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전시]사진 한장이 주는 시대의 메세지

성곡미술관
입력 2019.03.14 15:31
미드웨이 시리즈 중에서, 2009~ © Chris Jordan / 어린 ‘알바트로스’의 배에서 마치 화석처럼 드러난 플라스틱 조각들. 언뜻 설치작품으로 보이지만 실제 사진이다. 작가는 미드웨이 섬에 8년여간 머물며 알바트로스의 출생에서부터 죽음까지를 목도하게 된다. 플라스틱을 먹을 수밖에 없는 이 아름다운 생명이 전하는 공포와 슬픔의 메시지는 참혹하기만 하다.

크리스 조던의 국내 최초 개인전이 열리고 있다. 성곡미술관에서 개최되는 <크리스 조던: 아름다움 너머> 전시는 오는 5월 5일까지 진행된다.


 


전시는 사진뿐 아니라 영화, 비디오 아트 등 다양한 장르를 넘나들며 현대 세계의 주요 담론과 이슈의 현장을 보여준다. 얼핏 보기엔 어디서나 볼 수 있는 전구나, 새, 핸드폰 등 익숙함을 가진 피사체를 이용해서 그 안에 분명한 메시지가 들어 있다.


 


미드웨이 시리즈 중 : 어린 '알바트로스'(새)의 시체에서 플라스틱 조각들이 나온다. 연출된 작품이 아닌 실제 사진. 한 장의 사진을 통해 현시대의 환경오염, 생명 죽음이 전하는 슬픔의 메시지를 명백하게 알 수 있다.


 
전시일정: 2019년 2월 22일(금) ~ 5월 5일(일)
전시장소: 성곡미술관 전관
전시문의: 성곡미술관_ 02-737-8643


 

파야, 몰디브, 2017 © Chris Jordan / 이 사진의 주인공인 ‘파야’는 몰디브의 작은 섬에서 나고 자란 서퍼(surfer)이자 다이버(diver)이고, 여행 가이드이면서 아버지이고 남편이다. 지구 온난화로 인한 해수면 상승으로 누대로부터 이어온 ‘파야’의 삶의 터전이 사라질 위기에 처했다. 파야는 ‘이곳이 우리의 집이고 놀이터이자 낙원이기에 다른 곳으로 가고 싶지 않다’고 말한다.
비너스(Venus), 2011 © Chris Jordan / 보티첼리의 대표작, <비너스의 탄생>이 10초 마다 전 세계에서 소비되는 비닐 봉지 240,000개로 부활하였다. 크리스 조던의 대표작인 두 번째 시리즈는 대중문화의 뚜렷한 아이콘이 모티브가 되는데, 이 작품에서는 ‘아름다움과 사랑’을 상징하는 비너스가 우리시대의 대표적인 소비재인 비닐 속에서 탄생한다.
플라스틱 컵들, 2008 © Chris Jordan / 굉장히 복잡한 회로처럼 보이는 이 사진은 플라스틱 컵들이 켜켜이 쌓여 이뤄졌다. 미국의 항공기 운항에 6시간마다 사용하는 플라스틱 컵 1백만개로 만든 이미지다.
백열전구들, 2008 © Chris Jordan / 아름답고 신비로운 우주처럼 보이는 이 사진은 비효율적인 전기 사용으로 매 분마다 미국에서 낭비되는 전기의 킬로와트 수와 동일한 320,000개의 백열전구로 만든 이미지다.
슈퍼마켓 종이가방들, 2007 © Chris Jordan / 부드러운 아침 안개가 감싼 대나무 숲이 고요하기만 하다. 하지만 대나무의 마디마디는 매시간 미국에서 사용되는 갈색 종이 슈퍼마켓 백 114만개로 이뤄졌다.
슈마바 숲(Sumava), 2018, © Chris Jordan / 체코와 독일 국경 지대에 있는 ‘슈마바’국립공원의 숲에 눈 내린 풍경.
핸드폰, 2005 © Chris Jordan / 크리스 조던은 2003년부터 2년간 <견딜 수 없는 아름다움(Intolerable Beauty)>시리즈를 진행한다. 이번 전시의 영문타이틀이기도 한 ‘Intolerable Beauty’는 편리하고 쾌적한 현대의 문명 너머에 펼쳐지는 대량 소비의 폐단을 비유한다. 작가는 ‘아름다운’ 것과 ‘견딜 수 없는’ 것을 양립하여 추상을 만들었다.
알바트로스의 꿈, 2012 © Chris Jordan / 크리스 조던이 미드웨이 섬에서 8년 여에 걸쳐 완성한 영화 <알바트로스>는 탄생에서부터 죽음에 이르는 여정을 담은 영화이다. 가장 높이, 멀리, 오래 나는 새로 알려진 알바트로스는 바다환경의 오염으로 인간이 버린 쓰레기를 먹이로 착각하고 쓰레기를 배에 가득 채운 체 처참한 죽음을 맞이한다. 크리스 조던은 아름다운 미드웨이 섬에서 알바트로스의 죽음을 목도하고, 새를 위한 애도의 작업을 시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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