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 워크숍] “요즘처럼 부끄러운 적 없었다”

입력 2002.05.23 20:25

비리청산-당진로 놓고 토론…김홍일의원 거취 논란벌여

민주당 노무현 대통령후보와 한화갑 대표가 23일 당 워크숍에 참석,대화하고 있다./이기원기자
민주당은 23일 서울 여의도 국민일보 빌딩에서 노무현(盧武鉉) 후보와
소속 의원 등 105명이 참석한 가운데 워크숍을 갖고 권력비리 청산
문제와 당의 진로 방향에 대한 격론을 벌였다. 오전에는 국회 소속
상임위별 5개 분과로 나뉘어 분임토의가 진행됐고, 오후에 열린
자유토론에서는 25명의 의원이 발언했다.

◆ 당 쇄신요구 분출

자유토론 첫 발언자로 나선 강성구(姜成求) 의원은 “1년 전에 비해 우리
당이 기사회생을 했지만 작금의 상황은 공든탑이 무너지고 있다. 억장이
무너지고 산소호흡기를 꽂고 있는 기분이다. 우리 당은 지역당으로
전락해버렸다”고 말했다. 강 의원은 “국면전환을 위해 아태재단을
명실상부하게 해체하고 사회에 환원해야 하고 중앙당을 폐지 또는
축소하는 강력한 정치개혁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강 의원은 “월드컵
이후 홀랑 벗고 중립거국내각을 구성해야 노풍(盧風)씨가 산다”고
말했다.

이어 발언에 나선 정장선(鄭長善) 의원은 “그동안 (대통령)아들들
문제와 관련해 야당에 근거를 대보라고 했는데, 모두 사실로 밝혀졌지
않았느냐”며 “대국민 사과를 하고 부정부패 척결을 위한 제도적 장치를
국민이 납득할 수준으로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덕규(金德圭) 의원은 “정치 입문 뒤 요즘처럼 부끄러운 적이
처음이다. 특단의 대책이 필요하다”고 했고, 임종석(任鍾晳) 의원은
“정치부패 청산을 위해 대통령 친인척 관리 특별제도를 마련하는 등
단호한 조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당 지도부에 대한 불만도 쏟아졌다. 김화중(金和中) 의원은 “당직
인선에서 최고위원들 간 나눠먹기식 배분이 심각하다”고 했고,
이재정(李在禎) 의원은 “최고위원 회의가 잡음을 없애고 단합된 모습을
보여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에 앞서 열린 분임토의에선 대통령 4년 중임제, 정·부통령제, 2원
집정부제 등 권력구조개편을 12월 대선 공약으로 제시해야 한다는 의견이
제시됐으며, 한국팀이 월드컵 16강 진출시 국가대표 선수들에게
국민훈장과 병역면제 등 인센티브를 줘야 한다는 의견도 나왔다.

◆ 노무현 후보에 대한 주문

이상수(李相洙) 의원은 분임토의에서 “당과 노 후보 간 관계가
미숙하다. 대선 기획단을 발족해서 후보관리를 장기적으로 하고 여러
의원이 참여해야 한다고 했다”고 지적했다.

정치분야 분임토의에서는 “노 후보가 양대 선거 승리를 위해 당
지도부와 함께 이인제(李仁濟) 고문을 찾아가 협조를 요청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왔다고 원유철(元裕哲) 의원이 전했다. 이해찬(李海瓚) 의원은
자유토론에서 “당면 선거를 효과적으로 치르기 위해 이 고문을
공동선대위원장으로 하는 것이 좋겠다”고 했고, 박상천(朴相千)
최고위원은 “이 고문이 지방선거에서 활동할 수 있는 틀을 마련해줘야
한다”고 주문했다. 김영배(金令培) 고문은 “당 지도부가 경선에서
떨어진 5명의 후보에 대해 그동안 밥 한 번 사지 않았다”며 화합 의지
부족을 지적했다.

천용택(千容宅) 의원은 “지방선거 후 지미(知美) 차원에서
방미(訪美)하는 게 좋다. 용미(用美)전략을 써야 한다”고 말했고,
문석호(文錫鎬) 의원은 “노 후보가 미국의 실리콘 밸리나 대학을
방문해서 현장을 좀 시찰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김홍일(金弘一) 의원 사퇴 논란

강성구 의원은 “부패로 얼룩져 있는데 장남이 입장을 표명해야 한다”며
목소리를 높였고, 정장선 의원도 “모든 인연을 포함해 끊을 것은 과감히
끊어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지원사격했다.

그러나 이어 동교동계 출신인 배기운(裵奇雲) 의원이 “일부 의원들이
사퇴 운운하는 것은 유감이며, 형제들의 문제는 형의 책임이 아닌 당의
문제”라고 반박, 논란이 벌어졌다.

정균환(鄭均桓) 원내총무는 워크숍 시작에 앞서 기자들과 만나 “김홍일
의원 사퇴 문제 등과 같은 발언은 나오지 않을 것이며 나와서도
안된다”고 쐐기박기를 시도했다. 워크숍이 끝난 뒤 정범구(鄭範九)
대변인은 “구체적 비리혐의가 없는데 희생양으로 만드는 것은
부당하다는 의견이 다수였다”고 말했다. 한편 김홍일 의원은 이날
지역구인 목포에 머물면서 워크숍에 참석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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