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통은 文" vs "黃 밟아주자"… '패스트트랙' 보수·진보 장외戰

이정민 기자 이상빈 기자 권유정 기자
입력 2019.12.14 18:14 수정 2019.12.14 19:03
보수·진보 갈등 중심축, ‘조국’에서 ‘패스트트랙’으로 이동
한국당, 두 달 만의 장외 집회…"몸통은 文통" 구호 외쳐
전광훈 "법안 통과는 자유 빼앗으려는 것, 목숨 걸고 막자"
촛불 집회 "4+1 협의체 흔들리지 말라" "황교안 밟아주자"

국회 신속처리안건(패스트트랙) 법안 처리를 두고 보수와 진보가 14일 서울 도심에서 대규모 장외 집회로 맞붙었다. 공직선거법 개정안, 고위공직자수사처(공수처) 설치법 등 패스트트랙 법안들은 전날 국회 본회의에 상정되지 못했다. 원내에서 해소되지 못한 불씨가 장외로 옮겨붙으며, 그동안 조국 전 법무장관을 놓고 펼쳐진 진영 갈등의 중심축도 이동하는 모양새다.

자유한국당은 이날 오후 1시부터 서울 광화문 세종문화회관 일대에서 대규모 장외 집회를 개최했다. 지난 10월 19일 조국 전 법무부 장관으로 촉발된 ‘조국 사태’ 관련 장외 집회를 연 이후 약 두달여만이다. 이에 앞서 범국민투쟁본부(범투본)는 이날 오후 12시쯤 서울 광화문 교보빌딩 앞에서 '대한민국 바로세우기 국민대회'를 가졌다. 이들은 패스트트랙 법안 통과 저지를 호소했다.

반면, 같은 날 오후 5시 여의도 일대에서는 '검찰개혁 사법적폐청산 범국민시민연대'(시민연대)가 '제 15차 여의도 촛불 문화제'를 열고 보수 진영에 맞불을 놨다. 이들은 검찰 개혁과 공수처 설치, 패스트트랙 수사 등을 주장했다.

◇ 한국당, 조국 사태 이후 2달 만에 장외 집회…전광훈 목사 "목숨 걸고 자유 지키겠다"

14일 오후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문 정권 국정농단 3대 게이트 규탄대회'에서 참가자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 /연합뉴스
광화문 광장은 그야말로 태극기 물결로 가득 찼다. 조국 사태 이후 2달 만에 열린 장외 집회로, 자유한국당은 물론 범투본, 태극기혁명국민운동본부 등 보수 성향 단체 4곳이 정오부터 릴레이 집회를 진행했다.

한국당은 이번 집회를 '문재인 정권 국정농단 3대 게이트 규탄대회'로 규정했다. 문재인 정부 인사들이 연관된 청와대의 '하명수사' 의혹과 '감찰 무마' 의혹, 우리들병원 특혜대출 의혹을 겨냥한 것이다. 이날 집회에는 한국당 추산 20여만명이 참석했다.

하명수사 의혹의 핵심 인물인 김기현 전 울산시장을 시작으로 심재철 한국당 원내대표와 황교안 한국당 대표 등이 차례로 단상에 올라 3대 게이트 규명과 패스트트랙 법안 통과 저지를 도와달라고 호소했다. 집회 참가자들은 "몸통은 문통(문재인 대통령)이다"라는 구호를 외치기도 했다.

서울 중랑구에 거주 중인 김숙희(60)씨는 "한국당원은 아니고 한국이 점점 먹고 살기 어려운 나라가 되고 있는 것 같아서 나왔다"면서 "체감하는 경기 수준은 IMF 시절 느낌이 들 정도로 완전히 다른 세상이 됐다"고 말했다. 이어 "상황이 이런데도 정부는 (현 상황이) 잘못됐다고 인정하지 않고 맞다고만 주장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한국당 집회에 앞서 범투본도 이날 오후 광화문 일대에서 집회를 열고 보수 진영의 단결을 촉구했다. 범투본 관계자는 이날 집회에서 "4+1 협의체(민주당, 바른미래당 당권파, 정의당, 민주평화당+대안신당)의 날치기 법안 통과와 전광훈 목사 소환 등으로 (문재인 정권이) 대한민국을 끝장내려 한다"면서 "공수처와 연동형 비례대표제 등을 반대한다"고 말했다.

지난 12일 경찰 조사를 받았던 전 목사는 이날 집회에 참여해 "(문 대통령이) 대한민국에 주어진 최고의 선물인 자유를 빼앗으려고 하고 있다"면서 "우리의 자유를 빼앗아 북한으로 가려고 하는 것을 절대 용서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이어 "구속되는 것은 두렵지 않다"며 "패스트트랙 법안 통과로 우리의 자유를 빼앗아가려는 것을 목숨 걸고 막아내겠다"고 했다.

보수성향 단체 자유연대는 오후 4시 30분쯤 광화문 인근에서 집회를 개최했다. 또 다른 보수성향 단체 ‘일파만파’도 오후 12시쯤 서울 광화문 인근 동화면세점 앞에서 집회를 열고 광화문 사거리를 지나 청와대 농성장까지 행진했다.

◇ 시민연대 "공수처 설치·패스트트랙 수사 요구…4+1 협의체 실망"

14일 검찰개혁 사법적폐청산 범국민시민연대(시민연대)는 서울 영등포구 국회 정문 앞에서 공수처 설치 및 패스트트랙 수사 등을 요구하며 '제15차 여의도 촛불 문화제'를 개최했다. /권유정 기자
이에 맞서 검찰개혁 사법적폐청산 범국민시민연대(시민연대)는 이날 오후 5시부터 서울 영등포구 국회 정문 앞에서 검찰 개혁과 공수처 설치, 패스트트랙 수사를 촉구하는 '제15차 여의도 촛불 문화제'를 개최했다. 주최 측은 10만명이 참석했다고 발표했다.

참가자들은 국회의사당 앞 전 차로에 자리를 잡았다. 이들은 촛불과 함께 ‘검찰개혁 국민총궐기’ ‘설치하라 공수처’ 등이 쓰인 손피켓을 들었다. 집회에서는 "공수처를 설치하라" "패스트트랙 수사하라" "국회는 응답하라" 등의 구호를 외쳤다. 이날 집회 사회를 맡은 소리꾼 백금렬씨는 "황교안을 밟아주자"는 구호를 외치기도 했다.

단상에 오른 한 시민은 "오늘이 마지막 집회라고 광고했는데 그렇게 못될거 같아 불안하다"면서 "흔들리는 4+1 협의체에 화가났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공수처가 설치되고 검찰개혁이 이뤄지면 좋겠는데 4+1 협의체는 흔들리지 말고 공수처까지 통과시켜 달라"고 덧붙였다.

3일의 약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