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P "韓기업, 日 규제로 투자여력 줄어…신용도 하방압력 지속"

조은임 기자
입력 2019.07.11 13:57
박재홍 이사, 韓기업 리스크로 '거시경제·재무환경·규제위험' 지목

국제 신용평가사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는 일본의 반도체 소재 수출 규제로 국내 기업들의 투자 여력이 줄어들 것으로 평가하면서 신용도에 대한 하방압력이 지속될 것으로 내다봤다.

박준홍 S&P 한국기업신용평가팀장(이사)은 11일 서울 중구 은행회관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한국의 경제성장률이 낮아지면서 주요 제품의 수요가 약화되는 가운데 무역분쟁이 심화되면서 기업들의 신용도에 대한 하방압력이 지속되고 있다"고 말했다.

S&P는 지난해 말부터 국내 기업들의 등급을 낮추고 있다. 이마트(139480)SK텔레콤(017670), LG화학(051910)등의 등급전망을 부정적으로 변경했고, KCC(002380)와 현대차그룹의 신용등급은 각각 BBB-, BBB+로 하향시켰다.


부산 강서구 부산신항의 모습/연합뉴스 제공
박 이사는 "올해 들어 한국기업들에 대한 평가는 등급전망을 부정적으로 보거나 등급을 하향조정하는 등 대부분 부정적인 방향"이라며 "전반적으로 하방사이클로 들어가고 있다"고 평가했다.

그는 한국 기업들이 직면한 리스크 요인으로 험난한 영업환경, 공격적인 재무정책, 규제위험 등 세 가지를 지목했다. 영업환경에 대해서는 거시경제의 불확실성이 높아지면서 주요 제품의 수요 둔화가 이어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

박 이사는 "미·중 무역분쟁이 심화되면서 수출 감소세가 지속되고 있는데 이는 반도체, 휴대폰, 자동차, 정유화학 등 주요 산업의 실적압박과 직접적으로 연관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최근 부정적인 신용등급·전망에는 설비투자 증가와 주주환원 강화 등 공격적인 재무정책도 크게 영향을 미쳤다"며 "차입금 증가를 동반한 공격적인 인수합병도 기업들의 신용도를 압박하는 요인"이라고 했다.

규제위험에 대해서는 한국전력(015760)을 사례로 들었다. 그는 "원재료 가격은 상승하고 전력요금이 조정되지 않고 있다. 신재생 에너지 비중을 늘리는 정책도 수익성이 부담을 주고 있다"고 했다. 한전 외 도로, 가스, 통신 등의 산업도 공공 이익을 우선하는 정책에 따라 재무적 부담이 높아질 것으로 내다봤다.

또 이날 간담회에서는 일본의 수출규제가 국내 기업들에 미칠 영향에 대해서도 언급됐다. 숀 로치 S&P 아태지역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한일간 갈등은 불확실성을 증폭시켜 한국 기업들이 투자여력을 줄이게 만들어 성장에 하방압력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했다.

박 이사는 일본의 수출규제로 반도체, 디스플레이 패널 부분이 직접적인 타격을 입을 걸로 봤고, 이로 인해 수익성이 낮은 낸드플래시의 감산이 이어질 것으로 봤다. 그는 "낸드플래시 생산 감소로 실적에 영향을 줄 수 있지만 공급이 줄면서 가격이 반등해 완충하는 부분도 고려할 수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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