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발주 ‘한파’, 3분기 63% 급감...韓조선 빅3 수주 목표 달성 ‘빨간불’

이선목 기자
입력 2019.11.08 15:48
국내 빅3 조선사의 3분기 실적에 그림자가 드리웠다. 되살아나는 듯 했던 글로벌 조선업계에 발주 한파가 몰아닥친 탓이다. 올해 3분기(7~9월) 글로벌 발주량은 전년 동기 대비 63.1% 급감했다. 글로벌 선사들은 오는 2020년 1월 1일 국제해사기구(IMO) 황산화물(SOx) 배출 규제 시행을 앞두고 몸을 사리고 있다. 조선사들은 실적 개선을 위해 막판 수주에 박차를 가하고 있지만, 올해 목표량 달성도 쉽지 않을 전망이다.

8일 삼성중공업(010140)은 연결 재무제표 기준 올해 3분기 영업손실이 3120억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지난해 동기(1272억원) 대비 적자폭이 커졌다. 같은 기간 매출액은 1조9646억원으로 49.5% 증가했다. 당기순손실은 5832억원으로 집계됐다.

다른 대형 조선사들도 사정은 비슷하다. 현대중공업, 현대삼호중공업, 현대미포조선(010620)을 자회사로 두고 있는 한국조선해양의 지난 3분기 매출액은 3조6427억원, 영업이익은 303억원으로 집계됐다.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12.1% 증가했지만 영업이익은 20.1% 줄었다. 아직 실적을 발표하지 않은 대우조선해양(042660)의 3분기 매출액 평균 전망치(컨센서스)는 1조9265억원, 영업이익 705억원으로 전년 동기 2조1973억원, 1770억원과 비교해 12.3%, 60.2% 급감할 것으로 추정됐다.

현대중공업과 대우조선해양의 조선소 도크. /조선일보DB
국내 조선사의 실적 부진은 글로벌 선박 시장이 둔화한 탓이 크다. 한국수출입은행 해외경제연구소가 6일 발표한 ‘해운조선업 2019년 3분기 동향 및 2020년도 전망’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3분기(7~9월) 글로벌 발주량은 333만CGT(표준화물선환산톤수)로, 지난해 동기 대비 63.1% 감소했다. 올해 누적 발주량도 지난해 대비 42.9% 줄어든 1539만CGT로 나타났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미·중 무역전쟁 장기화에 따른 글로벌 경기 침체로 선주들이 발주를 미루고 있다"고 말했다. 내년 1월 1일 IMO 2020 발효를 앞두고 관망 심리도 확산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전 세계 모든 해역에서 운항하는 선박들은 2020년 1월 1일부터 적용되는 규제에 따라 선박 연료유 황산화물 함유량을 현행 3.5%에서 0.5%로 낮춰야 한다. 규제 준수를 위해 △저유황유 사용 △황산화물 저감장치인 스크러버 설치 △LNG연료추진선 운용 등 대응책이 고려된다.

선종별 발주 현황을 보면 올 3분기까지 친환경 액화석유가스(LPG)선을 제외한 모든 선종의 발주가 줄었다. 주요 선종인 컨테이너선 발주는 전년 동기 대비 76.6% 급감했고, 벌크선이 46.0%, 유조선은 20.7%, 제품운반선은 8.0% 감소했다. 그나마 발주가 활발했던 LNG선 발주도 전년 동기 대비 28.7% 줄었다.

한국도 수주 한파의 영향을 비켜나지 못했다. 한국의 올해 3분기까지 누적 수주량은 전년 동기 대비 49.1% 감소한 527만CGT로 집계됐다. 지난해 국내 조선사 수주 회복을 이끌었던 LNG선 발주 감소 탓으로 풀이된다. 국내 조선사는 3분기까지 LNG선 28척을 수주했는데, 이는 전체 수주량 중 46%에 해당한다. 하지만 지난해 동기 대비로는 36.4% 감소한 수준이다.

이외 선종은 수주 고전을 면치 못했다. 한국 조선사의 올 3분기까지 컨테이너선 수주량은 전년 동기 대비 93.6% 급감했다. 유조선은 28.5%, 제품운반선도 28.0% 줄었다. LPG선만 수주량이 전년 동기대비 68.2% 증가했다.

국내 빅3 조선사는 올해 수주 목표량도 채우기 쉽지 않을 전망이다. 계열사 3곳의 올해 선박 수주 목표는 총 159억달러(18조4000억원)다. 그러나 지난 9월까지 수주 금액은 72억달러로 달성률은 45%에 그쳤다. 삼성중공업도 장밋빛 전망을 예단하긴 어렵다. 삼성중공업(010140)의 올해 목표 수주액은 78억달러로, 지난 9월까지 69% 수준인 54억달러를 수주했다. 업계 관계자는 "국내 조선 빅3 중 삼성중공업이 그나마 선방했지만, 잇단 수주 실패 소식이 전해지는 가운데 막판 뒤집기가 쉽지는 않을 것"이라고 했다. 대우조선해양(042660)은 지난 9월까지 51억달러 수주를 기록했다. 올해 수주 목표 83억7000만달러의 61% 수준이다.

국내 조선사들은 업계 우위를 점하고 있는 LNG선 수주에 주력한다는 방침이다. 그러나 빠른 실적 개선을 기대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업계에서는 내년 상반기까지 글로벌 선박 시장 부진이 계속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IMO 2020 규제를 앞두고 선주들의 관망세가 확산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양종서 한국수출입은행 해외경제연구소 선임연구원은 "IMO 규제에 따른 선주들의 관망세는 2020년 1월 발효 이후에도 약 반년 이상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며 "다만 하반기에는 상반기 동안 규제 효과를 확인하고 투자 결정에 나서는 선주들이 늘면서 발주 수요가 개선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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