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JP협약 내용] 집권하면 국민투표 않고 개헌작업

입력 1997.10.31 20:09
## 출범직후 총리권한보장 법률제정...대통령이 개헌발의 ##.

국민회의와 자민련이 31일 발표한 합의문안 골격은 김대중 단일후보가
이번 대선에서 집권하면 양당이 공동정부를 구성하고, 99년 12월말까지
내각제 개헌을 완료하며, 개헌 뒤에도 양당은 연립정부를 구성한다는 것
이다. 이를 위한 합의이행 장치까지 마련해 놓고 있다.

◇공동정부 구성과 운영
김대중 총재가 대통령, 김종필 총재가 총리를 맡되 현행 헌법상의 내
각제적 요소를 최대한 살리기로 했다. 이를 위해 대통령은 총리에게 실질
적인 국무위원 임명제청권을 주고 총리의 해임건의권을 존중키로 했다.
현행 헌법에도 총리의 이런 권한은 있으나, 그간 국무위원 임명과정에서
총리는 사후에 또는 개각 발표 수시간 전에 대통령으로부터 일방적인 통
보를 받는 게고작이었다.

공동정부에선 '허수아비' 총리가 아닌 실질적인 총리가 되도록 하겠다
는 것이다. 국무위원도 양당이 동등한 비율로 나누기로 했으며, 양당 이
외에 제3세력이 합류할 경우 양당이 같은 비율로 지분을 할애키로 했다.

양당은 총리의 권한 보장을 위해 공동정부 출범초 가칭 '국무총리의 지
위와 권한 행사 등에 관한 법률'을 제정키로 했다. 양당은 정책 조정과
협의를 위해 총리를 의장으로 하고 양당이 동수로 참여하는 가칭 '공동정
권 운영협의회'도 운영키로 했다.

그러나 양당이 국무위원을 같은 비율로 나눠갖기로 함에따라 총리의
조각권은 현실적으론 '반쪽' 조각권밖에 안된다. 국민회의측에서 추천한
국무위원에 대해 자민련측이 반대할 수는 없고, 따라서 총리가 관여할 수
없는 것이다.

◇내각제 개헌
99년 12월말까지 개헌을 완료하게 돼 있는 내각제는 대통령을 국회에
서 간선하고 수상이 국정 전반을 책임지는 순수내각제로 했다. 정국 불안
정을 막기 위해 내각이 구성된 뒤 1년 동안은 의회가 내각 불신임 결의를
할 수 없도록 했다.

일단 총리가 선출되면 그로부터 1년 동안은 총리를 바꿀 수 없다는 얘
기다. 정파간 이해다툼으로 총리가 선출된 지 수개월만에 물러나는 사태
를 막기 위한 것이다.

내각제 개헌 추진을 위해 공동출범 즉시 양당이 동수로 참여하는 가칭
'내각제 개헌 추진위원회'를 설치 운영키로 했다. 추진위에는 양당 외에
내각제를 지지하는 다른 세력도 참여할 수 있게 했다. 신한국당내의 내각
제 세력을 끌어들이기 위한 것이다.

이에따라 차기 대통령 취임 직후인 98년 3∼4월 개헌 추진위가 설치될
전망이다. 그후 공청회, 개헌안 마련 작업 등을 거쳐 99년부터는 본격적
인 개헌 정국으로 진입할 것으로 보이며, 헌법상의 개헌 일정을 감안할
때 늦어도 99년 9∼10월 개헌안 공고, 11월 국회의결, 12월 국민투표 실
시가 예상된다.

◇내각제 개헌 뒤의 연립정부 구성
양당은 내각제 개헌 후에도 공동정권의 정신을 살려 연립정부를 구성
키로했다. 양당이 각각 대통령과 수상을 나누어 맡는다는 것이다. 내각제
아래에서 형식상의 국가원수인 대통령과 실질적인 국정책임자인 총리 중
자민련이 우선적으로 선택하도록 했다.

그러나 양당은 이면적으론 의석수에 관계없이 국민회의가 대통령, 자
민련이 총리를 맡기로 돼 있다. 국회 과반수 당 또는 제1당이 총리를 맡
는게 내각제의 관행이지만, 자민련이 이번에 후보를 양보한 대가로 그렇
게 한다는 것이다.

내각제의 국회의원 임기가 예컨대 4년으로 될 경우 대통령 임기도 4년
이 된다. 따라서 국민회의가 4년간 대통령을 맡는 동안 자민련은 계속 총
리를 맡게 된다. 국민회의측은 현재 김대중 총재가 내각제하의 대통령을
맡는 것을 당연시하고 있다. 그렇게 될 경우 김 총재는 이번에 당선되면
내각제가 출범하는 2000년 4월까지 2년2개월과 내각제하의 대통령 4년 등
6년2개월간 대통령을 하게 된다.

◇합의 이행 보장 장치
양당은 적어도 '문서'상으론 합의 이행을 위한 장치를 곳곳에 마련해
두었다. 우선 15대 국회 임기내 내각제 개헌을 이번 대선에서 대선 공약
으로 내세우도록 했다. 두 당만의 약속에 그치지 않고 국민앞에 공개 약
속한다는 뜻이다.

양당은 또 대선에서 승리하면 내각제 개헌과 그 시기에 대해 국민의 동
의를 받은 것으로 간주토록 했다. 개헌 여부에 대한 별도의 국민투표를
거치지 않고 바로 개헌 작업에 들어갈 수 있도록 하기 위한 것이다. 이는
김대중 총재의 '약속 이행' 에 대한 자민련의 의구심때문이다.

개헌안 발의도 대통령이 직접 하도록 했다. 현행 헌법상 개헌안 발의
는 국회 재적의원 과반수 또는 대통령이 하게 돼 있다. 양당은 의석수 합
계가 1백24석으로 과반수 미달이지만 앞으로 신한국당 등에서 내각제 지
지세력이 합류하면 과반수를 넘길 가능성도 있다. 그럼에도 대통령이 발
의토록 한것은, 국회의 개헌통과에 필요한 의석수(2백석) 확보 의무까지
대통령에 지우기 위한 것이다.

◇선거법 위반 시비 관련
'김대중 총재가 단일후보를 하고 후보를 양보한 자민련의 김종필 총재
가 공동정부의 총리를 맡는다'는 부분을 고쳤다. '단일화된 후보가 당선
될 경우 공동정부의 총리는 자민련측이 맡는다'로 한 것이다. 김대중총재
가 단일후보라는 사실은 합의문이 아닌 선언문으로 돌렸다. '총리=김종필
총재' 대신 '총리=자민련측'으로 해 '당대 당의 합의'임을 강조한 동시에,
총리를 자민련측이 맡도록 한 것이 후보 양보의 대가가 아니라는 인상을
부각시키기 위한 것이다.<김랑기기자>
3일의 약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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