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부양이냐, 세수냐…'유류세 인하' 연장 딜레마

세종=김수현 기자
입력 2019.04.04 14:23
리터당 100원 안팎 유류세 인하, 내달 6일 종료
종료하자니 경기 안 좋고, 연장하자니 세수 우려

휘발유·경유·차량용 LPG부탄가스에 붙는 유류세를 한시적으로 15% 낮춰주는 조치가 다음달 6일 종료된다. 관련 시행령에 올해 5월 6일까지로 기한이 명시된 만큼 별다른 조치가 없으면 그대로 종료된다. 하지만 환원을 선뜻 선택하기가 쉽지 않다는 게 정부의 고민이다. 유류세에는 교통·에너지·환경세, 개별소비세, 교육세, 부가가치세 등이 포함된다.

유류세 인하 조치에 따라 휘발유 세금은 리터당 123원 낮아졌으며 경유는 87원, LPG는 30원 인하됐다. 경기가 좋지 않은 상황에서 유류세 인하 조치가 종료되면 휘발유와 경유 등의 세금이 리터당 100원 안팎으로 올라 가계에 부담이 될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4일 통계청이 최근 발표한 ‘2019년 2월 산업활동동향’에 따르면 생산과 소비, 투자 관련 주요 지표가 전월과 전년 대비 일제히 마이너스(-)로 돌아섰다. 지난해 12월에 이어 또다시 세 지표가 동반 하락한 것이다.

기업들의 투자 동향을 보여주는 설비투자의 경우 전년 대비 27% 가까이 하락해, 글로벌 금융위기 때인 2009년 1월 이후 10년 1개월만에 가장 큰 하락폭을 보였다. 자동차와 선박 등 주력산업의 생산 부진이 이어지면서 전(全)산업생산도 전년비 1.4% 감소했다. 특히 전년 대비 소매판매 지수도 15개월만에 오름세를 멈추고 2% 하락해, 그나마 견조했던 소비심리도 급격히 얼어붙고 있다.

서울 강남의 한 셀프 주유소에서 운전자들이 자동차에 기름을 넣고 있다. /오종찬 기자
이 와중에 OPEC과 산유국들의 감산 합의 여파와 글로벌 경기 둔화 우려 등으로 국제유가가 계속 오르고 있고, 국내 휘발유와 경유도 따라 오르는 추세라 유류세 환원 부담은 가중될 수밖에 없다. 한국석유공사 유가정보 서비스 ‘오피넷’에 따르면 3월 넷째주 국내 주유소 휘발유의 리터당 판매가격은 전주 대비 12.7원 상승한 1,388.2원이었고, 경유는 11.9원 오른 1,287.1원으로 나타났다. 6주 연속 상승세다.

그렇다고 인하 기한을 연장하기엔 올해 세수를 우려하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다. 기재부에 따르면 2017년 기준 유류세로 걷힌 세수는 28조8000억원으로, 주요 세목 중 하나다. 작년 초과세수를 견인했던 부동산 경기가 침체를 거듭하고 있고 반도체 등 주력산업도 부진해 세수 전망은 갈수록 어두워지고 있는 상황이다. 이번 6개월 간 유류세 한시적 인하 조치로 이미 2조원의 세수 결손이 발생할 것으로 추산된다.

당장 올해 1월만 보더라도 국세수입이 37조1000억원으로, 1년 전보다 5000억원 증가하는 데 그쳤다. 작년 1월에는 전년 동월 대비 2조7000억원이 늘었다. 목표액 대비 실제 징수액의 비율인 국세수입 진도율도 12.6%로 전년 대비 1.1%포인트 낮아졌다. 여기에 추가경정예산 편성이 이뤄질 정도로 미세먼지 문제가 심각하다는 문제도 있다.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지난달 21일 국회 대정부질의에서 유류세를 상시 인하할지 묻는 질의에 "여러 측면을 검토할 필요가 있으며, 세수와 미세먼지, 과세형평성을 한꺼번에 검토해야 한다"면서 부정적인 입장을 내비친 상황이다. 기재부 관계자는 "경기와 세수 등 유류세와 관련된 여러 요인을 검토하는 중"이라면서 "1~2주 안에 결론이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

3일의 약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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