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원전 원조 스웨덴, 국민 78%가 "원전 지지"

안준호 기자
입력 2019.12.03 03:55

1027명 조사… 2년새 7%p 올라
"온실가스 배출 줄여" 인식 확산

탈(脫)원전을 국민투표로 결정했던 스웨덴에서 원전을 지지하는 여론이 78%에 달한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원전 반대는 11%에 불과했다. 지난 2017년 조사 때 71%였던 원전 찬성 여론은 2년 새 7%포인트가 더 올랐다. 지난 2011년 일본 후쿠시마 원전 사고 이후 독일·일본 등을 중심으로 탈원전 바람이 거세게 불었지만, 지구온난화를 초래하는 온실가스 배출량을 줄이기 위해서는 온실가스를 배출하지 않는 원전이 불가피하다는 인식이 전 세계적으로 확산하고 있다.

세계원자력협회(WNA)가 발간하는 원자력 전문 매체 WNN(world nuclear news)은 이런 내용의 스웨덴 여론조사 기관 노부스(Novus)의 최근 여론조사 결과를 보도했다. 여론조사는 지난 10월 24일부터 30일까지 18세 이상 79세 이하 스웨덴 국민 1027명을 대상으로 실시됐으며, 응답률은 54%였다. 응답자의 43%는 신규 원전 건설에 찬성했고, 35%는 원전 수명 만료 시점까지 원전 가동을 해야 한다고 했다. 스웨덴은 지난 1980년 국민투표로 원전을 단계 폐지하기로 결정한, 탈원전의 원조격인 나라다. 노후 원전 5기를 영구 정지하면서 2040년까지 전체 발전을 100% 재생에너지로 채우겠다는 목표를 추진 중이지만 국민 여론은 원전 찬성으로 돌아선 것이다.

전 세계는 기후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온실가스 감축에 나서면서 신규 원전 건설이나 노후 원전 수명 연장 등 원전 이용을 높이고 있다. 원전은 온실가스나 미세 먼지를 배출하지 않는다. 원전 사고의 위험성보다 온실가스 배출로 인한 기후변화가 인류의 생존을 위협하는 더 큰 위험으로 보는 인식이 확산하는 것이다.

프랑스·영국 등 선진국뿐 아니라 개발도상국들도 늘어나는 전력 수요를 감당하면서도 온실가스 배출을 줄이기 위해 신규 원전 건설을 추진 중이다. 미국 등은 원전의 수명을 80년까지 연장하는 안을 검토하고 있다. 그러나 한국 정부는 신한울 3·4호기 등 신규 원전 6기의 건설을 백지화했고, 7000억원을 들여 전면 보수했던 월성 원전 1호기를 조기 폐쇄키로 했다.

최근 유엔은 한국의 탈원전 정책 때문에 온실가스 감축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고 경고했다. 유엔환경계획(UN EP)은 최근 세계 각국의 2030년 온실가스 감축 목표와 실제 이행을 비교·분석한 '온실가스 배출량 격차 보고서 2019'에서 "한국의 온실가스 감축 목표치 후퇴는 주로 문재인 정부의 원전 정책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조선일보 A1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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