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값보다 더 오르는 땅값… “집값 더 끌어올릴까 걱정”

김민정 기자
입력 2019.12.03 06:03
땅값이 계속 오르고 있다. 정부가 강력한 규제책으로도 잡지 못하는 집값보다 상승 폭이 더 큰 상황인데, 땅값 상승이 집값 상승으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아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3일 한국감정원의 지가동향에 따르면 지난 10월 전국 땅값은 전월보다 0.34% 상승해 108개월째 올랐다. 땅값은 올해 누계로 보면 3.20% 상승했다. 지역별로는 서울(0.48%)과 수도권(0.43%)이 큰 폭으로 뛰었다.

3기 신도시로 지정된 경기 하남 교산지구 일대의 모습./조선DB
서울에서는 강남구가 0.61% 올라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영동대로 지하복합환승센터 사업, 현대자동차그룹의 삼성동 글로벌비즈니스센터(GBC) 개발 등 개발 호재가 지가에 계속해서 반영된 영향이다. 강남구에 이어 강동구(0.58%), 성동구(0.53%)가 높은 상승률을 보였다.

3기 신도시 지역의 땅값도 크게 올랐다. 전월보다 0.68% 오른 하남시의 경우 전국에서 가장 높은 상승률을 보인 곳이기도 하다. 3기 신도시 개발과 감일지구 택지개발사업, 지하철 3호선 연장 등의 호재가 이어지면서 땅값이 뛰었다.

마찬가지로 3기 신도시로 지정된 고양 덕양구(0.41%), 남양주(0.46%), 부천(0.41%) 등의 땅값도 많이 올랐다.

땅값 상승률은 집값 상승률보다 높은 상태다. 한국감정원 전국주택가격동향조사에 따르면 지난 10월 전국 주택 매매가격은 전월보다 0.12% 상승했다. 땅 값이 집 값의 세 배 가까이 오른 셈이다.

땅값이 오르다 보니 자연히 분양가도 오르고 있다. 주택도시보증공사(HUG)에 따르면 10월 말 기준 서울 아파트 ㎡당 평균 분양가격은 전월(9월) 말 분양가보다 0.07% 상승하며 809만1000원을 기록했다. 1년 전(2018년 10월)보다는 9.66% 뛴 것으로 평당(약 3.3㎡) 가격으로 환산하면 2676만원에 달한다.

전문가들은 땅값이 더 오를 가능성이 크다고 본다. 뾰족한 규제책이 없는데다 3기 신도시 등 택지지구 등에서 각종 토지보상금이 풀릴 예정이기 때문이다.

이창동 밸류맵 리서치팀장은 "토지는 한정된 재화이기 때문에 화폐가치가 떨어지고 유동성이 증가하면 가격이 오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특히 땅값이 오르는 것이 집값을 더 끌어올릴 가능성이 있다는 점에서 우려의 목소리가 크다. 고준석 동국대 겸임교수는 "주택의 원자재가 되는 땅값이 물가 상승률 이상으로 치솟고 있다"며 "주택 가격을 끌어올릴 우려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땅값 상승에 대해서는 정부가 마땅히 규제하고 있는 정책도 없고, 규제할 방법도 없는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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