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왜 평양 면적을 반토막 냈나… 배급으로 먹여 살리던 인구 50만명 쳐낸 셈

안용현 기자 윤일건 기자
입력 2011.02.15 03:01

특별대우 계속하기 힘든 상황
서울시 면적의 4배 규모라 관리효율 위해 개편 분석도

북한이 '혁명의 수도' 평양 면적을 반 토막 낸 것은 "북한의 식량난과 직접적 관계가 있는 것 같다"(조영기 고려대 교수)는 분석이 많다.

①평양도 식량난에 직격탄

최근 북한은 미국 등 국제 사회에 식량 지원을 전방위적으로 요청하고 있다. 정부 당국에 따르면 북한이 연간 필요한 식량은 500만t이지만 매년 100만t 이상이 부족하다. 그동안 북한은 남한·미국 등의 지원에 기대 부족분을 메워왔다. 그러나 이명박 정부 출범 이후 매년 40만t 안팎이던 남한의 식량 지원이 끊겼고 미국도 분배 투명성 문제 때문에 2008년 이후 식량을 보내지 않고 있다. 정부 고위당국자는 "북한이 작년만 해도 '2호 창고'(군량미)를 일부 열어 식량난을 넘겼지만 올해는 이마저도 쉽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특히 북한은 '강성대국의 문을 열겠다'고 주민들에게 선전한 2012년을 코앞에 두고 있다. 어떤 식으로든 식량 확보가 절실한 상황이다. 현재 북한 주민 대다수가 시장에서 먹고살지만 평양 시민들은 배급에 의존하는 비중이 높다. 한 탈북자는 "평양 축소는 지금 북한의 경제 사정이 260만~300만 평양 시민을 먹이지 못하는 상황이란 증거"라고 말했다.

②평양시 구조조정

서울시 면적(605㎢)의 4배인 평양시를 효율적으로 관리하기 위해 구조 조정한 것 아니냐는 분석도 있다. 북한은 이번 개편으로 먹여 살려야 할 평양의 '입'을 50만명쯤 덜어낸 셈이다. 대북 소식통은 "핵심계층에 들지 못하는 기존의 평양시 외곽 사람들을 구조조정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평양 출신의 한 탈북자는 "이번에 평양에서 떨어져 나간 4개 지역은 사실상 농촌"이라며 "말이 평양이지 황해도로 떼 버려도 김정일로선 아쉬울 게 없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北, 선전은 휘황찬란하게 하면서… 북한이 지난해 평양시 면적의 절반을 행정구역에서 떼어내는 구조조정을 단행했다. 구조조정의 배경이 평양시민에 대한 특별대우를 경제적으로 유지하기가 힘들어서라는 분석이 나오는 가운데 북한 조선중앙통신이 11일 공개한 평양 시가지의 화려한 야경은 평양의 경제난을 역설적으로 보여주는 듯하다. /신화·뉴시스
③특권층 성(城) 높이기

'혁명의 심장'으로 불리는 평양 시민들은 이곳에 사는 것만으로도 다양한 특혜를 누리게 된다. 탈북자들에 따르면 평양 시민증만 있으면 별도 여행증이 없어도 주변 지역을 여행할 수 있다. 반면 다른 지역 주민들이 평양에 들어오려면 특별여행증을 발급받아야 한다. TV 채널도 지방에서는 조선중앙TV만 볼 수 있지만 평양에선 '만수대'와 '교육문화방송'까지 3개 채널이 나온다. 전력 사정도 평양과 지방은 비교가 안 된다. 정부 소식통은 "평양은 90년대 후반 100만명 이상이 굶어 죽은 '고난의 행군' 시기에도 배급이 끊기지 않았다"고 전했다.

조선일보 A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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