 않기로 최종 결론을 내렸다. 미래에셋이 표면적으로 내세우는 이유는 “금융투자를 전문으로 해온 그룹의 DNA가 예금과 대출 위주의 인터넷 은행업과 잘 맞지 않는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미래에셋 관계자는 “미래가 불투명한 사업에 무작정 뛰어들기보다는 그룹의 핵심 사업인 글로벌 투자와 연금 비즈니스에 더욱 주력하는 것이 낫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설립 준비 과정에서 미래에셋은 인터넷 은행 초기 자본금으로 최소 2000억~3000억원이 소요될 것으로 추산했다. 반면 새로운 비즈니스의 특성상 흑자 전환에는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으로 봤다. 이미 신용 1~3등급의 우량 고객 시장을 시중은행이 장악하고 있는 상황에서 인터넷 전문은행이 타깃으로 삼아야 할 고객층은 4~6등급의 중등 신용 등급 고객들이다. 그런데 이들은 소득·대출 행태·연체율 등 데이터가 부족해 은행도 거래를 꺼리는 고객층이다. 이런 상황에서 중·저 신용 등급 고객들을 대상으로 거래했다가 적지 않은 리스크에 노출될 수 있다고 판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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