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상공인 총궐기] "정부의 급격한 최저임금 인상에 생존 위협 받아"

박용선 기자
입력 2018.08.29 17:44
"지난해에는 직원 4명을 뒀는데, 올해 최저임금이 너무 많이 올라 일하는 사람을 줄였다. 지금은 우리 부부와 아르바이트생 두 명이 일한다. 아르바이트생들은 저녁에 4시간, 6시간씩 일한다. 시간당 만원씩 한달에 150만원, 200만원을 주면 남는 게 없다. 우리 부부는 아침 10시에 나와 밤 12시 30분에 퇴근한다. 일이 힘들어 직원을 두고 싶지만 내년에 또 최저임금이 많이 오르니 그럴 수가 없다."(충북 청주에서 고깃집을 운영하는 김동훈씨)

"현재 미용실을 운영하며 2명의 직원을 고용하고 있다. 미용실 직원의 경우 A, B, C 등급으로 능력 구분이 가능한데 C급은 스텝으로 미용 자격증이 없고 자격증을 취득하려고 준비하는 젊은 사람이 많다. 기술을 배우려는 사람인데도 최저임금이 가파르게 올라 많은 돈을 줘야 하는 상황이다. 노동의 질과 능력을 보고 임금 수준을 정해야 하는데 지금은 그게 안된다. 이렇게 되면 스텝 입장에서도 기술을 배울 수 있는 기회를 잃게 된다."(강원도 강릉에서 미용실을 운영하는 전근옥씨)

"과거에는 정규 직원을 뒀는데 지금은 비용을 줄이기 위해서 아르바이트생 한 명을 두고 있다. 아르바이트생이 오전 10시부터 오후 4시까지 일하는데 오늘은 집회 참석을 위해 6시까지 일해 달라고 부탁하고 나왔다. 천안 아산 지역은 다른 곳에 비해 경기 상황이 좋은 편이라고 하지만 빈 상가를 쉽게 볼 수 있다. 사실은 나도 사업을 접고 싶다. 하지만 7000만~8000만원쯤 되는 대출 때문에 사업을 못 접고 있다. 임금 인상을 반대하는 게 아니라 상황을 보면서 천천히 올렸으면 한다."(충남 아산에서 여행사를 운영하는 김언섭씨)

29일 광화문 광장에서 열린 ‘소상공인 생존권 운동연대 총 궐기대회’에 참가한 소상공인들. 이들은 정부의 최저임금 인상에 대해 반발하는 목소리를 냈다. /소상공인생존권운동연대 제공
29일 서울 광화문 광장에서 열린 ‘소상공인 생존권 운동연대 총 궐기대회’에 참가한 소상공인들은 한결 같이 "최저임금 인상으로 생존을 위협받고 있다"며 불만을 토로했다.

비가 내리는 가운데 진행된 이날 집회에는 외식·미용·편의점 등 60개 업종 150여개 단체에 소속된 3만여명(경찰 추산 2만명)의 소상공인들이 전국 각지에서 참가했다.

이들은 "불경기로 어려움을 겪는 상황에서 원자재 가격이 올라 경영이 어려운데 올해에 이어 내년에도 최저임금이 인상돼 8350원이 되면 사업을 유지하기 힘들다"고 하소연했다.

정부가 최저임금 인상을 저임금 근로자를 위한 정책이라고 하지만 영세 자영업자를 궤멸시키고, 결국은 영세 근로자조차도 실직자로 내몰고 있다는 주장이다.

고통의 분담을 소상공인과 자영업자만 지는 것은 모순이라는 지적도 나왔다.

제갈창균 한국외식업중앙회 회장은 "자영업의 종말은 곧 국가의 파산을 의미한다"며 "최저임금 결정에 자영업자 의견을 반영하고, 이들의 빈곤 문제를 국가적으로 해결하는 한편 재벌개혁 없이 자영업자에만 고통을 전가하는 것을 중단하라"고 주장했다.

최승재 소상공인 생존권 운동연대 공동대표(소상공인연합회 회장)는 "우리가 하루 장사를 포기하고 여기에 모인 이유는 2년 새 29% 오른 최저임금이 소상공인의 생존을 위협하기 때문"이라며 "소상공인의 쌈짓돈을 저소득 근로자의 주머니에 옮기는 정책으로 비쳐지는 최저임금 인상 문제를 공정하게 해결하는 것이 문제 해결의 시작"이라고 강조했다.

최 공동대표는 소상공인 생존권 보장, 존중받는 공정 경제 환경 조성, 경제 정책 대전환 등의 3대 원칙을 주장했다. 또 5대 요구사항으로 ▲2019년도 최저임금위원회 사용자 위원 50% 소상공인 대표로 보장 ▲주휴수당과 관련한 고용노동부 최저임금법 시행령 개정안 전면 재검토 ▲5인 미만 사업장 규모별 소상공인 업종 최저임금 차등화 적용 방안 실행계획 제시 ▲대통령이 나서 소상공인이 존중받는 경제 정책 대전환 추진 ▲대통령 직속 소상공인·자영업 경쟁력 강화 특별위원회 설치 등을 제시했다.

소상공인 생존권 운동연대는 요구 사항이 받아들여지지 않을 경우 제2, 제3의 총궐기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3일의 약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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