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규제 계속 쏟아내겠다는 文… "9억 이하 대출 규제와 전월세상한제 등 나올 수도"

이진혁 기자
입력 2020.01.14 13:40 수정 2020.01.17 01:36
문재인 대통령이 "부동산시장만큼은 확실히 잡겠다"며 "시장이 다시 과열되면 부동산대책을 계속 쏟아내겠다"고 밝혔다. 12·16 부동산 대책 이후 매매가 9억원 이하의 주택이 널뛰고 서울 학군지역을 중심으로 전세금이 오르고 있는데, 이런 현상이 계속 될 경우 이를 잡을 새로운 규제를 내놓겠다는 의지를 밝힌 것이다.

문재인 대통령이 14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2020 대통령 신년기자회견에 참석해 취재진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뉴시스
◇文 "서민 감당할 수 없는 집값, 원상회복할 때까지 정책 발표"

문재인 대통령은 14일 ‘2020 신년기자간담회’에서 "정책 효과가 나타나도 시중에 풍부한 유동성 탓에 정책 효과가 반감되고 있다"며 이렇게 말했다. 문 대통령은 "일부 지역은 서민들이 감당할 수 없을 만큼, 위화감을 느낄 만큼 가격이 올랐는데, 이런 곳은 가격이 원상회복할 때까지 계속 정책을 발표하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9억원 이상 고가주택과 다주택에 대해 (정책의)초점이 맞춰져서 9억 이하 가격이 오르는 풍선효과가 난다거나 또는 부동산 매매 수요가 전세 수요로 바뀌면서 전세값이 오른다거나 이런 식으로 정책이 의도하는것 외 다른 효과가 생길수 있다"면서 "그런 것들을 예의주시하면서 언제든지 보완대책을 강구하겠다"고도 했다.

문 대통령의 발언을 통해 미뤄볼 때 정부는 12·16 부동산정책의 영향에서 벗어난 집들이 풍선효과로 과열될 경우 추가 규제를 내놓을 것으로 보인다. 풍선효과란 한 곳을 누르면 다른 곳이 튀어오르는 현상을 말한다.

최근 9억원을 넘는 주택의 주택담보인정비율(LTV)을 낮추면서 대출 받기가 까다로워지자 9억원 이하 주택의 매매가가 오르고 있다. 15억원 이상 아파트의 주택담보대출을 금지하는 등의 규제로 매매수요가 전세수요로 옮겨가며 학군지역을 중심으로 전세시장이 급격히 오르는 현상도 일어났다.

실제로 강서구 염창동 ‘강변 힐스테이트’ 전용 84㎡의 경우 지난 11월 8억6500만원에 거래됐지만, 최근 호가는 9억원 정도로 나오고 있다. 실거래가가 9억원을 소폭 밑돌더라도 대출 규제가 강화되는 9억원 선까지 집값이 맞춰질 수 있다는 기대심리가 반영된 것이다.

전세시장의 경우 12·16 대책 이후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한국감정원의 주간 아파트가격동향을 보면 지난달 23일 기준 서울 아파트 전세금은 0.23% 올랐고, 12월 30일과 1월 6일 기준으로 각각 0.19%, 0.15% 상승해 대책 이전보다 상승폭이 확대됐다. 특히 학원가가 밀집한 목동이 있는 양천구의 경우 지난달 16일부터 이달 6일까지 전세금이 무려 2.05% 올랐다. 학군이 좋은 강남구 역시 전세금이 1.93%나 상승했다.

◇9억원 이하 주택 수요 억제, 계약갱신청구권·전·월세상한제 예고

정부가 만약 새로운 부동산정책을 내놓는다면 매매가 9억원 이하의 주택 매매수요를 억제하는 방식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 구간의 주택담보대출도 조이거나, 세무조사와 자금출처 등의 방법을 동원해 집 매매를 불편하게 만드는 식이다. 이미 정부는 투기과열지구에서 9억원을 넘는 집을 살 땐 자금조달계획서와 함께 내야 할 증빙자료를 대폭 늘렸다. 9억원 이하의 주택 매매 때도 이런 서류 등을 요구할 가능성이 있다.

무엇보다 문 대통령이 시중의 풍부한 유동성 때문에 부동산 정책의 ‘약발’이 단기간에 그친다고 언급한 점을 미뤄볼 때 유동성이 부동산시장으로 흘러들어오지 않도록 막는 방법이 나올 가능성이 크다. 투기지역, 투기과열지구 등 규제지역의 LTV를 지금보다 높여 대출을 깐깐하게 만드는 식이다.

전세시장의 경우 계약갱신청구권과 전·월세상한제 등 기존에 정부가 추진하려고 했던 정책들을 내놓을 가능성이 있다. 계약갱신청구권은 임차인이 계약기간인 2년이 지나고 추가로 2년을 더 살 수 있도록 하는 권리를 말하고, 전·월세상한제는 말 그대로 전·월세 상승률에 제한을 두는 것을 의미한다. 다만 이 제도들이 포함된 주택임대차보호법 개정안은 국회를 통과해야 한다.

심교언 건국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전·월세상한제, 계약갱신청구권, 주택거래허가제 같은 것이 가능할 것으로 본다"며 "다만 단기적으로는 집값을 잡을 수 있어도 중장기적으로는 부동산시장 상황이 더 꼬일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심 교수는 "집값을 잡으려면 공급을 늘리는 방법밖에 없다"면서 "지금까지 정부가 발표한 18번의 부동산시장 대책으로 이미 충분하며 추가 대책으로 더 불안한 양상을 만드는 건 바람직하지 않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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