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重·대우조선 합병, 유럽에서 태클거나

김지섭 기자
입력 2019.03.21 03:09

합병엔 경쟁국 심사 필요한데 독일 연방 카르텔 청장 등 "M&A가 해결책 아니다"

유럽 경쟁 당국의 고위 관계자들이 현대중공업과 대우조선해양의 기업 결합 심사와 관련해 "소비자에게 이익이 되는지 여부를 최우선으로 고려하겠다"고 밝혔다. 두 회사의 M&A(인수·합병)가 소비자에게 혜택을 주는 경쟁을 제한한다면 합병을 불허할 수 있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안드레아스 문트 독일 연방카르텔청장(우리나라의 공정거래위원장에 해당)은 지난 15일(이하 현지 시각) 독일 베를린에서 한국 기자들과 만나 "M&A가 도산을 막을 수 있는지 검토하겠지만 그보다 더 엄격한 기준을 정하고 있다"며 "우선적인 기준은 경쟁 제한성 여부"라고 말했다. 문트 청장은 또 "시장경제 관점에서 보면 M&A가 기업의 위기 상황을 극복하는 진정한 해결책은 아니다"라며 "M&A를 통해 (기업이) 침체 상황에서 회생을 꾀하는 것은 맞지 않는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 경쟁총국도 문트 청장과 비슷한 입장을 밝혔다. EU 경쟁총국 고위 관계자는 지난 11일 벨기에 브뤼셀에서 한국 기자들과 만나 "우리가 중점적으로 보는 것은 M&A가 소비자에게 어떤 영향을 주는가"라며 "M&A를 승인했을 때와 불허했을 때 상황을 가정해 판단한다"고 말했다.

그는 "M&A가 성사되지 않으면 파산하는 경우도 심사 기준에 포함된다"며 "이 경우 파산에 따른 가격 변동 등으로 소비자가 입는 피해를 집중적으로 본다"고 했다.

대우조선해양의 최대 주주인 산업은행은 지난 8일 현대중공업과 대우조선해양 매각을 위한 본계약을 맺었다. 하지만 계약이 확정되려면 한국 공정위뿐 아니라 합병에 영향을 받는 나라들의 경쟁 당국 심사도 통과해야 한다.


조선일보 B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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