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햄버거가 좋아`..웰빙 마케팅 안 통한다

입력 2005.08.19 16:33 수정 2005.08.19 16:33
"사람들이 말하는 것과 행동하는 것 사이에는 엄청난 차이가 있다. 그것이 레스토랑 사업을 새로운 도전에 직면하게 만들었다. 행동과 말의 간극 속에서 적절한 사업 방향을 설정하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 데니 포스트 버거킹 수석 컨셉 책임자

입으로는 `웰빙(well-being)`을 외치면서 손으로는 고칼로리 고지방의 더블 치즈버거를 집는다. 고객들의 이중적인 식습관이 미국 레스토랑 업계를 혼란스럽게 만들고 있다.


MSNBC는 18일(현지시간) 소위 `웰빙 마케팅`에 집중했던 미국 레스토랑 업계가 최근 잇따라 관련 메뉴를 홀대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업계는 샐러드와 신선한 과일로 꽉 채웠던 메뉴를 버리고 다시 고칼로리와 고지방 메뉴로 회귀하고 있다.


◆웰빙푸드? `말따로 행동따로`


미국 레스토랑 체인인 루비(Ruby)는 작년 중순 저지방 블루베리 딜라이트 요거트 파르페 메뉴를 출시했었다. 루비는 당시 이미 40개의 `몸에 좋은 메뉴`를 제공하고 있었고, 옆에 칼로리와 지방 함유량 등도 함께 표기 했었다.


세계적인 웰빙 열풍에 부응해 보다 영양가 있는 음식에 대한 소비자들의 욕구를 충족시키기 위한 조치였다. 메뉴에서 후렌치후라이의 비중을 대폭 줄이고, 웰빙 메뉴들을 적극적으로 홍보했다.


그러나 루비는 단 1년만에 블루베리 딜라이트 판매를 중단했다. 매출 실적에 따라 간신히 살아남은 몇몇 웰빙 메뉴들은 메뉴판 뒤쪽으로 밀렸다. 칼로리 및 지방 함유율 정보 역시 일부 만을 제외하고 대부분 삭제했다.


이제 루비는 가장 큰 빅 버거를 공격적으로 선전하고 있고, 지난 세 달간 빅 버거 매출은 3~4% 가량 늘었다. 물론 메뉴에서 후렌치 후라이와 파스타 등 고칼로리 고지방 메뉴들의 비중이 대폭 커졌다.


세계 최대 패스트푸드 체인인 맥도날드는 웰빙 메뉴를 대폭 추가하며 긍정적인 평가를 얻었다. 하지만 막상 웰빙 메뉴에 대한 소비자들의 반응은 예상만큼 뜨겁지 않았다.


맥도날드는 최근 프리미엄 샐러드 세트를 출시한 뒤 2년간 4억개 가량 판매했다고 홍보했다. 그러나 맥도날드의 전체 고객수를 고려할 때 이것은 전혀 감동적인 숫자가 아니다. 미국에서만 하루에 2300만명이 맥도날드를 찾는다. 2년간이면 약 168억명에 달하는 것. 결국 맥도날드 전체 고객의 2.4% 만이 샐러드를 주문했다는 계산이다.


맥도날드의 대변인인 빌 화이트맨은 "맥도날드에서 가장 인기있는 메뉴는 여전히 더블 치즈버거"라고 밝혔다.


미국 레스토랑 산업은 2년간의 시행착오를 통해 고객들의 이중성에 대한 교훈을 얻었다. 그들은 "보다 영양가 있는 음식을 원한다"고 말하지만, 실제 그런 음식을 주문하는 경우는 극히 드물다.


루비의 리차드 존슨 부사장은 "1972년 루비가 처음 문을 열었을 때 가장 인기있는 아이템은 단연 햄버거와 후렌치 후라이였다. 지금은? 햄버거와 후렌치 후라이 그리고 치킨 텐더다"라고 말한다.


물론 웰빙열풍의 영향이 전혀 없는 것은 아니다. 소비자들은 음식을 선택하는데 있어 이전보다 건강에 더욱 신경을 쓰게 됐다. 그러나 특히 외식에 있어 여전히 `스피드`와 `맛` 등의 다른 요소들이 훨씬 더 중요하게 고려되고 있다.


리서치 회사 샌들맨 & 어쏘시에이션의 밥 샌들맨 사장은 "소비자들은 예전보다 패스트푸드의 영양분에 더 관심을 갖고 있다"고 분석한다. 그러나 "명백한 다수가 특히 외식의 경우 그들이 믿고 생각하는 대로 행동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샌들맨 & 어쏘시에이션은 최근 미국 소비자들의 외식 태도에 대한 조사를 벌였다. 그 결과 레스토랑 선택의 12가지 조건 중 `웰빙 메뉴`는 10번째를 기록하는데 그쳤다. 여전히 `스피드`와 `주문의 정확성`, `맛` 등이 레스토랑 선택의 주요 요소로 지목됐다.


◆`건강`보다는 지금 이 순간의 `맛`


그럼에도 불구하고 레스토랑들이 웰빙메뉴를 아예 없앨 수는 없다. 적은 숫자이긴 하지만 웰빙 음식에 대한 수요가 틈새시장을 형성하고 꾸준히 증가하고 있기 때문. 틈새시장과 기업 이윤 사이에서 타협점을 찾기위해 새로운 판매전략이 필요한 상황이다.


식습관 전문가들은 업계가 웰빙메뉴를 판매하는데 있어 몇몇 주요 장애물이 있다고 분석한다. 첫째, 사람들은 영양가 있는 음식을 먹기위해 `맛`을 포기하지 못한다는 점이다. 둘째, 신선한 샐러드나 과일 등 웰빙메뉴가 상대적으로 비싸다는 점이다. 셋째 웰빙푸드를 선택한데 따른 이익이 지나치게 장기적이거나 혹은 가시적이지 못하다는 점이다.


(김경인 hoffnung97@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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